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부담과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우려 속에서 전기·전자 업종 내 순환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춤한 사이 부품회사인 삼성전기, LG이노텍 주가가 크게 오르며 IT 종목이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기전자 지수는 지난달 3일부터 이날까지 48,947.61에서 45,516.24로 7.01% 떨어졌다.
전기전자 지수는 코스피 내 전기·전자 업종의 종합적인 주가 변동을 보여주는 지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포스코퓨처엠, 삼성전기, LG전자, LG이노텍 등 68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3일 11만1천100원에서 이날 10만4천800원으로 5.67%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62만원에서 55만4천원으로 10.65% 내렸다.
반면 LG이노텍은 23만7천원에서 28만7천500원으로 21.31%, 삼성전기는 24만3천원에서 26만3천500원으로 8.44% 오르며 대비를 이뤘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한 영향으로 연말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고 있는 데다가 AI 거품론이 재차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연관 종목으로 매수세가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오라클의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했고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와 관련한 수익성 제고의 관점에서 고점 논란이 재점화했다"며 "SK하이닉스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것도 주가에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반도체 대형주에서 정보기술(IT) 종목으로 순환매가 나타났다"면서 "AI 관련주 투자 부담에도 IT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에 대한 목표주가도 연달아 상향했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패키징기판 사업부가 AI발 수혜로 2026∼2027년 슈퍼사이클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IT 부품 업종 내 최선호주 관점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올렸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삼성전기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10.0% 증가한 12조4천51억원으로 예상하고, 영업이익도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33만원으로 상향했다.
NH투자증권은 LG이노텍에 대해 "지난 3년간 기판소재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10%대에 머물렀으나 내년에는 20% 중반, 2027년에는 20% 후반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목표주가는 기존보다 6만원 올린 34만원을 제시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