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688개사 2330개 부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8만여 참관객 ‘이목 집중’
한국·미국·일본·칠레·브라질 등 13개국 산·학·연·정·관 배터리 이해관계 총출동
“배터리 업계, 수요 다각화 및 공급망 안정화 꾀해야...캐즘 극복 위해 다양한 정책 필요”
전 세계 배터리 업계는 최근 다년간 캐즘(Chasm)을 경험하고 있다. 캐즘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으로, ‘기술 수용 생애 주기(Technology Adoption Life Cycle)’ 중 초기 단계에 속한다. 혁신적인 신기술이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허들로 인식된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배터리 기술은 잠재력과 미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터리 업계는 이같은 장애물을 돌파하기 위해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기자동차(EV)를 필두로 한 움직임이다. 이달 5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배터리 기반 자동차 등록 수를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BEV)·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자동차용 배터리 총 사용량은 64.3기가와트시(GWh)로 나타났다. 해당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25.7% 상승한 결과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보호무역·규제 등 각국의 기조 변화로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안정화, 신흥 시장 투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캐즘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인사이트가 펼쳐진다. 이달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전시장 코엑스에서 이차전지 박람회 ‘인터배터리 2025(2025 Interbattery)’가 역대 최대 규모로 3일간 열린다.
13회차를 맞은 올해 박람회는 ‘비즈니스에 활력을(Charge your business)’를 슬로건으로, 688개사가 2330부스를 마련해 배터리 산업 내 미래를 제시한다. 13회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KBI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엑스가 주관한다.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이른바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LS그룹 등 업체가 부스를 꾸린다. 특히 롯데케미칼·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인프라셀 등 롯데 화학군 업체도 출격해 신기술을 소개한다.
중국 소재 배터리 업체도 대거 참가한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 2위 규모로 알려진 비야디(BYD)와 배터리 출하량 9위 이브(EVE)가 전시관을 꾸린다. 이 밖에 중국 배터리 업체 77개사도 참전해 배터리 기술 경쟁의 불씨를 지핀다. 여기에 미국·일본·칠레·브라질·스웨덴·네덜란드 등 해외 산·학·연·정·관 이해관계도 한자리에 모인다.
이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캐즘을 비롯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공급망 불확실성 등은 배터리 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특히 지난주 미국에 방문해 대미 투자를 전개 중인 우리 기업을 위한 정책 지원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 연장, 전기차 충전기 보급 확대, 오는 2038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 110GWh 확보 등을 통한 캐즘 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 방산·로봇·조선 등으로 배터리 수요처를 다각화하고, 배터리 전체 생애주기에 걸친 서비스 시장이 확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동명 KBIA 회장은 “현재 배터리 산업은 글로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며 “올해 전시회는 전체 참가업체 25%에 해당하는 172개사가 해외 소재로 구성돼 있어, 국내 배터리 산업·기술의 위상이 검증됐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배터리 2025는 제14회 더배터리컨퍼런스(The Battery Conference 2025), Pitching Day 세미나, Global Connecting 세미나, 인터배터리 2025 연계 이차전지 수출상담회, 배터리 ESS 최신기술 글로벌 콘퍼런스,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 한-독 배터리 세미나 등 부대행사로 함께 기획돼 다양한 시각의 통찰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