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실적 돌파구를 마련에 나선다.
삼성SDI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3633억 원으로 전년보다 76.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16조59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 감소했다. 순이익은 5755억 원으로 72.1% 줄었다.
특히 4분기에 256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영업이익 2953억 원)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생산 세액공제(AMPC) 249억 원이 포함된 수치다. 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7년 1분기(-693억 원) 이후 7년여 만이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3조7545억 원과 2427억 원이었다.
전기차용 배터리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등에서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ESS용 배터리는 미주 AI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등으로 전력용 ESS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올해 경영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그나마 수요가 견조한 ESS를 통해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회사는 전력용 ESS 설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 1.5 공급을 개시했으며, 향후 SBB 2.0 제품의 수주 확대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대형 LFP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삼성SDI는 “당사가 LFP 배터리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동종 업체와 차별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전기차 LFP 배터리의 경우 오는 2027년에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과 협의 중이며, ESS에서는 내년 상반기 LFP 전용 SBB 2.0을 양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