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벨리온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현지 단독 법인을 설립하며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 가운데 사우디 현지 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7월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기업형 벤처캐피털 Wa’ed Ventures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이후, 아람코와 AI 반도체 공급을 전제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아람코 데이터센터에 랙 단위 제품을 공급하고, 실제 운영 환경을 반영한 PoC(개념검증)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두고 있다. 단순 기능 검증을 넘어 성능과 호환성을 입증하며 아람코 엔지니어 및 현지 파트너사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대규모 도입과 장기 파트너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리벨리온은 한국 주요 통신사와 이뤄낸 상용화 경험을 토대로, 사우디 현지 통신사와의 협력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중소 규모 ICT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마벨과 손잡고 중동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AI 인프라 사업에도 착수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전역에서는 최근 데이터 주권 확보와 아랍어 기반의 AI 모델 구축을 위한 ‘소버린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저렴한 에너지와 정부 주도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최근 사우디 AI 기업 휴메인은 2030년까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픈AI·G42·오라클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조성 중이다.
사우디 시장은 밀접한 대면 소통과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특성이 있다. 이에 리벨리온은 현지 기업 및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영업 및 기술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했다. 이번 거점을 기반으로 인력 채용과 적극적인 사업 전개에 나서며, 지속적인 매출 성과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엄채영 리벨리온 신사업 전략 이사는 “사우디는 현지 법인의 존재가 사업 성공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며 “지난해부터 이어온 현지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영업과 기술 지원을 체계화해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이번 법인 설립은 중동 지역에서 급성장하는 소버린 AI 수요에 대응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현지 전략 강화 의지를 밝혔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