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등으로 유명한 다니엘 서스킨드(Daniel Susskind)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가 “AI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성장의 확대가 아니라 성장의 재설계”라고 강조했다. 다니엘 서스킨드 교수는 AI 시대 경제, 노동 정책 담론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 작가이다.
2025 경기국제포럼이 10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가운데, 기조 연설자로 나선 다니엘 서스킨드 교수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경제·노동 변화의 방향을 짚으며 이같이 말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인류가 존재한 30만 년 중 근대적 경제 성장은 불과 200년 전 시작됐다"며,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놀라운 진전을 이뤘지만 대가도 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제 성장의 명과 암을 동시에 강조하며 “경제 성장은 복지를 높였지만 환경 파괴,불평등, 지역 공동체 붕괴 등 거대한 부작용도 남겼다”고 지적했다.
“더 많은 성장이 아니라 더 나은 성장… 핵심은 기술 혁신과 아이디어 생산”
서스킨드 교수는 '어떻게 더 좋은 방식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더 많은 기술 발전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경제 성장의 원인에 대해 “성장은 결국 기술 발전, 그리고 기술 발전을 만드는 새로운 아이디어에서 온다”면서, “이스라엘과 한국의 R&D 비중이 높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구글·메타 등 빅테크의 R&D 비중(15~21%)을 보면 국가 수준의 투자도 훨씬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특히 AI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교수는 “모더나는 AI를 활용해 최초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고,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 문제를 사실상 해결했다"며, "21세기의 위대한 발견 중 다수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가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I와 노동의 충돌… “일자리 부족이 아니라 ‘일과 사람의 불일치(mismatch)’ 문제”
서스킨드 교수는 노동 시장 논의의 초점을 ‘기계가 일자리를 없애는가?’가 아니라 ‘사람이 왜 일자리에 접근하지 못하는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문제는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 일을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의 실업자들을 보면 고학력 비율이 매우 높은데, 이는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노력해 쌓은 정체성과 맞지 않는 일자리를 기피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스킨드 교수는 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격차는 교육으로 메울 수 있지만, 지역 격차와 정체성 격차는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실제로 부족한 시대’가 오면 교육은 아무런 해법이 되지 못한다”며, “AI 시대의 성장은 단순한 효율성 향상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체의 재설계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