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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불러온 데이터 센터 난립, 탄소중립은 먼 이야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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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센터는 AI 개발과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기술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데이터 센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AI 개발을 주도하는 주요 국가들은 필수 지역에 데이터 센터 구축을 요구하며, 기업들은 그 전략에 부응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센터와 관련해 AI 연구 개발이 전력 소비를 크게 증가시키고 있어,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관리와 탄소중립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AI 경쟁과 심화하는 전력 소비

 

최근 빅테크 사이에서 발표된 환경 보고서가 화제다. 이에 따르면, AI 인프라 구축 과다로 인한 기후변화 대처에 미숙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구글은 지난해 자사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1430만t을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5년 만에 온실가스 배출이 48%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주 요인으로 데이터 센터 증가를 꼽았다. 구글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완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AI가 미래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데이터 센터로 인해 2020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약 3분의 1 증가했다고 밝혔다. MS 역시 2030년까지 탄소중립 구조를 만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표했다. 지난해 아마존은 탄소 배출량을 3% 줄였지만, 향후 AI로 인한 전력 과제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마존은 앞으로 15년간 데이터 센터에 1500억 달러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 예로,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센터에는 엔비디아의 AI 칩 수천 개가 들어가며, 각각의 전력 소모량은 700와트에 이른다. 이는 일반적인 60인치 평면 TV 전력 소모량의 8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에 따르면, 구글 검색에 전기가 평균 0.3Wh 전기가 들어가며, 챗GPT는 2.9Wh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난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른 원자력

 

최근 빅테크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목한 것은 친환경에너지가 아닌 원자력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AWS가 미 동부 해안의 원전에서 직접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원전업체 컨스텔레이션에너지와의 접촉이 있었음을 보도했다. 지난 3월에는 AWS가 원전으로 돌아가는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데이터 센터 한 곳을 6억5000만 달러(약 9000억 원)에 사들인 바 있다. 

 

WSJ은 빅테크가 친환경에너지 대신 기존 전력을 택함에 따라 다른 전력 사용자의 비용 부담을 늘리고 탄소중립 기조도 저해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한 예로, AWS의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데이터 센터는 최대 960㎿ 규모 전력을 가용하는데, 이는 수십만 가구의 전력 수요와 맞먹는다. 이에 엑셀론 등 전력 기업은 AWS의 데이터 센터 매입으로 1억4000만 달러 규모의 비용이 다른 전력 이용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에 청문회를 요청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원전 기업이 갖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탄소 배출 없이 24시간 가동 가능한 원자력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한 예로, 미국 내 최대인 14개 원전을 소유하고 미국 원전 전력의 20% 이상을 생산하는 컨스텔레이션에너지 주가는 올해만 70% 이상 올랐다. 또 다른 전력 기업인 비스트라도 올해 12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경험했다. 

 

전력 확보에 총력 기울이는 빅테크

 

최근 오픈AI가 2027년 원전 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기 위해 움직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투자한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로는 샘 올트먼이 향후 AI 구동 과정에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해 투자한 스타트업 중 하나다. 오클로는 아이다호주 국립연구소에 첫 번째 SMR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클로의 SMR은 기존 원자력과 몇 가지 차이점이 있는데, 먼저 기존 원전보다 훨씬 적은 부지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냉각수를 물로 사용하지 않아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이하 옥시덴털)으로부터 수억 달러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옥시덴털은 6년간 탄소배출권 50만t을 MS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S와 옥시덴털은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탄소배출권 거래 중 최대 규모라고 언급했다. 이에 MS는 옥시덴털이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해 지하에 저장하는 비용을 지불해서 배출량을 상쇄하게 됐다. MS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넘어 순배출 마이너스를 목표로 삼았다. 

 

한국·일본·대만이 탄소중립 대할 때

 

네이버와 카카오가 친환경 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 줄이기에 집중한다. 양사 모두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삼았다. 네이버는 재생에너지 확보 및 사회적 감축에 기여할 것을 공언했다. 네이버 또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7%가 데이터 센터와 사옥의 전력 사용으로 발생했음을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비슷한 상황이다. 카카오는 ESG 보고서에서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고 냉방 효율을 최대화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한편, MS, 오라클 등 주요 기업들이 일본 내 데이터 센터 구축을 추진하면서, 일본 전기·소재 기업들은 투자 확대와 생산시설 확충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은 데이터 센터 구축에 있어 에너지 절약 성능을 강조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2027년까지 변압기·송배전 설비 제조 관련 부문에 6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도시바도 일본 가와사키시와 인도 공장에 2027년 3월까지 약 200억 엔(약 1700억 원)을 투자해 변압기와 전기회로 개폐 장치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 중인 대만 또한 전력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몇 차례 굵직한 정전 사태를 맞이했던 대만은 장기적으로 늘어날 데이터 센터 구축에 있어 전력 사용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전력 생산 구조에서 화력·원자력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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