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해 시장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내 집을 내 맘대로 살 수 없느냐”는 반발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주택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구조적 제약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수요 억제 정책이 실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 결과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귀결되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글에서는 해외 사례를 통해 과도한 정부 개입이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왔는지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부동산 시장은 본질적으로 심리와 기대가 움직이는 생물이다. 정부가 개입한다고 해서 단번에 통제되거나, 수요를 억누른다고 해서 가격이 안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시장은 늘 우회로를 찾고, 통제의 강도가 높을수록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최근 몇 년간 세계 여러 나라들이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며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했다. 그 결과는 놀랍도록 비슷했다. 가격은 잠시 멈췄지만, 거래는 얼어붙고 공급은 줄었으며, 결국 시장은 더 불안정해졌다.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이번
부동산은 한국 사회에서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계급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집값은 경제적 지표를 넘어 정치적 민감 사안으로 자리 잡았고, 특히 지난 몇 년간의 급등은 세대 간 갈등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본격화된 집값 상승은 단순한 시장 흐름이 아닌 정책 실패와 신뢰 붕괴의 상징으로 인식되었으며,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세운 이재명 정부 역시 부동산 정상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두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실제 실행 여부, 시장 반응, 구조적 한계, 그리고 향후 3년간의 공급 전망과 투자자 관점의 리스크 요인까지 폭넓게 분석해본다. 지금 이 시점은 부동산 시장의 변곡점일 수 있으며,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방향을 보는 눈’이 필요한 때다. 정책 기조의 차이 : 수요 억제 vs 공급 중심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철학 아래 수요 억제에 방점을 둔 강력 규제 정책을 펼쳤다. 대표적으로 2017년 8.2 대책부터 2020년 7.10 대책까지 25차례 넘는 고강도 대책이 이어졌으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보유세 중과, 대출 제한(LTV·DTI 강화
“주택 공급 270만 호.” 정부는 장담했다. 전문가들도 수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는 이런 말이 터져 나온다. “집이 이렇게 많은데…왜 내 집은 없죠?” 이쯤 되면 이제 깨달아야 한다. ‘공급은 충분하다’는 말이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금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진짜 필요한 곳에, 필요한 집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것, 즉 ‘공급의 질적 부족’이라는 구조적 맹점이다. 공급은 발표됐지만, 집은 보이지 않는다 2025년 현재, 우리는 역대급 ‘공급 드라이브’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127만 호, 전국 270만 호 공급을 천명했고, 지방자치단체들도 ‘도심복합개발’, ‘역세권 재정비’라는 이름 아래 주택 공급을 앞다퉈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 그 많은 공급 계획 중, 지금 당장 입주 가능한 집은 얼마나 되는가? 뉴스를 보면 이런 기사들이 쏟아진다.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지연, 아파트 공급 통로도 막혔다” (조선일보) “공급은 발표뿐, 신속한 착공·입주는 언제?” (뉴시스) “LH 의존만으로는 부족…민간 공급은 규제로 막혀” (딜사이트) 공급은 말뿐이고, 실제는 지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 + 수요 억제”를 병행하는 전략을 본격화했다. 2025년 6월 발표된 ‘6·27 대책’에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차단하는 강도 높은 규제가 포함됐다. 이어서 9월에 나온 ‘9·7 공급 대책’에서는 수도권 연 27만 가구, 2030년까지 총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대규모 로드맵이 발표됐다. 10월 15일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되며,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한 수요 억제 정책에 더욱 힘이 실렸다. 정책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실행력과 체감 효과의 괴리 공급 확대를 강조한 것은 기존 정부들의 수요 억제 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기본주택, 공공 직접시행 등도 함께 언급되며, 주택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장기적 관점이 반영되었다. 반면 대출 규제 강화는 과열된 투자심리와 레버리지 위주의 구매 관행을 억제하고,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목적이 있다.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금융 접근을 모두 통제하며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볼
2025년 가을, 부동산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35주 이상 연속 상승하며 사실상 ‘불장’의 전조를 보이자, 오랫동안 “집값은 반드시 떨어진다”고 외쳐온 폭락론 진영이 스스로 균열을 맞고 있다. 단순한 전망의 오류를 넘어, 시장을 해석하던 신념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 현상은 단순히 일부 유튜버나 전문가의 논쟁에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을 바라보는 사회적 태도와 정보 소비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누가 맞느냐보다 어떤 근거로 말하느냐가 중요해진 시대다. 서울 아파트 36주 연속 상승, 규제의 한계 드러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월 초 상승 전환 후 36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 3구를 비롯해 마포·용산·성동 등 주요 지역에서 상승 폭이 확대됐고, 심지어 비규제 지역까지 열기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연이은 상승세에 조정대상지역 확대, 대출 규제 강화, 세제 압박 등 ‘3번째 부동산 대책’을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은 쉽게 식지 않는다. 이미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되었고,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구조적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 25
