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유럽연합(EU)의 범용 인공지능(AI) 모델 규제에 관한 실천 규약(Code of Practice)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규약은 내달부터 AI 법의 시행에 앞서 도입되는 가이드라인으로, 자율적 동참을 유도하는 성격이지만 글로벌 AI 기업들의 참여 여부가 규제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엘 카플란 메타 글로벌 정책 책임자는 18일(현지시간) 자신의 링크트인 게시글을 통해 “EU는 AI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번 규약은 개발자에게 법적 불확실성을 안기고, AI 법의 범위를 넘어서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에어버스, ASML 등 유럽 기업들이 제기한 우려에 동의하며, 이번 규제가 첨단 AI 모델 개발을 위축시키고 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U는 지난해 AI 기술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AI 법을 통과시킨 바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범용 AI 모델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실천 규약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 규약은 AI 훈련 데이터의 출처 요약 공개와 저작권법 준수를 위한 내부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오픈AI와 프랑스 스타트업 미스트랄은 해당 규약에 서명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서명 가능성을 시사했다. 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규제를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EU 당국이 산업과 소통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메타는 유럽 내 110여 개 기업과 단체가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동참하는 형식으로, 실천 규약 서명을 거부했다. 해당 서한은 AI 법 시행 연기를 촉구하며, 보다 ‘혁신 친화적인’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서명 기업들은 규제가 불명확하고 중복되며, AI 기술을 대규모로 구현하려는 기업들에게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안은 글로벌 기술 기업 간 AI 규제 수용 태도의 차이를 보여주는 동시에, 유럽이 제안한 AI 윤리 기준이 국제적 표준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