각종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에너지 효율성’이다. 요소 전주기에서 에너지 효율을 ‘다잡는다는 것’은 자원 최적화, 비용 절감, 설비 운용 효율화 등과 같은 원초적 이점을 제공한다. 여기에 최근 각광받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 세계 각 정부·기업·조직 등이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산업에서 극대화된 에너지 효율을 갖추기 위해서는 각 현장에 특화된 전략과 역량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렇게 파편화된 요소를 충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각종 설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熱)을 관리하는 냉난방공조시스템(Heating, Ventilation, Air 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 HVAC&R)이 고도화 단계에 접어들며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확립 ‘관건’ HVAC&R, 주목할 요소는?
HVAC&R은 수많은 산업현장에 배치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고, 이를 활용해 에너지 최적화에 도달하는 방식을 차용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특히 공기 순환을 통해 냉각하는 ‘공랭(Air Cooling)’, 특수 호스·튜브로 냉각수를 이동시켜 튜브를 통해 설비의 열을 저감하는 ‘수랭(Water Cooling)’, 서버·설비 등을 특수 비전도성 유체에 담궈 직접적으로 열을 흡수·배출하는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 등 다양한 냉각 기술이 쓰이고 있다.
이 중 공랭 방식은 전통적인 냉각 시스템으로, 펜(Fan)을 기반으로 설비 내외부 공기를 순환시키는 형태다. 이 시스템은 수랭과 액침냉각 대비 직관적인 도입 및 활용, 낮은 설치 비용, 높은 안정성 등이 특징이다. 소음 발생, 한정된 냉각 효율 등 타 방식과 비교되는 단점은 차세대 기술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
공랭식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PC)부터 데이터센터(Data Center)까지 다양한 장치·설비에서 활약하는 중이다.
지금은 공조 기술 경쟁 포화상태...“공랭, 수랭·액침냉각의 사각지대 메운다”
공랭은 초소형 장치부터 대규모 설비까지 적용 가능해 높은 범용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HVAC&R 트렌드 속에서 공랭 만의 특화된 강점을 보유한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을 통해 차세대 공조 기술이 속속 등장하는 와중에도 오랜 기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하드웨어 기술 고도화, 인공지능(AI)·빅데이터·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술 융합 등과 맞물려 새로운 형태로의 진화를 예고하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올해 글로벌 공랭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8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수준에서, 약 30억 달러(약 4조3000억 원)으로 지속 성장 궤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산업용 팬 솔루션 업체 이비엠팝스트는 공랭 분야에서 전 세계 점유율을 지속 끌어올리는 중이다. 곽수철 이비엠팝스트코리아 수석는 “ICT 요소를 적용한 차세대 팬을 통해 공랭에 특화된 공조 솔루션을 다양한 산업에 제공하고 있다”며 “이 같은 기술적 혁신과 기존 강점을 접목한 공랭 방식은 수랭·액침냉각 등 후발 냉각 기술이 닿지 못하는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전기전자’ 주목하는 이비엠팝스트, 차세대 콤팩트 팬 시리즈 ‘개봉박두’
지난달 버나드 튀르머(Bernhard Thürmer) 이비엠팝스트 기술영업 책임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이는 국내 고객·파트너와의 연계 강화 일환이면서, 최근 출시된 콤팩트 팬 ‘액시포스 40(AxiForce 40)’이 도입될 각 현장을 방문하기 위함이다.
튀르머 책임은 “현재 전 세계 40개 이상의 엽업소를 대상으로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제품을 다양한 산업에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국은 전기전자·ICT 분야 강국으로, 우리가 주목하는 주요 시장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고객사는 높은 품질과 최첨단 기술이 이식된 팬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전략에 부합한 영역”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여러 전기전자·ICT 고객사를 방문해 액시포스 40을 필두로 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액시포스 40은 소형·경량화 팬 라인업이다. 기존 라인업 대비 냉각 효율성을 높이고, 소음 최적화 요소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압 제어 방식인 ‘펄스 폭 변조(Pulse Width Modulation, PWM)’를 기반으로 한 지능적 팬 제어 기술을 탑재해 자율화된 냉각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방수·방진 등급 ‘IP68’과 EN 60079-7, Group IIC, T3 등 유럽방폭인증(ATEX) 등 각종 안정성 사양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ICT, 충전 인프라, 에너지, 네트워크 장비 등과 관련한 산업현장에서 특화된 기능·성능을 발휘할 예정이다.
실제로 이비엠팝스트는 아시아·태평양(APAC 이하 아태) 지역에서 우리나라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을 기반으로, 국내 지사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다양한 규모의 고객사를 보유했다. 이비엠팝스트 측은 미국·유럽·아태에 집중하는 자사 로드맵에 한국 시장을 중심 중 하나로 설계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액시포스 40을 국내 시장에 배치하는 것은 해당 계획을 현실화하는 시발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비엠팝스트는 액시포스 40을 시작으로, 지능형 팬 플랫폼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차세대 제품을 지속 론칭해, 고객이 지속가능성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또 하나의 방향성으로 설정했다.
버나드 튀르머는 “오는 2026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수치화한 글로벌 표준인 ‘스코프 1·2(Scope 1·2)’ 기준을 충족하고, 이를 확대해 공급망 전체를 관장하는 스코프 3(Scope 3)까지 달성할 계획”이라며 “최첨단 고품질 팬을 개발·생산하는 업체를 넘어 지속가능성 요소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또 다른 로드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고객·파트너와 더불어 거시적 관점에서 다양한 산업과 지속 소통해 범지구적인 목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