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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그 다음은?Ⅱ] ‘끝은 곧 시작이다’ 폐배터리 산업에 모여드는 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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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서재창 기자 | 

 

확대되는 전기차 산업에 발맞춰 배터리 산업도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배터리 제조를 넘어 그 다음을 준비할 때다. 시장 잠재력을 갖춘 폐배터리 산업은 이미 배터리 제조 사이클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폐배터리 산업에 배터리 3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폐배터리와 친환경 이슈


전기차의 대중화와 함께 성장한 배터리 산업은 친환경 이슈와 함께 배터리 재활용 이슈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850만 대였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에는 2200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2030년 20조 원에서 2050년 6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 예로, 최근 완성차 기업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폐배터리에까지 닿았다.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비롯해 차량 및 배터리 제조에서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도 제시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전동화에 350억 유로(한화 약 47조6000억 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70종에 이르는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잔존 수명이 남은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장치 등으로 재사용하거나 폐배터리를 분해해 배터리 원료로 재활용하는 데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미국 양대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도 친환경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은 올해 초 2035년까지 새로 출시되는 경량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없애고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GM의 매출과 수익 98%가량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에서 거두고 있다. 포드 역시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40%를 전기차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전기차 개발과 생산을 위해 2025년까지 300억 달러(33조5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금액도 포함됐다. 


볼보자동차는 2040년까지 완전한 기후 중립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2025년까지 기후 중립 제조 네트워크 완성과 전체 라인업의 전기화를 목표로 삼았다. 2018년 스웨덴 셰브데 엔진 공장에 이어 최근에는 XC90, XC60 등 주요 모델을 생산하는 스웨덴 토슬란다 공장이 기후 중립을 달성했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는 2022년까지 벤츠의 각 기종에 전기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BMW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전기차 판매를 50%씩 늘리기로 했다. 2030년에는 판매되는 차량 2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전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첫 적용한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를 출시한 데 이어 하반기 중으로 기아 EV6와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내놓는 등 2025년까지 23개 차종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넥쏘 후속 모델 등 다양한 수소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40년부터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내연기관 신차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폐배터리 산업에 대응하는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는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얼티엄셀즈는 이번 계약으로 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의 코발트, 니켈,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다양한 배터리 원재료를 재활용하게 된다.

 

원재료 중 95%가 새로운 배터리 셀의 생산이나 관련 산업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배터리의 원재료를 재활용하는 하이드로메탈러지컬 공정은 기존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대 30% 적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인다. 


GM은 당사의 제로 웨이스트 정책에 따라, 지난 2013년부터 보증 서비스를 통해 교체된 팩을 포함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팩의 100%를 재활용이나 재사용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용이하다. 얼티엄셀즈와 리-사이클은 올해 말부터 이 새로운 재활용 프로세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면서 생산뿐 아니라 폐배터리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폴란드, 한국 오창 등 다른 공장들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타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월 현대자동차, KST모빌리티 등과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사용 후 배터리 ESS 재사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폐배터리를 재사용해 만든 전기차용 충전 ESS 시스템을 오창공장에 설치했다.

 

1년여의 개발 기간을 걸쳐 만들어진 ESS는 10만km 이상을 달린 전기 택시에서 뗀 배터리로 만든 충전기로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사용된다.

 

100kw 충전기로 순수 전기차 GM 볼트를 약 1시간 충전하면 300km를 달리도록 완충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시스템을 충분히 시험한 후 폐배터리 재사용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활용 사업 모델과 적용 기술을 계속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배터리 재사용에만 머무르지 않고, 재사용 이후 배터리 분해 등을 통해 메탈을 뽑아내서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폐배터리가 다시 배터리 원재료가 돼 공급되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중국은 올해, 한국과 폴란드는 내년까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와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 양사는 사용 후 배터리에서 리튬을 포함한 금속을 회수해 폐배터리의 친환경적 처리가 가능한 기술 기반을 확보하고, 산업 생태계 조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3월 전기차 배터리 산업 관련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1년간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 실증사업을 진행해왔다.

 

실증사업에서는 배터리 내 금속 회수 가능성과 효과 및 효율성 등을 평가했다. 기아는 배터리 성능평가 시스템으로 사용 후 배터리를 평가해 잔존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를 모듈 또는 팩 단위로 나눠 ESS로 재이용한다.


