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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성장세 이어질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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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분다. 반도체 산업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가 상승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시 올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기 속에서도 슈퍼사이클을 언급할 정도로 호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그때와 달리, AI를 필두로 한 지금의 반도체 호황은 이제 막 시작된 듯하다. 



개선되는 반도체 산업 지표

 

슈퍼사이클이라는 용어는 특정 기간 동안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2011년, 코로나 19 팬데믹을 직면했던 반도체 산업은 아이러니하게도 슈퍼사이클에 준하는 호황을 맞아 우상향을 그렸다. 반도체 기업은 수요·공급의 비대칭으로 인한 단가 상승으로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약 3년이 지난 지금, 반도체 시장에서는 생성형 AI로 인한 파급효과로 슈퍼사이클 도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호조세를 맞은 반도체 시장은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올해 상반기 ICT 분야 수출액이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는데, 이를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는 작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1088억5000만 달러로 역대 2위를 달성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해 AI, IT 기기 시장 회복 등에 따라 수요가 확대된 탓이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ICT 수출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고정 거래가격 상승과 HBM 등 품목 수출 확대로 작년 상반기보다 88.7% 늘며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던 대중(對中) 무역수지 적자 폭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중 무역수지는 54억3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 동기 대비(131억3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대중무역 수지는 지난 2월(2억3000만 달러 흑자)을 제외하면 모두 마이너스 행진이었지만, 월별 적자 폭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 

 

이 역시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일어난 효과다. 이뿐 아니라 올해 1∼5월 대중 반도체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136억 달러)보다 36.8% 증가했다. 반도체가 전체 대중 수출액 중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반도체 수출 성적이 대중 무역수지 실적을 좌우한다. 

 

높은 실적 기록한 반도체 기업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은 국내 반도체 산업이 호황으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모처럼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10조4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52.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74조 원으로 23.31%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최근 8조2000억 원대였던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을 6조 원대로 예상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메모리 반도체 판가 상승률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가운데 AI 시장 확대로 고부가 메모리 판매가 증가한 탓이다. 

 

참고로 DS 부문은 지난해 15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의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판매 호조에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재고 수준도 나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실적이 유의미한 이유 중 하나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본격 공급하기 전인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낸 데는 HBM, DDR5,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차세대 제품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 못지 않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해 5조3221억 원, 매출은 123.55% 증가한 16조3326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가진 HBM 시장 지배력과 더불어 기업용 SSD 등 AI향 제품 판매 확대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조7304억 원의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의 영업이익(20조8440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3월 HBM3E 8단 대규모 양산에 돌입하며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납품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3분기 HBM3E 12단 양산도 앞두고 있다. 

 

상승세 탄 반도체, 내년에도 이어지나


모처럼 찾아온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대다수의 전문가는 내년까지 무난하게 반도체 산업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장 큰 화두는 역시 AI다.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 대중화는 모든 산업 분야를 강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선두에 있는 AI를 비롯해 자동화, IoT 등의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한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AI 추론과 학습을 위한 GPU나 CPU 등은 고성능을 요구하며, 이는 지속적인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 업턴의 지속으로 3분기 영업이익은 13조 원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202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을 각각 66조 원, 40조 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는 올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HBM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공정 난이도 상승에 따른 단위 증설 요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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