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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인텔의 상반된 행보, 각기 다른 AI 시장 공략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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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은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변화의 중심에 있다. 반도체에 대한 가치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고도의 반도체 기술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으로 대변되는 시대다. 이에 기업들은 기술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두 기업의 엇갈린 행보가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엔비디아와 인텔이다.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을 갖춘 엔비디아와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인텔. 두 기업은 각기 주어진 도전과제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해 보고자 한다.  



GPU 기술력, 두 기업의 차이를 가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GPU를 통해 AI 개발에 있어 압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는 복잡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정교한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능력 덕분에 AI 연구 및 상업적 응용 분야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했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보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376만 개의 데이터 센터 GPU를 생산해냄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98%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당사의 전략적 선택이 탁월했음을 방증하는 결과였다. 엔비디아는 연구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엔비디아는 최근 5년간 연구 개발 비용을 연평균 15% 이상 늘렸으며, 이를 통해 AI 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인텔은 과거 제조 공정 지연을 시작으로 AI 시장 선점 시기를 놓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텔은 PC 및 서버용 CPU 시장에서 오랫동안 독점적인 위치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10nm와 7nm 공정 기술의 전환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경쟁사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잃기 시작했다. 한 예로, 지난 2020년 인텔은 7nm 공정을 예정보다 1년가량 지연시키는 바람에 제품 출시가 늦어졌으며, 이로 인해 시장 점유율을 잃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뿐 아니라 AI와 데이터 센터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기회를 확보하지 못한 인텔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후 인텔은 Arc 시리즈를 생산하면서 GPU 시장에 진입했으나, 엔비디아, AMD 등 주요 플레이어와의 경쟁에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또한, 잦은 경영진 교체와 전략적 방향의 불일치도 회사의 일관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두 기업의 사례는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혁신과 시장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GPU 생산력 확대하는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최근 TSMC뿐 아니라 생산기지를 늘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지난 9월 골드만삭스 그룹 주최 테크 컨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 삭스 CEO와 대담을 갖고 AI 칩 생산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H100·H200 그리고 차세대 GPU ‘블랙웰’을 모두 TSMC에서 생산한다.

 

젠슨 황은 “우리는 TSMC와 협력하고 있으나,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어떤 업체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TSMC를 제외하고 초미세 공정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는 블랙웰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있음을 시사하며 자신감을 표했다. 고객사의 투자 수익에 대한 질문에 “클라우드 기업은 AI 칩 구매에 투자하는 금액의 5배의 수익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 AI 칩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 ‘제3회 글로벌 AI 서밋(GAIN)’ 참석자들은 사우디가 엔비디아의 AI 칩을 신속하게 받기 위해 미국의 보안 요건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작년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며, 중국으로 이전될 위험이 있는 40개국 이상에도 수출시 허가를 별도로 받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미국 기업이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으로 첨단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 별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H200의 인도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하락·기술 검증 등 돌파구 필요한 인텔

 

인텔이 결국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인텔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의 하나로, 반도체 제조와 설계를 분리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텔은 이날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기로 했다. 앞서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줄이기로 한 바 있다. 

 

인텔은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 별도의 재무 실적을 발표해 왔는데 이를 완전히 분리해 독립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인텔 팻 겔싱어 CEO는 “두 사업부 간 분리를 확대하면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러 분석가와 투자자가 인텔에 파운드리를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권장했지만, 그 수준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다수의 사업부도 조정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생산업체인 알테라 지분 일부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1.8나노(18A) 공정에서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했다”고 전했다. 브로드컴은 자체 칩 설계도를 보내 인텔의 최첨단 1.8나노 공정 등을 테스트했다. 브로드컴은 이 테스트를 검토한 결과 인텔의 1.8나노 제조 공정이 아직 대량 생산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브로드컴은 “우리는 인텔 파운드리의 제품 및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텔 측은 “내년에 대량 생산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업계에서 인텔 18A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정책상 특정 고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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