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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IP’ 강자 ARM 상장이 업계에 던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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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뉴욕증시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다름 아닌 ARM일 것이다. 지난 9월 상장한 ARM은 첫날부터 25% 상승해 높은 투자 열기를 실감했다. ARM이 이토록 높은 화제성을 몰고 온 이유는 이 기업이 보유한 반도체 IP(Intellectual Property) 분야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높은 반도체 수요로 인해 반도체 IP의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기업들은 반도체 IP가 곧 미래 경쟁력임을 직감하고 이를 위한 R&D 전략을 구상하는 추세다. 



나스닥 시장 강타한 ARM의 파급력

 

반도체 IP는 반도체 디자인에서 재사용 가능한 핵심 구성 요소로, 설계 블록, 회로, 디자인 패턴 및 소프트웨어 코드 형태로 존재한다. 이러한 IP는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기능을 제공하며, 반도체 디자이너가 이를 활용해 빠르게 반도체 칩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한 예로, CPU 코어, 메모리 컨트롤러, 그래픽 가속기 등은 반도체 IP의 일반적인 예시다. 이처럼 IP는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되며, 주요 제조업체와 디자인 업체 사이의 협력을 촉진한다. 

 

반도체 IP는 반도체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며, 특정 기능을 최적화하기 위해 설계되므로 성능 향상에 기여한다. 개발자는 반도체 IP 기업이 제공하는 최신 기술과 표준을 따름으로써 새로운 기술에 빠르게 적응하게 된다.

 

최근 반도체 IP가 중요해지는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미세공정의 가속화다. 5나노미터 이하 프로세스 노드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와 고성능을 제공하는 IP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AI 가속기 IP 수요다. 이 IP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빠른 추론 및 학습을 위한 핵심 요소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보안 및 안전성 강화, 표준화 및 산업 협력 등의 이유로 반도체 IP가 조명받는다. 

 

이 같은 관점에서 반도체 IP 강자인 ARM의 나스닥 상장은 반도체 업계를 넘어 산업계의 관심사였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듯이 ARM은 상장 첫날부터 25%가 올라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당일 ARM 주식은 공모가 대비 24.69% 오른 63.59달러에 마감했다. 상장 전, ARM은 최종 공모가격을 주당 51달러로 확정했는데, 이는 희망 공모가격 범위의 최상단에 달하는 가격이었다.

 

앞서 Arm은 증권신고서에서 공모 희망가 범위를 주당 47~51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의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공모가를 예상치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Arm의 지분 전량을 소유했던 소프트뱅크는 이번에 회사 지분의 약 10%를 매각했으며, 이번 공모로 약 50억 달러를 조달했다.

 

ARM의 이번 결과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도 맞닿는다. 고성능 AI 모델 개발은 효율적인 반도체 IP 수요를 높이고, 이에 반도체 IP 업계도 AI에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다. 이에 반도체 설계 부문에서 입지가 있는 ARM이 상장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추측된다. 르네 하스(Rene Haas) Arm CEO는 이번 상장에 대해 “우리는 널리 보급된 CPU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최대 규모의 컴퓨팅 및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그 결과로 현재까지 2500억 개 이상의 Arm 기반 칩이 출하됐다”고 밝혔다.

 

 

르네 하스 CEO는 “ARM의 성장은 더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더 많은 모바일 디바이스, 클라우드 인프라, 오토모티브 등의 부문에서 다각화한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대되는 바는 모든 영역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제 ARM은 상장 기업으로서 재능 있는 엔지니어링 팀을 강화하고 많은 AI 기회에 투자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고 덧붙였다. 

 

ARM 상장 전후의 변화들은?

