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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기상이변’도 이제 AI로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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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인 AI 기반 혁신에 대해서는 이견도 존재해

 

한겨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인 11월 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 서울 및 경기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에 유례없는 폭설이 내렸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온현상으로 겨울이 맞는지 의문을 품게 하던 날씨가 하루 만에 눈 폭탄을 쏟아내며, 시민들에게 교통 혼잡 등 큰 불편을 초래했다.

 

한 시간 동안 10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거나 하루 만에 도로가 폭설로 뒤덮이는 현상이 이제는 더 이상 놀랍지 않을 정도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23년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와 멕시코, 중국 북서부, 남유럽 등에서 기온이 50도까지 치솟는 폭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산불 등 추가적인 자연재해가 발생했고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같은 해 6월부터 9월까지는 캐나다에서 가뭄 등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연간 화석 연료 배출량을 초과하는 탄소가 배출되기도 했다.

 

그럼 우리는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날씨를 어떻게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을까? 일반적인 수준의 기상예보는 전통의 경계로 넘어갔고, 정확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만큼 과거의 기법으로는 변화무쌍한 지금의 날씨를 예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AI’가 주목받고 있다. 기상예보도 이제 ‘AI’를 기반으로 그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관련 업계 플레이어들이 증명하고 있다.


글로벌 기상 예측, AI로 한 단계 진일보하는 데 성공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수의 기업이 기상예보 분야에 AI를 접목하는 데 성공, 기상예보 시스템 자체를 한 단계 진일보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예가 NVIDIA와 IBM, 구글이다.

 

NVIDIA의 Earth-2 플랫폼은 AI와 수치 모델을 결합해 고해상도의 기후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첨단 플랫폼이다. 이 솔루션은 첨단 AI 기술과 NVIDIA Omniverse™를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기상 데이터를 고충실도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정확히 분석하고 극단적 기상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 NVIDIA Earth-2는 기후 변화 연구를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IBM의 Environmental Intelligence Suite는 기업이 기후 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기상 데이터와 환경 위험 분석 기능을 제공하며 대기 오염, 홍수, 산불 등 재난 발생 시 사전 경고 시스템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 시설 운영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Google의 NeuralGCM 모델은 딥러닝과 기존 기상 예보 모델을 결합해 기후 예측의 정확도와 속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킨 솔루션이다. 특히 이 모델은 열대성 저기압과 같은 극단적 기상현상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며 복잡한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의 날씨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한다. NeuralGCM은 기상 예측의 신뢰성을 높이고 재난 대비 역량을 강화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보다 나은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국내에서도 AI 기반 기상예보 솔루션 개발 활발

 

글로벌 시장만큼의 속도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AI를 통한 기상예측 솔루션 개발에 대한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기업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에스아이에이(SIA)는 위성과 항공 영상을 활용한 기상기후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태풍, 홍수 등 극단적 기상현상을 예측할 수 있다. 에스아이에이는 이 솔루션을 통해 지난 2023년 유네스코 전기통신연합(ITU) 주최 챌린지에서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특히, 이 기술은 재난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인정받고 있다. 에스아이에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국내외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첨단 관측자료와 AI 기술을 결합해 기상예보의 정밀도를 높이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초단기 강수 예측과 수치예보모델의 연산 속도 개선은 물론,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기법을 적용해 기상예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극한 기상현상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연구는 앞으로 기후변화의 복잡한 양상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AI 기반 홍수예보 시스템을 도입하여 기존 3시간 전 경고를 6시간 전으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강수량, 하천 수위 데이터를 분석하고 홍수 가능성을 조기에 경고한다. 이를 통해 홍수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재난 대비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대응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환경부는 이를 시작으로 AI 기술을 다른 재난 예보 분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AI 중심 기상예측, 분명 잠재력은 확실하다. 하지만…

 

앞서 국내외 개발사례를 확인했듯이 AI 기상예측 시장은 이미 큰 주목을 받으며 활발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전문기관의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기상예보서비스 시장은 지난 2021년 약 30억 8,528만 달러에서 오는 2028년 약 58억 3,504만 달러로 연평균 9.7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반 기상예측 솔루션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이미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또 장기적으로 결국 AI가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대부분 비슷한 의견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AI가 기상예측 시스템에 뚜렷한 변화를 만들거나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이견도 존재한다.

 

오클라호마대학교의 아론 힐 기상학 조교수는 "지난 100년 동안 축적된 대기 작동에 대한 지식을 버릴 필요는 없다"며 인간이 지난 오랜 세월동안 쌓아온 지식이 현재에서는 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AI 기술이 기상예보 시스템에 더 안전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AI로 확 바꾸는 것보다는 인간의 지식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미국 마이애미 국립 허리케인 센터의 윌리스 호그셋 운영 책임자 역시 비슷한 결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는 AI 기반 기상예측 시스템이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말과 함께 "기상청 등 기관이 AI를 사용하려면 알고리즘의 정확성이 더 향상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 당장 AI로 기상예측 시스템을 물갈이하기에는 AI 알고리즘의 정확도 등에 대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구글 딥마인드의 레미 람 박사는 AI가 기상이변 등을 예측하는 데 뛰어난 정확도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대기 상태에 대한 재분석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학습해 중기(10일간) 예보를 수행하는 AI 모델 '그래프캐스트(GraphCast)'를 개발한 바 있는 그는 "AI가 일기예보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로라(Aurora) 프로젝트를 이끄는 파리스 퍼디카리스 수석연구원은 AI 도구가 패턴 인식에 매우 능숙하며 이를 통해 날씨 예측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모델이 기상 예측 워크플로우에 통합되는 것은 향후 2~5년 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업계 전문가들은 AI 기반 기상예측 솔루션이 기후 변화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아직까지는 한계점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AI 모델이 기존 수치예보모델보다 높은 정확도와 일관성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예보의 효율성과 신뢰성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AI와 인간 전문가의 협업, 알고리즘의 정확성 개선, 기상 데이터 분석의 통합적 접근 등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AI 기술이 기상예측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상예측 시스템에서 완전한 신뢰를 얻으려면 기술적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기존 기상예측 지식과의 조화를 이루는 노력이 필요하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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