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당초 올해를 목표로 삼았던 새로운 혼합현실(MR) 헤드셋의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MR 헤드셋 개발 과정에서 여러 도전에 마주치면서 공개 시점을 최소한 몇 달 뒤로 늦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MR은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VR)을 덧씌워 현실과 가상세계 간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한 기술을 가리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통상 매년 6월에 열리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이 신제품 기기를 공개한 뒤 연내에 이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과열, 카메라·소프트웨어 관련 난점이 불거지며 이런 출시 일정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전문가용 노트북에 탑재되는 고성능 칩을 헤드셋에 넣으려 하는데 여기서 고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제품 발표가 올해 말로 미뤄지고 실제 제품 출시는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 제품의 출시가 연기된다면 이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 애플의 '차세대 히트 상품'으로 간주된 제품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공개적으로 VR 또는 MR 기기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없지만 시장에서는 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
블룸버그는 또 다른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2015년께부터 MR 기기를 개발해왔고, 이 제품이 앞으로 10년 뒤에는 결국 아이폰을 대체할 많은 헤드셋 기기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자사 MR 헤드셋이 이미 출시된 기기보다 좀 더 매력적인 제품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구글 글라스나 미국 스타트업 매직리프의 증강현실(AR) 기기 등 과거의 AR 기기는 소수의 소비자에게만 팔리거나 실패작으로 끝났다.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의 퀘스트 VR 헤드셋은 이보다는 성공적이었지만 여전히 열성적인 게이머들 바깥으로 시장을 확장하지 못했다.
MR은 이 같은 AR과 VR 기술을 합쳐놓은 것으로, 애플이 MR 헤드셋을 내놓더라도 처음부터 아이폰 같은 히트작이 될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기엔 여전히 값비싼 틈새시장 상품에 머물겠지만 몇 년이 흘러 시장이 커지면서 큰 수익원으로 성장할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헬로티 조상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