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 질문에 바로 답하는 생성 AI로 인해 뉴스 트래픽 감소 우려
그동안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통한 트래픽 유입에 의존해왔던 미국 언론매체들이 플랫폼 상의 뉴스 비중을 줄이는 빅테크의 움직임에 따라 고민에 직면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이전에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제 명확하다. 주요 온라인 플랫폼들이 뉴스와 결별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이달 들어 페이스북의 뉴스 부문 책임자였던 캠벨 브라운이 회사를 떠났고, 엑스는 플랫폼 상의 뉴스 헤드라인을 없앴다.
메타플랫폼이 엑스의 대항마로 내놓은 스레드는 뉴스 부문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틱톡·스냅챗·인스타그램 등도 뉴스 트래픽 규모가 미미한 상태다. 지난 10년간 뉴스매체들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던 구글도 뉴스 의존도를 줄여가며, 알파벳 노조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달 뉴스 파트너십 팀원 일부를 해고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관련 직원 45명가량을 잘랐다.
이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임원인 애덤 모세리는 뉴스 서비스 과정에서 플랫폼상에 양극화된 논쟁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종종 득보다 어려움이 많다고 밝힌 바 있고, 엑스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주류 매체에 비판적 태도를 취해왔다.
기존 언론매체들은 10여년 전 인터넷과 SNS 플랫폼의 발달로 기존 사업 모델에 대격변을 겪은 뒤 SNS 플랫폼을 통한 트래픽 유입과 광고에 의존해왔는데, 최근의 상황 변화로 트래픽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 글로벌 트래픽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주요 뉴스 사이트들은 2020년 9월만 해도 미국 내 트래픽의 11.5%를 SNS에서 확보했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6.5%로 떨어진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개월 전부터 SNS를 통한 트래픽 감소를 인지했으며, 엠마 터커 WSJ 편집장은 내부 회의에서 "우리가 배포한 기사의 상당 부분이 SNS 알고리즘과 빅테크들에 휘둘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매체 더애틀랜틱 관계자도 최근 12∼18개월간의 트래픽 감소 정도가 예상보다 심했다고 평가했고, LA타임스 관계자는 "트래픽에 변동성이 있다. 구글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를 위해 존재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챗봇의 발달은 기존 미디어 기업들에 또다른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구글의 글로벌 뉴스파트너십 부문 임원인 재퍼 자이디는 사내 메모를 통해 AI 채택을 늘리겠다면서 "향후 우리 팀이 더 나은 위치에 서기 위해 일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챗GPT에 대항해 바드를 출시한 상태다.
기존 미디어 업체들로서는 기사 링크를 클릭하지 않고도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는 AI의 발달로 향후 트래픽이 감소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뉴스레터나 자체 홈페이지 강화, 지면 매체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더애틀랜틱 관계자는 "독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분명 중요하다"면서 "어떤 측면에서는 소셜웹(을 통한 트래픽 유입) 감소는 대단히 해방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