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콕스웨이브와 '클로드(Claude)'의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이 공동 주최한 '코리아 빌더 서밋(Korea Builder Summit)'이 지난 19일 시그니엘 서울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한국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콕스웨이브가 주도적으로 기획한 이번 서밋은 국내 주요 기업 대표, CTO, AI 개발자, 기술 리더 등을 포함한 약 200여 명이 참석했다. 콕스웨이브는 글로벌 AI 기업과 국내 기업 간 가교 역할을 하며, 클로드의 정교한 기능과 앤트로픽의 최첨단 연구 성과를 한국에 소개하는 장을 마련했다.
앤트로픽도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이자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인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와 케이트 얼 젠슨(Kate Earle Jensen) 매출 총괄 책임자(Head of Revenue)를 비롯한 핵심 구성원들이 대거 참석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콕스웨이브 김주원 대표는 인사말에서 “앤트로픽과의 공동 주최로 한국 AI 산업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콕스웨이브는 앞으로도 기업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케이트 얼 젠슨 매출 총괄 책임자는 축사를 통해 “우리는 프런티어 월드 클래스 모델을 만들되, AI의 안전성도 놓치지 않겠다는 공동의 비전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처음 개최하는 공식 행사에 많은 사람이 와줘서 감사하다”며 “곧 유의미한 파트너십과 성과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스로픽은 현재 클로드 시리즈로 대표되는 언어 모델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클로드 오퍼스, 소넷, 하이쿠에 이어 최근에는 ‘클로드 3.7 소넷’을 출시하며 기능성과 안정성 모두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소넷 3.7은 코드 생성과 에이전트 구축 등 개발자 친화적인 기능을 크게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케이트 얼 젠슨 매출 총괄 책임자는 앤스로픽이 단순히 모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툴셋과 인프라 역시 함께 개발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공개한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다양한 컨텍스트 데이터를 모델에 직접 연결해 주는 기술로, 오픈소스로도 제공 중이다. 이는 대형 언어 모델의 성능이 주어진 컨텍스트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한 설계다.
그는 향후 AI 기술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질문과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도 전했다. 예를 들어 AI를 내부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것인지, 외부 고객 서비스를 위한 것인지, 수익 창출이 목적인지, 비용 절감이 핵심인지 등을 짚으며, 현실적인 도입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꼽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크 크리거 CPO는 서밋에서 클로드 3.7 소넷이 확장된 사고 기능(Extended Thinking)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추론 모델이며, 뛰어난 코딩 능력과 인간과의 협업에 특화된 강점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기술 향방에 대해 “우리는 단지 고도화한 지능을 가진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실질적으로 쓸 수 있는 툴과 경험을 함께 설계하는 데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크리거 CPO는 개발자를 위한 주요 기능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는 스레드 API와 태스크 API 등으로, 지속적인 대화 맥락과 백그라운드 실행 환경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업은 챗봇이나 고객 응대 서비스에서 지속 가능한 AI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그는 "개발자의 관심은 ‘스케일 아웃’과 '비용 최적화'다. 우리는 프롬프트 캐싱(Prompt Caching)을 통해 반복 요청에 따른 비용을 줄이도록 설계했다”며 “앞으로는 프롬프트 캐시 타임도 유연하게 조정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클로드 모델의 파인튜닝도 지원된다. 기존 대형 모델은 범용성은 높지만, 특정 과제에 최적화한 맞춤형 모델 수요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마이크 크리거 CPO는 “하이쿠는 작지만 맞춤성이 부족하고, 소넷은 크지만 비용이 높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향후에는 효율적인 파인튜닝 환경을 제공해 유연한 배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I는 단순히 정답을 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학습하고 상황을 인지하는 ‘에이전틱 시스템’이 돼야 한다”며 “클로드는 단순한 모델이 아닌, 기업의 파트너로서 진화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밋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콕스웨이브 이엽 이사가 진행한 마이크 크리거 CPO와의 '파이어사이드 챗(Fireside Chat)' 세션이 주목받았다. 마이크 크리거 CPO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산업 내 제품 로드맵을 설계하는 방법, 클로드 구축 시 우선순위, B2C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개발과 클로드 개발의 차이점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진행자로 참석한 콕스웨이브 이엽 이사는 "클로드는 기술적 우수성뿐 아니라 비즈니스 가치 측면에서도 한국 기업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질의응답 초반에는 클로드 소넷 3.7 버전의 성능과 설계 철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마이크 크리거 CPO는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클로드의 반응 속도와 깊이 있는 사고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설계했다”며, “단순히 똑똑한 AI가 아닌, 적극적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도우미 역할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거보다 거절 반응을 줄이고, 유연한 응답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는 점도 언급됐다.
앤트로픽의 제품 철학에 대한 질문에 마이크 크리거 CPO는 “결국 제품은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AI가 유행이든 아니든, 시간이 지나도 남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기준은 명확하다는 것이다. 특히 AI 제품은 기존 소프트웨어와 달리 비결정론적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사용자 인터랙션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 도입 시 기대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용 전에는 제한점과 가능성을 명확히 안내하고, 사용 후에는 실제 성능과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며, “분석과 관찰을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문화에 대해서는 "해커톤을 통한 아이디어 실험과, 랩스팀과 연구팀 간 협업으로 새로운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해커톤을 통해 만들어진 기능이 프로덕트에 채택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클로드의 다음 버전에 대한 질문에는 “지시를 잘 따르면서도, 코딩과 추론, 응답 속도와 깊이 있는 사고까지 모두를 잘해야 하는 복합적인 도전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과의 긴밀한 협업 속에서 이 과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행사 후반부에는 ‘AI 혁신 리더십’ 세션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SK텔레콤, 라이너, 로앤컴퍼니 등 국내 주요 기업의 기술 리더들이 패널로 참여해 각 산업에서 클로드를 적용한 경험과 전략을 공유했다. 발표자로 나선 앤트로픽 제이슨 킴 테크니컬 스태프는 "클로드의 AI 에이전트는 스스로의 워크플로우를 결정한다. 프로덕트 개선, 언어 강화 등이 가능하며 개별적인 툴을 만들 수 있다. MCP는 LLM과 앱을 서로 연결시켜주며, 사용자는 클로드에서 구글의 지메일, 슬랙 등의 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릭 SK텔레콤 AI 택 협업 총괄은 "클로드는 AI 택 협업을 통해 고객 서비스를 통화 중에도 지원한다"고 밝히며 "AI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의 경험과 지식의 차이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안기순 로앤컴퍼니 AI 랩 디렉터는 "슈퍼 로이어 서비스는 한국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AI 기반의 법률 서비스다. 변호사에게 사건과 관련된 문서를 폴더에 올리면 유저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