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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와 함께 가파른 성장 예고하는 폐배터리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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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서재창 기자 |

 

 

기업들이 배터리 산업을 넘어 폐배터리 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보급된 지 10여년이 지난 올해부터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폐배터리가 형성하는 세계 시장 규모는 오는 2040년 기준 무려 87조 원에 이른다. 현재 절대 강자가 없는 폐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기업 그리고 기술은 무엇이 될까. 


전기차 배터리가 일으킨 폐배터리 산업

 

폐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 예로, 전기자동차에 사용된 배터리에서 소재를 추출해 새 배터리로 만들 수 있다면, 자원 확보를 통한 이익과 친환경 전략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SNE 리서치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전기차 수요 성장에 따라 2030년을 기점으로 12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40년에는 무려 87조 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폐배터리 산업이 주목받은 이유는 전기자동차의 개발과 연관된다. 지난 2012년 중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성장한 전기차 시장은 올해로 10여년을 맞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이 일반적으로 15만에서 20만 km 주행 이후 소진되기에, 전문가들은 올해가 세계적으로 전기차 폐배터리가 쏟아지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말 기준 폐배터리 수가 전국 493개였으나, 3년 뒤인 2024년에는 1만3826개, 2026년에는 4만2092개까지 증가하며 누적 수가 9만8510개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정책 등에 따른 전기차 보급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증가시킨 결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 채택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예고했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SNE 리서치 조사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5년 용량 기준 1243GWh로 성장해 연평균 46.7% 성장을 예상했다. 

 

폐배터리 산업, 두 마리 토끼 잡다

 

폐배터리 산업은 일반적으로 재활용(Recycling)과 재사용(Reuse)으로 나뉜다. 한 예로,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능력이 초기 용량 대비 70% 이하가 되면 주행거리 감소, 충·방전 속도 저하 등 운행상의 이슈가 발생하기에 교체가 요구된다. 거꾸로 말하면, 교체 대상이 되는 배터리는 70% 수준의 용량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배터리 재활용은 파쇄, 분쇄 및 추출 공정으로 코발트, 리튬, 니켈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작업이다. 이처럼 배터리 재활용은 친환경 정책에 부합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재료 확보 측면에서 유익한 공정이다.

 

폐배터리 내 중금속, 독성 화학물질 등의 유해 물질 회수로 환경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에서는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대부분의 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폐배터리 산업으로 안정적인 재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재사용은 일반적으로 폐배터리의 상태를 평가해 ESS, UPS 등으로 용도 변경하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ESS나 UPS와 같은 장비가 전기차와 달리 고출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은 배터리 팩 단위뿐 아니라 하위 단위까지 분해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경제성 측면에서는 모듈, 팩 단위의 재활용이 유력해 보인다. 

 

배터리 재사용 역시 재활용과 마찬가지로 자원순환 제고,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존재한다. 다만, 신규 배터리 가격 하락과 폐배터리의 불량률 및 불안정성을 감안하고 폐배터리를 상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ESS 화재 등의 이슈로 인해 폐배터리의 안전성 확보는 선행될 필요가 있다. 현재 배터리 재사용 사업은 국내외 완성차 기업이 주도해 진행 중이다. 


한편, 폐배터리 산업과 관련한 해결 과제는 여전히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각 지자체 앞 반납하는 실정이나 반납 이후의 관리 체계가 미비하다. 또한, 폭발 가능성이 있는 배터리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수집 및 운송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존재한다. 

 

정부와 기업 주도로 궤도 올라

 

성장이 예고되는 폐배터리 산업을 두고, 정부와 기업은 산업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제도 개선을 통해 폐배터리 시장 대응에 나섰다. 8월부터 전기차 폐배터리를 회수·보관·재활용하는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가 시범 가동되고 내년부터 본격 운영된다. 

 

기존에는 정식 규정이 없어 폐배터리를 보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 7월 관련 법안이 시행됨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해졌다. 거점수거센터는 171억 원을 투입해 경기 시흥, 충남 홍성, 전북 정읍, 대구 달서 등에 도입될 예정이다. 센터는 전기차 소유자가 정부에 반납한 폐배터리를 회수해 남은 용량과 수명 등 잔존가치를 측정한 후 민간에게 매각하는 등 배터리 재활용 체계의 유통기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의 폐배터리 산업 동향도 주목할 만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재사용에 초점을 뒀다. 대표적으로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ESS용 배터리로 전환해 전기차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는데 활용한다. 여기에 클라우드 에너지관리시스템 통해 운영 효율성도 높일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사용 후에 폐배터리를 분해해 재활용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 2018년부터 호주 폐배터리 처리 업체 ‘인바이로스트림’과 새 배터리를 생산하는 순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폐배터리를 여러 대 연결해 재사용 시 퇴화도 차이로 배터리 성능 저하나 안전성 우려가 있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설립한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얼티엄셀즈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를 채택해 재활용 및 재사용이 용이한 제품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을 미래 핵심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는 2022년 초 폐배터리 재활용 시험 공장 세우고, 2025년부터 상업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사업 부문을 독립할 예정인 만큼 지주사 전환 후 BMR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를 비롯해 전동공구·휴대폰·노트북 등에서 배출되는 폐배터리에서도 수산화리튬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갖췄다. SK이노베이션은 순도 높은 수산화리튬 회수하는 기술로 BMR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해 폐배터리 시장을 선도 중인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해 전기버스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인 성일하이텍과도 협력 중이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희귀 금속 회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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