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N3D WORKS’·디지털 트윈 ‘N3D VIEW’ 선보여
R&D 기반 기술역량, PoC 및 도입 래퍼런스 강조...기술 기반 글로벌 진출 의지도 드러내
제조 영역서는 “이차전지·반도체 등 미세 제조 공정서 두각 나타낼 것”
각종 신기술이 범람하는 현재 산업 양상에서 데이터 기반 가상세계 구현 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미래 먹거리 기술로 조명받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쉽게 말해 실제로 존재하는 요소를 가상세계로 투영해 시뮬레이션하는 데 목적을 가진 기술이다. 등장 초반에는 제조 영역에 초점을 맞춰 활용됐지만, 현재는 다양한 산업 영역 및 주기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은 약 80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로 평가받는다. 10년 후인 2032년에는 연평균 성장률(CAGR) 약 25%를 기록하며, 시장 규모 약 9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도달할 것으로 이 기관은 전망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지난해 ‘제7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로봇 등을 기반으로 국가 인프라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식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투입 비용은 3조70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과도 궤를 함께하는데, 우리나라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된 ‘세종 5-1생활권’, ‘부산 에코델타시티(EDC)’ 구축 과정에 이 디지털 트윈 기술이 적용되는 중이다.
디지털 트윈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업체 이에이트는 지난 2022년 해당 두 스마트시티 구축 및 운영 사업의 디지털 트윈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어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김진현 이에이트 대표이사는 이달 2일 개최된 이에이트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을 토대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상용화에 성공한 자사의 기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입자 방식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의 융합
이에이트는 시뮬레이션 전처리 과정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N3D WORKS’를 비롯해 디지털 트윈 플랫폼 ‘NDX PRO’를 보유했다. 이 중 N3D WORKS는 재난재해·조선해양·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활약하는 ‘NFLOW SPH’, 이차전지·항공우주·전기전자 영역 특화 ‘NFLOW LBM’, 의료 분야 최적화 ‘NFLOW SIM-VASC’ 등 플랫폼으로 구성됐다.
이어 NDX PRO는 레벨 3 시뮬레이션이 적용된 기술로, IoT 등 기술과 결합해 디지털 트윈 구축이 가능하다. 수집된 데이터를 NDX PRO와 동기화해 가상공간을 현실과 같이 구현하며, 대용량 처리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 학습과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과 가상공간의 리얼타임 싱크를 제공한다.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발생하기 어려운 상황을 예측하고, 고도화된 시뮬레이션 학습이 가능하다.
이에이트의 기술은 기존 업계에서 통용되는 2차원 격자 방식에서 탈피해 3차원 입자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2차원 격자 방식 대비 데이터양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이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GPU 병렬화(멀티-GPU) 기술을 개발했고, 해당 기술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취득했다. 해당 기술은 쉽게 말해 GPU를 설치할 때마다 데이터 처리량이 선형적으로 증가해 빠른 데이터 연산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제조 영역에서의 활용성을 어떨까?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에이트 관계자 언급에 의하면 이에이트 디지털 트윈 기술은 제조 공정 전반에 걸쳐 적용 가능하다. 다만 개별적인 공정이 아니라 공정 전주기를 통합한 시뮬레이션에 관여하는 데 특화됐다. 예를 들어 이차전지 생산 공정에서 기존에 기술적 한계로 다루지 못했던 양극재 미세 공정 전체에 대한 시뮬레이션 기술이 적용되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일부 제조 기업과 협력해 개념증명(PoC)를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김 대표에 따르면 해당 라인업은 디지털 트윈 기술 5단계 중 3단계인 ‘모의’ 단계에 진입했고, 머신러닝·딥러닝 수행이 가능하다. 그는 향후 4단계 ‘연합’, 5단계 ‘자율’의 실현을 위해 지속 기술개발에 나선다는 사업 방향성을 피력했다. 김진현 대표는 "코스닥 상장에 이어 기술력·래퍼런스 등 자사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이트는 총 113만주를 공모해 약 164억 원에서 209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청약은 이달 1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