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픽스가 최근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초대형 산불에 대한 위성영상 분석 결과를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 측에 전달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7일 발생한 LA 산불은 발생 일주일 넘게 진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나 발생 원인 등이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텔레픽스는 재난 현황 파악 및 복구 전략 수립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위성영상을 분석해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도 업데이트 되는 정보가 있으면 추가로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텔레픽스가 분석한 결과 산불이 발생한지 약 5일 만인 12일까지 여의도 면적(2.9㎢)의 약 35배까지 피해가 확산됐다. 특히 9일부터 3일 간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이 3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 현지시각 9일 기준 영상레이더(SAR)를 통해 살펴보면 전체 산불피해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약 75㎢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25.8배에 달한다. 이 중 실제 화재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은 절반 수준인 33.3㎢(여의도 11.5배)로 추정됐다.
이를 12일 유럽우주국(ESA)의 센티넬2(Sentinel-2) 위성을 통해 살펴보면 산불피해지역이 총 102.4㎢(여의도 35.3배)로 넓어졌으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지역도 98.7㎢(여의도 34배)로 나타났다.
이는 텔레픽스에서 자체 개발한 위성특화 생성형 AI 챗봇 솔루션 ‘샛챗(SatCHAT)’을 활용해 피해 지역의 위성영상을 서치한 후, 그래픽과 텍스트를 융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맵모드 화면에서 렌더링해 피해지역 영상, 면적 등을 도출한 결과다.
이러한 급격한 확산은 바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픽스는 풍향 등 기상 정보를 바탕으로 산불 확산 상황을 분석했다. LA 산불 피해가 큰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 구역을 광학영상으로 확인해 본 결과, 지난 7일 경에 산불이 초기에는 최초 발화지점에서 좌하단으로 발전하다가 우하단으로 변경됐다. 이때의 기상 관측 결과를 보면 7~8일에는 북동풍이 불었다.
7일에 발생한 강한 바람 및 돌풍의 영향으로 산불이 크게 번진 것이다. 이후 9일 경에는 서풍 혹은 북서풍이 불며 우하단으로 화재 발전 방향이 변경된 것이 당시 촬영된 레이더영상을 통해 확인된다. 또한 12일에 촬영된 광학영상을 보면 남서풍의 영향으로 산불이 내륙 중심부로 옮겨가는 것이 관측된다. 이는 앞으로 기상 상황에 따라 LA 시내로 피해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텔레픽스는 센티넬2 위성이 수집한 영상에서 최초 발화지점도 예측했다. 산불 발생 시점인 지난 7일 오전 10시 30분경(미국 현지시각) 촬영된 위성영상을 보면 LA 토팽가 주립공원(Topanga State Park)에 위치한 스컬 록(Skull Rock) 왼쪽 부근에서 큰 불이 발생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화재 발생 원인을 파악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선정 텔레픽스 영상분석사업부 이사는 “이번 LA 산불과 같이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재난의 경우 지상에서의 모니터링 방식은 제한이 많지만 위성영상을 활용하면 바람의 방향, 기상 상황, 주변 지형 등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 전략 수립과 피해 규모 예측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산불의 경우 지역 별로 피해의 정도 차이가 커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구체적인 구제 전략 수립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함 이사는 UNDRR 산하의 지구관측그룹(GEO, Group on Earth Observations)에서 현재 기후위기 대응 한국 실무단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이에 이번 LA 대형 산불과 관련해 분석한 데이터를 UNDRR 측에 전달한다. 이러한 위성영상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향후 재난 피해 구제 및 복구 전략 수립과 보험금 산정을 위한 피해 규모 산정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