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제품이 재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사례로 남아
애플은 자사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내놓는 신제품들이 아이폰을 비롯한 기존 제품들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내놓은 연례보고서에서 "애플의 새 제품과 서비스 및 기술은 기존 제품을 대체하거나 대신할 수 있으며 매출과 순이익률을 낮출 수 있다"면서 "이는 회사의 사업, 운영 결과 및 재무 상태에 실질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인공지능(AI)이나 가상 현실 헤드셋과 같이 검증되지 않은 새 시장에 진출하면서 미래 신제품이 아이폰만큼 기업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애플은 연례보고서를 낼 때마다 경쟁환경이나 환율, 공급망 문제 및 기타 요인이 기업 수익에 '변동성과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신제품이 고비용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미래 신제품이 재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애플은 또 이번 보고서에 '지정학적 긴장'의 잠재적 영향과 새로운 AI 기능으로 인한 안전 위험에 대한 새로운 경고도 추가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없던 문구를 넣은 것이다.
이 보고서는 애플이 구글이나 메타 플랫폼 등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새로운 비전 프로 '공간 컴퓨팅' 헤드셋을 출시한 시점에 나왔다. 애플은 현재 앱스토어와 고수익 서비스 사업의 다른 부분에 대한 규제 압력에도 직면해 있다.
구글이 지난 8월 온라인 검색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당국에 패소한 점도 애플에는 부담이다. 구글로부터 받는 수십억 달러의 라이선스 수입이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이 이른바 '빅테크 갑질' 방지를 위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으로 애플에 곧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애플이 과징금을 받으면 EU가 디지털시장법을 적용해 제재한 첫 사례가 된다. 애플의 총이익률은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 33%에서 확대돼 지난 10년간 38% 이상을 유지했다. 최근 몇 년간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가 아이폰이 인기를 끌어 2021년 이후 총이익률은 40% 이상으로 높아졌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