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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시장 침체 극복할 해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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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일본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당시 국내 반도체 업계는 공급망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국산화를 추진했다. 일본 수출 규제 이래로, 국내에서는 지속적인 소부장 국산화 작업이 진행됐고, 점진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오늘날 반도체 세계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산화가 주목받고 있다. 



수출 규제 그후, 국내 소부장 현실은?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 이후, 약 3년 반이 흘렀다. 

 

우리나라의 대 일본 반도체 소재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반도체 소부장 상위 10대 수입국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성호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의 경우 우리나라의 상위 10대 수입국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7.6%에서 올해 상반기 93.7%까지 높아졌고, 부품은 같은 기간 83.5%에서 91.0%로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는 88.9%에서 96.6%로 확대됐다. 연구팀은 특히 네덜란드 수입에 100% 의존하는 노광 장비와 미국과 일본 수입에 각각 70.8%와 25.5%를 의존하는 이온주입기 등 국산화가 낮은 장비의 공급망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뿐 아니라 반도체 식각 장비는 미국에서 53.7%, 일본에서 35.5%가 수입되고, 증착 장비는 61.0%가 싱가포르에서 수입된다. 

 

이처럼 반도체 장비 시장의 외산 비중은 막강하다. 반도체 장비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 네덜란드, 일본에 주요 기업이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흔히 5대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불리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도쿄일렉트론, ASML가 세계 시장에서 79.5%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

 

이에 반도체 장비 대표 수출국은 일본·미국·네덜란드, 대표 수입국은 중국·대만·한국으로 고착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일본·네덜란드에 대한 장비 수입 의존도가 2021년 기준 77.5%다. 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은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으나, 나머지 분야가 뒤처져 종합 경쟁력은 6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 경쟁력은 미국이 가장 높았고 대만, 일본, 중국, 한국, 유럽연합 순이었다. 이 조사에서도 저조한 소부장 국산화율이 반도체 경쟁력 약화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한 무대 펼쳐지다

 

정부는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반도체 소부장 기업 지원 등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구미산단에 위치한 SK실트론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정부와 기업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우리는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를 위해 힘을 써야 하고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국들이 수출 규제, 보조금, 세액공제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우리의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합쳐 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경기 평택시는 고덕국제화지구 내 삼성전자 사업장과 브레인시티 내 산업단지 등 770만㎡를 하나로 묶어 반도체 관련 산업을 집적화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평택시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반도체 분야 공모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3대 산업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을 집적화한 구역이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입지 인허가 절차를 더 신속히 처리하고, 각종 사업화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 사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다. 특화단지 지정 최종 발표는 올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벨트를 구상하는 용인시도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한 담금질을 하고 있다. 용인시는 2029년 준공 예정인 기흥구 플랫폼시티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거쳐 처인구 원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까지 ‘L자’형 반도체 벨트를 구상 중이다.

 

플랫폼시티가 향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주변에 반도체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이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벨트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벨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는 세메스의 연구개발시설, 세계 3위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램리서치 글로벌 연구개발센터, 중고 반도체 제조 장비 유통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서플러스글로벌, 용인테크노밸리, 제2용인테크노밸리 등에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운집시키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소부장 국산화에 앞장서는 기업들

 

지난 2월, SK실트론은 반도체 웨이퍼 구미 공장 증설을 위해 1조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했다.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웨이퍼 제조기술을 보유한 SK실트론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300mm(12인치)와 200mm(8인치) 웨이퍼를 생산한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로는 세계 5위며, SK실트론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300mm 웨이퍼 시장에서는 세계 3위다. SK실트론은 지난해 1조 원 투자에 이어 구미 국가산업 3단지 내에 1조236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만2716㎡ 부지에 총 2조3000억 원을 들여 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제조설비를 증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솔케미칼은 전북 완주 공장에 400억 원 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증착가스인 프리커서 등을 생산하며 완주군은 한솔케미칼의 공장 증설 투자로 수십 명의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 완주 산업단지 입주 기업의 생산 협력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순수 개발도 반도체 소재의 핵심 중 하나다. SK에코플랜트는 분리막 제조 기업인 세프라텍과 초순수 핵심 기술 연구개발·투자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SK에코플랜트는 환경부가 추진하는 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 중 탈기막 개발 과제에 참여한다.

 

SK에코플랜트는 그간 쌓아온 수처리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세프라텍과 함께 연구개발을 추진한다. 오로스테크놀로지는 연세대 공과대학 내 초정밀 광 기계기술 선도연구센터(ERC)와 손잡고 최첨단 반도체 공정을 위한 순수 국내 계측 기술력을 강화한다. 양 기관은 ‘첨단 나노계측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고난도 기술과 미래 유망 기술의 발굴 및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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