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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장 비전으로 자리잡다...전동화에 뛰어든 슈퍼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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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맥라렌 P1부터 최근 출시된 람보르기니 레부엘토까지

 

전 세계적 친환경 트렌드 열풍에 각국 정부는 친환경 정책 내놓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 배경에서 자동차 시장이 산업 내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영역 중 하나다. 자동차 시장은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를 동력원으로 한 전동화 및 전기화로의 변화를 빠르게 진행 중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이달 12일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2010년대 중반 1%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침투율이 지난해 13%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또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가 2015년 28GWh에서 2022년 492GWh로 급증한 것을 근거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SNE리서치는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를 2035년 약 8000만 대로 예측했고, 전기차 침투율은 약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도 짧은 시간 내 전기차가 자동차 산업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대로라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가 공존하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제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기조는 불가피하다.

 

이에 일반 상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슈퍼카의 전동화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 슈퍼카 업계는 자신들의 기존 전통과 전동화를 융합한 새로운 비전을 각자 입맛에 맞게 내놓으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최근 자사 첫 하이브리드(PHEV) 모델 ‘레부엘토’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전동화에 시동을 걸었다. 또 다른 사례로, 대배기량 내연기관 고성능 엔진을 고집했던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도 기존 철학에서 노선을 갈아타며 기블리, 르반떼 등 모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다.

 

자동차 업계 내 치열한 전동화 바람 속에서 슈퍼카 브랜드들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V12 엔진 전성기 마감 선언’ 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지난 2021년 반세기 동안 동행했던 ‘12기통(V12) 엔진’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이를 기념해 마지막 순수 V12 슈퍼카 쿠페 모델 ‘인벤시블’과 로드스터 모델 ‘오텐티카’를 올 2월에 공개했다.

 

그러던 이달 23일 람보르기니는 한국타임즈항공에서 열린 람보르기니 미디어 론칭 행사에서 기존 V12 엔진과 전기모터를 융합한 동력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모델 ‘레부엘토’를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람보르기니 창립 60주년 기념 모델이자, 람보르기니 전동화 실현에 첫 역사를 장식하는 모델이다. 또 람보르기니가 지난 2021 년 ‘황소자리의 심장을 향하여’를 슬로건으로 한 중장기 전동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해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Francesco Scardaoni) 람보르기니 아태지역 총괄은 이날 행사에서 “람보르기니는 전동화라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요구에 대응해 자사만의 방식으로 대비하는 중”이라며 "레부엘토는 V12 엔진·전동화 두 개의 완벽한 세계가 융합된 기술"이라고 자사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 등장에 기대감을 심어넣었다.

 

 

레부엘토의 가장 큰 특징은 람보르기니의 상징인 V12 엔진과 전기모터 3개가 동력원으로써 융합한다는 점이다. V12 엔진은 후륜을, 전기모터 2개는 전륜을 담당한다. 나머지 한 개 전기모터는 드라이빙 모드 등 상황에 따라 후륜에 추가 동력을 제공한다.

 

레부엘토는 새로 장착되는 전기모터를 통해 직전 모델 ‘아벤타도르 얼티메’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30% 절감 효과를 도출한다. 또 전기모터 탑재로 레부엘토의 13개 주행모드 중 ‘탄소 배출 제로’ 모드 적용이 가능하게 됐다. 이는 레부엘토가 탄생한 궁극적 목표가 달성된 부분이다. 람보르기니는 이번에 레부엘토에 탑재된 전기모터는 V12 엔진을 역할이 아니라, 배출가스 저감 및 성능 극대화를 동시에 달성하게 하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레부엘토는 이런 친환경적 요소가 녹아들었음에도 람보르기니의 고성능 철학에 부합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최고출력 1015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며, 최고속력 350km/h, 제로백 2.5초를 기록한다.

 

스카르다오니 총괄은 레부엘토를 시작으로 내년에 우르스·우라칸 PHEV 모델을, 2028년에는 첫 순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한 비전도 함께 공개했다. 람보르기니의 전동화 실현은 이제 시작 단계에 진입했다.

 

한편, 지난 3월 일본 자동차 매체 'Spyder7'은 우루스 PHEV 모델 스파이샷을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맥라렌, 첫 하이브리드 슈퍼카 ‘P1’ 출시 10주년을 기념하다

 

 

맥라렌은 일찍이 전동화의 비전을 높게 사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13년 자사 첫 하이브리드 모델 P1을 375대 한정으로 출시하며 상대적으로 이른 타이밍에 전동화에 도전한 모양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3 제네바 오토쇼에서 공개되기 전에 이미 375대 전부 완판된 것이다. 당시 출시 가격 115만 달러(12억 5000만 원)인 점을 감안했을 때 더욱 놀라운 성과로 평가됐다.

 

뒤이어 P1의 파생·확장·커스텀 모델인 ‘P1 GTR'·'P1 LM'·'P1 GT'·’P1 GTR-18' 등이 속속 등장하며 당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맥라렌 P1은 지금의 글로벌 전동화 트렌드에 대응 가능한 토대를 마련했다. 맥라렌은 지난 3월 P1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셋째주를 P1 기념 주간으로 지정한 바 있다.