잔존성능이 낮은 사용 후 배터리는 셀 단위로 분해하고 금속을 회수하는데, SK이노베이션이 독자 개발한 리튬 회수 기술을 활용해 수산화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금속 자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이렇게 회수한 금속은 다시 배터리용 양극재 제조에 사용된다. 양사는 이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 후 배터리를 재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사용 후 배터리의 친환경적 처리를 위한 다양한 관리 모델을 만들어 ESG 경영 확대에 기여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에코프로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에코프로EM을 통해 폐배터리 사업을 겨냥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생산부터 재활용 사업까지 다룬다.

 

삼성SDI의 재활용 방법은 스크랩 재활용으로 순환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SDI는 공장에서 발생한 스크랩을 처리하기 위해 재활용 전문업체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한다. 


삼성SDI는 재활용 업체가 폐배터리에서 코발트, 니켈 등을 추출해 소재업체로 보내고 양극재를 생산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양극재는 다시 삼성SDI로 납품된다.

 

또한, 이차전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양극재 스크랩을 재활용 업체를 거쳐 소재업체로 이동해 양극재 생산 후 삼성SDI는 자원을 회수한다. 이 체계는 2019년 천안사업장에서 시작됐으며 향후 헝가리, 말레이시아 등 해외 거점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SDI는 최근 피엠그로우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는 등 폐배터리 관리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엠그로우는 전기버스용 배터리에 대한 리스·관리를 하고 사용기한이 된 배터리를 전기차 충전용 ESS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도 주목하는 폐배터리 산업 

 

제주도는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재제조 제품 시험평가·인증지원 기반 구축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86억 원(국비 60억 원, 지방비 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기차 폐배터리 민간 응용제품 개발·시험·인증 지원체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주요 사업내용은 폐배터리 전주기 플랫폼 구축, 안전성 검사장비 및 시설 구축, 시험·인증체계 확보, 사용 후 배터리 응용제품 개발 등이다. 


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보관·활용 등 전주기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제주형 그린뉴딜과 연계해 활용방안을 마련한다. 지난 2020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기반 연계 사업을 통해 폐배터리와 응용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위한 안전시험실도 구축하고 있다.

 

도는 올해 등록된 전기차 폐배터리부터 민간시장에서 상용화하도록 이동형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민간 시험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폐배터리의 친환경 순환사회 조성을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라남도는 이차전지 배터리 완성품 제조 등 두 개사와 32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남 최초로 일반용 이차전지 완제품 제조공장을 유치하고, 광양만권에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분야 선순환 자급체계를 완성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주 혁신산단과 광양만권에 각각 들어설 두 기업은 45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나주에 본사를 둔 신설법인 엘씨엠에너지솔루션은 혁신산단 3만5000㎡ 부지에 2000억 원을 투자해 해양용·휴대용 ESS 등 이차전지 배터리 완제품 제조공장을 202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5대 메이저급 규모로 250여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되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 제정 이후 최대 투자협약으로 법 제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군납 등 차별화된 공급망으로 안정적 기업 운영은 물론 수출 주도로 세계적 배터리 제조사와 경쟁할 계획이다. 석·박사급 수십 명으로 구성한 연구기관도 설립해 전남 첨단산업 발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포스코와 광물채굴 정련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중국 화유코발트가 합작한 포스코에이치와 이클린메탈은 율촌1산단 17만㎡ 부지에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사업비 1200억 원이 투자되며, 소재 투입량 기준 연 1만 톤 규모의 생산 공장을 2022년 7월까지 준공한다. 예상 고용인원은 200여 명이다. 


창원시는 소모된 자동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창원시는 향토기업인 센트랄, 로파와 전기차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센트랄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로파는 산업용 기계제조업체다. 두 회사는 폐차한 전기차에서 탈착된 폐배터리를 일상생활에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창원시는 다른 지자체보다 훨씬 빠른 2011년부터 전기차를 보급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전기차 2848대를 보급했다. 전기차 보급 10년을 넘기면서 차량 폐차와 함께 폐배터리 발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창원시는 전기차 배터리는 오래 쓰면 용량이 줄어들지만, 일상생활에 전원을 공급하는 용도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 쓴 배터리는 캠핑용 보조배터리, 가정용 비상발전기, 휠체어·전동킥보드·이륜차 등 다양한 전원공급용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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