2025년 가을, 수원 망포역 인근에 분양된 ‘푸르지오 르마크’는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 중 하나였다. 전용 84㎡가 12억 원을 넘고, 100㎡는 13억 후반까지 찍으며 수원시 기준으로는 유례없는 고분양가였다. “이 돈 주고 누가 청약하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시장 분위기도 냉랭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 최고 경쟁률은 무려 60.76대 1을 기록했다. 수많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이 비싼 아파트에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르마크의 분양 결과는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12억 넘는 분양가, 그런데도 통했다 영통 르마크는 사실 시작부터 부담이 컸다. 분양가는 전용 62㎡ 기준 약 8억 8,590만 원, 84㎡는 12억 1,290만 원, 100㎡는 최대 13억 8,220만 원에 달했다. 3.3㎡당 평균 분양가도 3,200만 원이 넘는다. 그런데도 수요는 몰렸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보면 이해가 간다. 인근의 ‘영통 자이 센트럴파크’는 84㎡ 기준 10억 초반에 분양됐고, 입주 이후 현재 시세는 11억 중후반에 달한다. 또 ‘힐스테
2025년 하반기, 세계 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금리’다. 미극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이른바 ‘빅컷(Big Cut)’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금이 인하할 완벽한 시점”이라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던지고 있다. 트럼프의 요구가 실제 정책 전환의 단초가 될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곧장 환율, 자산 가격, 투자 심리를 흔들며 한국 경제에도 연쇄적인 파급을 일으킨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이러한 외부 충격에 가장 민감한 자산군 중 하나다. 트럼프의 발언, 미국의 금리 기조 전환 가능성, 그리고 한국의 정책 대응은 향후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금리 인하, 소비는 멈췄는데 집값은 달렸다 흥미로운 점은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보다 자산시장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국은행과 민간 리서치 기관들은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소비와 투자는 유의미하게 회복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은 빠르게 반등했다. 한
2025년 9월, 정부는 “매해 신도시 하나씩”을 공급하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구상을 발표했다. ‘9·7 주택공급 확대 대책’의 핵심은 향후 5년간 수도권에 연평균 27만 가구, 총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인허가 계획이 아닌, 실제 착공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점에서 기존 공급 정책과는 분명히 궤를 달리한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이번 대책의 실효성과 실행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유사한 공급 대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었으며, 이번 정책과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이 글에서는 1기와 2기 신도시 사례를 중심으로 비교하고, 현재 정책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함께 짚어본다. 1989년 정부는 급등하는 집값과 서울로의 인구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당, 일산, 중동, 산본, 평촌 등 다섯 개 지역을 1기 신도시로 지정하고 대규모 개발을 추진했다. 약 29만 가구를 공급한 이 개발은 당시로서는 전례 없는 규모였으며, 주택시장 안정화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의 성공은 단지 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택지개발촉진법이라는 강력한 수단을 통해 행정 절차를 일원화하고 속도를 높인 점에 있었다. 인허가 과정을 간소
신도시가 아닌 ‘고밀도 개발’이 진짜 대안이다 서울의 집값은 언제 안정될까. 매년 되풀이되는 질문이지만, 뾰족한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수도권 외곽에 신도시를 짓고, 청년과 서민을 위한 공공분양 확대를 외치며 공급 확대를 강조해 왔다. 하지만 서울의 주택 수요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도심 핵심지의 집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왜일까? 올해 초 발표된 주택보급률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93.6%로 전국 최하위다. 반면 경기도는 99.3%, 인천은 99.1%로 거의 포화 상태에 가깝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 미분양 아파트 1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수요를 분산시키겠다고 외곽에 신도시를 만든 결과, 오히려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더 커진 셈이다. 서울은 집이 부족한 도시다. 그런데 공급할 땅은 부족하고, 정비사업은 규제로 가로 막혀 있다. 그 사이 서울로 진입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어난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의 가구 수는 매년 5만 3,000가구씩 증가했지만, 주택은 3만 3,000가구 밖에 늘지 않았다. 매년 2만 가구의 초과 수요가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공급 확대의 방향을 서울이 아닌 외곽으로
2025년 하반기, 한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수년간의 조정기를 지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최근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경매 낙찰가율, 경쟁률, 물건 수 등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한 가지 더 중요한 기회를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로 ‘급매 매물’이다. 최근 경매시장은 코로나 이후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금리 상승과 함께 압박을 받은 자산가들의 ‘현금화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경매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인기 지역에서는 감정가를 훌쩍 넘는 낙찰가도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경매는 결코 ‘모두의 기회’는 아니다. 첫째, 경매는 시간과 절차가 길고 복잡하다. 물건 조사, 권리 분석, 입찰 절차, 명도까지. 특히 초보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다. 둘째, 최근 금융 규제와 대출 제한은 경매 자금 확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셋째, 경매 낙찰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싸게 사는’ 기회는 줄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진정한 기회는 의외로 “급매”에서 발견된다. 급매는 경매보다 빠르고 단순하며, 복잡한 권리