 

2021년에는 맥라렌 전동화에 새로운 역사가 탄생했다. 맥라렌 P1의 DNA를 계승한 업그레이드 버전 양산형 모델 맥라렌 ‘아투라(ATURA)'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판매고를 올리다 이달 19일 2023년형 모델의 국내 인도가 시작됐다.

 

해당 모델은 2021년 초기형 모델부터 맥라렌 경량 아키텍처인 MCLA가 처음 탑재된 모델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MCLA 아키텍처를 통해 전자식 공조 시스템 eHVAC, 이더넷 전기 아키텍처도 적용됐다. 또 맥라렌 모델로는 처음으로 전자적으로 구동력을 좌우로 배분·제어하는 기술인 e-LSD가 적용됐다. 해당 기술을 통해 주행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제어가 가능한 맥라렌 최초의 모델이 탄생했다.

 

680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는 아투라는 585마력을 품은 신형 V6 트윈터보 엔진을 장책했고, 95마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아투라의 최고속력 330km/h, 제로백은 3초다. 또 200km/h 도달하는 시간은 8.3초다.

 

아투라는 2021년형 모델부터 시작해 EV 성능을 검증받았다. 5개로 구성된 리튬이온배터리 팩은 7.4kWh 용량을 보유했으며, 최대 31km까지 EV를 활용해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 표준인 EVS(Electric Vehicle Supply)로 충전 시 초기 모델 대비 30분 절감된 약 두 시간만에 최대 용량 기준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맥라렌은 아투라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맥라렌 모델 전종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하겠다는 ‘트랙25’ 플랜을 통해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슈퍼 시리즈 ‘750S’, 얼티밋 시리즈 ‘스피드테일’·‘세나 GTR’·‘엘바’ 등이 해당 계획에 포함된 모델이다.

 

맥라렌은 또 다른 혁신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운전의 재미라는 철학과 경량화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제해왔던 SUV 세그먼트 모델에 대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전략은 지난해 마이클 라이터스(Michael Leiters) 맥라렌 신임 CEO가 맥라렌 지휘를 맡고부터 시작된 변화다. 급속도로 성장한 글로벌 SUV 시장을 의식한 결과로 분석된다. 맥라렌은 전동화 기술이 적용된 SUV 개발을 목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터스 CEO는 “SUV 시장은 자동차 산업에서 점점 중요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클 라이터스 CEO는 페라리 최고기술책임자로서 페라리 첫 SUV ‘푸로산게’ 그리고 포르쉐 ‘카이엔’ 등 개발에 참여한 핵심 인물로 평가돼, 맥라렌의 앞으로 행보에도 주목받고 있다.

 

맥라렌은 또 지난해 3월 BMW와 MOU를 체결해 기존 내연기관과 고성능 전동화 파워트레인 생산이 가능한 카본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플랫폼은 2026년에서 2028년 사이에 완공을 목표로 구축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설계업체 리카르도와 고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생산 장기 업무협약을 맺었다. 맥라렌이 미래 먹거리로 설정한 V8 엔진이 대상이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으로 V8 및 기존 V6 엔진 설계와 공급 부문에서 협력한다.

 

마이클 라이터스 맥라렌 CEO는 “최고 성능의 하이브리드 V8 엔진은 맥라렌의 차세대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리카르도와의 업무협약은 맥라렌의 미래 고성능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V6 ‘296 GTB’, V8 ‘SF90 Stradale’ 입맛대로 고른다

 

 

페라리는 지난 2019년 SF90 Stradale를 출시하며 전동화 슈퍼카 양산 영역에서 선두권에 섰다. 해당 모델은 페라리 F1 레이싱팀 스쿠데리아 페라리 창립 90주년을 맞이한 해에 출시됐다.

 

SF90 Stradale는 V8 트윈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3개를 결합해 1000마력의 출력을 내는 모델이다. 첫 모델 출시 당시 시장에서는 괴물이 탄생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성능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제로백 2.5초, 200km/h 도달까지 6.7초의 퍼포먼스는 당시 시장 평가를 증명하는 대목이다.

 

배터리는 7.9kWh 용량으로 구성된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됐다. 순수 EV 동력으로 약 25km 주행이 가능하며, 최대 135km/h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페라리는 해당 성능을 활용하기 위한 방식으로 eDrive 모드를 적용해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했다.

 

특히 해당 모델에는 경량화를 달성하기 위한 페라리 노력의 흔적도 배어 있다. 차량 구조 및 소재를 재구성한 것인데, 탄소섬유 등 다중 소재를 활용해 차체 및 섀시를 재설계했다.

 

한편, V6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한 296 GTB는 지난 2021년 공개된 PHEV 모델이다. 공개 당시 페라리 V6의 귀환으로 평가받았던 모델이기도 하다. 296 GTB는 V6 엔진 663마력, 전기모터 167마력을 보유했고, 제로백 2.9초, 최고속력은 330km/h까지 가능하다. 파생 및 확장 모델로는 296 GTS와 296 GT3가 있다.

 

페라리는 양모델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순수 EV 슈퍼카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페라리는 2025년 EV 모델이 매출의 5%, 이로부터 5년 안에 40%까지 영향력을 확대시킬 예정이다.

 

앞선 브랜드 3사 모두 기존 자사 철학에 전동화 트렌드를 담았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추겠다는 복합적인 의지가 드러난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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