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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2024 ②]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올해 이차전지 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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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전자제품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이차전지는 2050 탄소중립의 대두로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강조되면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를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는 이미 큰 시장이었던 자동차 시장에 전동화 바람이 불면서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의 가장 큰 무기가 될 만큼 중요한 전략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차전지 전문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까지 1% 안팎에 불과했던 글로벌 시장 전기차 침투율(전체 차량 판매 규모 대비 전기차 비중)은 2022년 13%를 기록했다.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2015년 28GWh(기가와트시)에서 492GWh(2022년)까지 증가했다.

 

작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는 중국의 CATL이 3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CATL은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254.5GWh의 배터리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52.8% 증가한 양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모두 5위권에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4%의 점유율로 2위를, SK이노베이션은 7%의 점유율로 4위를, 삼성SDI는 5%의 점유율로 5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30.2% 증가한 총 164.7GWh의 배터리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48.1GWh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공급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6% 많은 양이다. 삼성SDI는 해당 기간에 전년 동기보다 26.8% 늘어난 34.6GWh의 배터리를 출하했다.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그러나 급성장을 거듭하던 전기차 산업에 작년 4분기부터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80개국에 등록된 전기차(PHEV 포함)는 당초 상반기 예측보다 100만 대 이상 준 1377만 대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2022년 60%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지난해는 30%, 올해에는 20%를 기록할 전망으로, 내년까지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는 고금리에 따른 경기침체와 높은 전기차 가격, 보조금 감축,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전기차 구매에 대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팬데믹 기간의 대기 수요로 인한 효과가 미미해지면서 성장률 둔화에 가세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영향이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산업연구원은 ‘2024년 경제산업 보고서’를 발표, 내년 국내 13대 주력 산업 가운데 수출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으로 이차전지(-2.6%)를 꼽았다.

 

이차전지 산업에 닥친 또 다른 어려움은 바로 리튬 가격의 하락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7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1㎏당 90.5위안(한화 약 1만 6220원)을 기록했다. 2021년 8월 10일(90위안) 이후 최저치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85%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리튬 가격 급락 원인으로 중국의 공급 과잉과 전기차 수요 둔화를 꼽았다. 지난해 리튬 가격이 폭등하자 중국,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등 리튬 생산 국가에서 광물 생산을 늘렸는데, 반대로 전기차 인기는 수그러들면서, 리튬 재고가 쌓이게 된 것이다.

 

통상 원재료 가격 하락은 원가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기업에 호재로 작용한다. 문제는 양극재 기업이 배터리 제조 기업과 광물 가격에 연동한 판매 가격(판가)을 토대로 납품 계약을 맺는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가격이 급락하면 양극재 업체들은 비쌀 때 사온 리튬으로 만든 양극재를 싼값에 배터리 업체에 넘겨야 한다.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SNE리서치는 당초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이 1484만 대를 기록, 전년 대비 36.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라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성장률을 30.6%로 5.8%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전기차 성장률이 61.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만에 성장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역별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도 조정됐다. 올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 전망치는 807만대로 기존 전망치보다 85만 대 줄어 성장률도 35.3%에서 29.1%로 낮아졌다. 유럽의 전기차 판매 예상량은 기존 전망치보다 약 9만 대 하향된 318만 대로, 성장률은 3.3% 낮아진 20.4%다. 북미에서도 전기차 예상 판매량이 기존보다 소폭 하락해 169만 대로 조정됐다. 성장률 전망치는 52.4%에서 51.3%로 낮아졌다.

 

SNE리서치는 작년 전기차 침투율도 기존 전망치보다 1.3% 낮은 16.2%로 하향 조정했다. SNE리서치는 "전기차 시장은 2024년에도 20% 전후로 더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5년 이후에도 에너지와 광물 가격 변동, 정책, 소비자 심리 등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이차전지 산업 관계자들은 최근의 부진이 빠른 기간 가파르게 성장한 데 대한 성장통일 뿐, 친환경 정책 기조로 인해 전기차 전환이라는 큰 대세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는 경쟁이 과열된 시기를 지나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단계이며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최근 SNE리서치 서정규 상무는 2023 한화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오는 2030년, 전기차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해 약 5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2030년 전기차 침투율이 50%를 초과, 이에 따라 이차전지 수요 역시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 상무에 따르면 2023년 약 969GWh의 이차전지 수요가 오는 2030년에는 4배 가까이 증가해 약 3582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는 3582GWh의 90%에 가까운 3000GWh가량이다. 아울러 2035년 글로벌 전기차 예상 판매대수는 약 8천만 대, 침투율은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도 2023년 687GWh에서 5.3TWh(테라와트시)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를 시장 규모로 환산하면 6160억 달러(한화 약 815조 원), 지난해 시장 규모인 1210억 달러(전망치)의 약 5배 수준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지난달 열린 2023년 전기차리더스포럼에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숨고르기 기간 동안 전기차 시장의 각종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고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하면서, “탄소중립은 전 세계의 의무이기 때문에 내연기관차 시대로의 회귀는 불가능한 얘기”라고 못박았다.

 

차세대 배터리는?

 

한편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안전성, 배터리의 수명 등을 개선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 공동 연구팀은 최근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리튬메탈전지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관련 성과를 담은 논문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줄인 제품이다. 공동 연구팀은 수 나노미터 두께의 고체 전해질 층을 치밀한 구조로 재구성한 ‘붕산염 피란 기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리튬메탈 배터리에서 가장 큰 기술적 난제로 꼽히던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 부식 반응을 해결했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리튬메탈 배터리는 고밀도로 제작돼 1회 충전으로 고성능 전기차에 장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평균 주행거리인 600㎞보다 50%가량 늘어난 900㎞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리튬메탈 배터리는 4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할 만큼 수명 안정성도 높다. 충·방전 효율도 대폭 개선됐다.

 

또한 삼성SDI는 최근 정기 조직 개편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면서도 화재나 폭발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삼성SDI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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