“지금이 기회일까?”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주목해야 할 시장 변화 2025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은 다소 조용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전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매물 품귀’ 현상은 단기적인 수급 문제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40을 넘었고, 서울은 145를 돌파했다.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5년 6월 기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세 매물이 ‘0건’인 곳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입주 예정 물량의 급감이 대표적이다. 올해 수도권 입주 예정 아파트 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으며, 2026년부터는 연간 1만 가구 미만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의 반복 사용으로 인해 유통 가능한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이는 다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전세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전세 가격이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규제의 격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외부의 수요를 받아들이고 있다. 바로 외국인 투자자들, 그중에서도 중국인들의 서울 부동산 매수 행렬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국 금융기관에서 LTV 100% 대출을 받고 자유롭게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자금을 조달해 국내 규제를 우회하면서 서울 도심에 부동산을 적극 매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1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 135명이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을 매수해 소유권 이전을 신청했다. 이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지만, 서울의 전체 집합건물 거래량이 절반 이상 급감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주목할 점은 중국인의 매수 비중이 48%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전월 대비 3%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이는 중국인 개인 또는 법인이 서울의 주요 자산에 장기 투자하거나 단기 차익을 노리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서울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이들이 단순한 고급 자산 투자자가 아닌 향후 임대 수익까지 고려한 전략적 매수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지급하겠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이 지원책은 마치 한겨울 통장에 잠깐 스며드는 온기와도 같지만, 그 온기로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이재명 정부는 침체된 소비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전 국민에게 25만 원 규모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책 목적은 명확하다. 고물가·저성장 시대에 직접적인 현금 유입으로 국민들의 소비 여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내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순하고도 파격적인 정책은 산업계와 자산 시장, 특히 부동산 시장에 다층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정책을 위해 12조 1709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며, 지역화폐 형태의 지급, 소상공인 부채 조정, 미분양 매입, 공공SOC 투자 등과 연계한 확장 재정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금성 정책의 실효성에 고개를 갸웃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재정 승수가 낮은 직접 현금 지급은 정부 소비·투자에 비해 경기부양 효과가 미약하다”고 지적하고,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오히려 물가 상승 압력만 가중돼 실질 구매력은 약화될 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주춤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발표된 대출 규제 완화 이후 ‘불장을 향한 질주’는 잠시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조정이 단순한 일시적 조정인지, 혹은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구조 변화의 전조인지에 대해 시장은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주간 상승률은 6월 넷째 주 0.43%에서 7월 첫째 주 0.29%로 두 주 연속 둔화됐다. 특히 강남 3구를 포함해 송파, 용산 등 핵심지역조차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상승 피로감과 함께 규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6월 한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건을 넘기며 올해 최고치를 찍었지만, 7월 들어서는 일주일 만에 60% 넘게 급감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상승장이 잠시 꺾였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보다 구조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가계부채 관리가 핵심이고, 서울 집값은 더 이상 올라선 안 된다”는 강경한 발언을 남겼다. 이 발언은 단순한 경제 논평을 넘어, 기준금리 인하 여부 결정에 부동산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은은 금리를 섣불리
지난 6월 27일, 이재명 정부가 첫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속도 조절 카드'가 등장한 것이다. 핵심은 대출 규제를 통해 투기성 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 구조를 만들겠다는 데 있다. 그러나 시장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단기적인 충격 이후엔 언제든지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한다. 그렇다면 이번 대책은 '불끄기용 물세례'에 그칠까, 아니면 시장의 근본 구조를 바꾸는 칼이 될 수 있을까. 이번 대책은 크게 세 갈래로 구성된다. 첫째,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대출 실행 후 6개월 내 실거주 전입 의무를 부과해 ‘갭투자’를 사실상 원천 차단한다. 둘째, 다주택자는 원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며, 1주택자의 추가 구입 시에도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이 제한된다. 셋째, 생애최초 구입자의 경우에도 수도권 기준 LTV(담보인정비율)가 80%에서 70%로 축소되고, 전세대출 보증도 강화된다. 요컨대, 대출 자체를 조인다눈 내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두고 "단기 효과는 분명하지만, 장기적 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