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유럽 경제의 핵심이자 동서 유럽을 연결하는 주요 물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독일 물류 시장의 수익은 약 3270억 유로에 달해 유럽 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2위 프랑스와 3위 영국의 수익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물류 품질 또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물류성과지수(LPI)에서 네 차례 1위를 차지하며 물류 강국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독일 물류 산업은 신속 배송 수요 증가와 높은 인건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로봇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가속화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은 입고, 적재, 포장, 배송 등 모든 물류 작업을 자동화해 물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실시간 재고 관리와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독일의 물류 자동화 기술, 세계 시장 선도
독일은 물류 로봇 도입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물류 서비스 로봇 매출은 2024년 기준 1억9000만 달러로 세계 3위에 달하며, 독일 기업들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해 물류 자동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도이체포스트(Deutsche Post)는 물류 로봇 활용의 선두주자로, 2012년부터 자동화 솔루션 기업 오토스토어(AutoStore)와 협력해 1000대 이상의 로봇으로 운영되는 물류 창고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격자 구조 위에서 로봇이 물품을 이동시키는 자동화 보관 및 검색 시스템(AS/RS)을 통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포장과 배송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도이체포스트는 5000여 대의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해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물류 수집량을 최대 180%까지 향상시켰다. 독일의 또 다른 물류 기업인 키온 그룹(KION Group)은 자율 팔레트 트럭 기술을 활용한 AMR을 통해 창고 근로자의 안전을 강화하고,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BMW, 지멘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의 주요 제조 기업들도 물류 로봇을 생산 자동화에 결합해 부품 이동과 입출고 과정을 자동화하며, 물류와 생산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 물류, 정부·기업 투트랙으로 성장에 돛 달다
독일 정부는 물류 자동화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인더스트리 4.0, 앨리스 프로젝트(ALICE), 자율주행차 상용화 법안 등은 물류 산업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촉진하며 독일 물류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높은 인건비 문제를 로봇 자동화를 통해 해결하고 있어 물류 효율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세계 물류 시장에서도 독일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 물류시장, 국내 기업에 기회의 장 될 수 있어
독일의 물류 자동화 트렌드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은 산업용 로봇 밀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로봇 공학 및 첨단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독일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은 로봇 기술력과 스마트창고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더불어, 물류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제공, 안전 관리 등 부가가치 창출 분야에서도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독일의 물류 자동화 혁신은 글로벌 물류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이 되고 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