 

ARM은 상장을 기점으로 주요 기업과의 협력 관계도 강화했다. 애플은 ARM과 장기 계약을 체결한 애플은 2040년 이후까지 아이폰과 맥에 들어가는 ARM 아키텍처를 이용하게 됐다. ARM 역시 주요 파트너 중 한 곳을 적어도 20년 이상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 ARM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며,

 

애플 외에도 삼성전자, 엔비디아, 퀄컴 등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대부분의 기업을 고객사로 뒀다. TSMC는 ARM IPO 때 공모가를 기준으로 1억 달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의 투자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TSMC 역시 2000년 초부터 ARM과 오랜 기간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왔다. TSMC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을 위해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이 반도체는 주로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한편, 성공적인 ARM 상장으로 웃은 사람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다. 7년 전 ARM을 인수했던 소프트뱅크는 이번 상장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상장 직후 ARM의 기업 가치는 약 650억 달러에 달했다. 청약 당시에는 투자자가 몰려 주문이 예정 물량의 12배에 달했다. 이뿐 아니라 ARM으로 인해 미국 증시 3대 지수도 모두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6% 뛰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84%와 0.81% 올랐다. 손정의 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ARM 상장이 더욱 반가웠을 것이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사무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 로봇 피자 업체 ‘줌 피자’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투자하거나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을 포함한 AI 부문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 AI 투자에 최대 수백억 달러를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손정의 회장은 그동안 스스로를 챗GPT 헤비유저라고 소개하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모바일 사업부는 이미 오픈AI와 업무 제휴를 맺어 생성형 AI 기술이 필요한 일본 기업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프트뱅크가 다만 오픈AI를 대체하는 다른 방안 역시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국 AI 반도체 설계 기업 그래프코어에 대해 이미 인수를 위한 사전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IP 확보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IP 시장 규모는 2019년 39억 달러에서 2025년 102억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6.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기업도 반도체 IP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삼성전자는 미국 산호세에서 열리는 삼성파운드리포럼에서 시놉시스와 케이던스, 알파웨이브 등 IP 파트너와의 협력 내용과 최첨단 IP 로드맵 전략을 공개했다.

 

IP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공정설계키트(PDK), 설계 방법론(DM) 등 최첨단 IP 개발에 필요한 파운드리 공정 정보를 IP 파트너에 전달하고, IP 파트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에 최적화한 IP를 개발, 국내외 팹리스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조다.

 

당시 삼성전자는 AI와 GPU, HPC, 오토모티브 등 전 분야 고객에게 필요한 핵심 IP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새로운 팹리스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의 개발 지원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3나노부터 8나노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는 수십여종의 IP가 IP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IP는 통상 제품 개발·검증에 최소 2년∼2년 6개월의 기간이 걸리는데, 업계에서는 팹리스가 IP 개발을 IP 파트너에 맡기면 칩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는 시간을 기존 약 3년 6개월∼5년에서 1년 6개월∼2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기준 56개 IP 파트너와 함께 4000여개 이상의 IP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이후 IP 파트너와 IP 개수를 지속적으로 늘리며 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노력은 고객 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 고객 수는 2017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하 오픈엣지)는 지난 8월 미래의 글로벌 AI 반도체 IP 시장 선점을 위해 자회사 ‘오픈엣지 스퀘어’를 출범했다. 오픈엣지 스퀘어의 핵심 사업은 급증하는 멀티코어 프로세서 기반의 AI 반도체 설계 시 통상적으로 필요한 IP를 선제적으로 추가 개발하고, 반도체 IP 수요 기업인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가 IP 공급 기업과 반도체 설계를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웹 기반 IP 세일즈 플랫폼 서비스 제공이다.

 

오픈엣지가 오픈엣지 스퀘어를 통해 개발하는 IP는 가장 앞선 기술 수준의 차세대 ‘캐시 일관성 네트워크 솔루션’으로,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반도체가 고성능이 될수록 설계가 복잡해져 프로세서 간 데이터 불일치로 연산 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오픈엣지가 개발하는 이 IP는 향후 고성능 Al 반도체 등 멀티코어 프로세서 기반 반도체 설계에서 연산 오류를 사전에 방지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퀄리타스반도체는 AI, 모바일, 자율주행, 디스플레이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초고속 인터커넥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초고속 인터커넥트 회로 설계 기술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설계 및 검증 기술을 보유하고 초고속 인터페이스 IP 라이센싱 및 디자인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 2019년부터 삼성의 파운드리 협업 생태계인 SAFE IP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또한,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서 신뢰성 높은 설계 방법론 확보로 최첨단 반도체 공정 개발 및 양산 이력을 확보하고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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