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냉난방공조(HAVC) 분야에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밝혔다.
LG전자는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HVAC은 기업간거래(B2B) 영역의 핵심 동력”이라며 ES사업본부의 사업 전략 방향과 AI 데이터센터향 HVAC 설루션 등을 소개했다. ES사업본부는 지난해 말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돼 별도 사업본부로 출범했다. B2B 사업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전기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재성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냉각 설루션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 액체냉각 설루션을 연내 상용화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하겠다”며 “이를 발판으로 시장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를 활용해 칩을 직접 냉각하는 액체냉각 설루션과 칠러를 이용해 데이터센터 내부 온도를 낮추는 공기냉각 설루션을 보유했다. LG전자의 CDU는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테크’를 바탕으로 높은 신뢰성과 에너지 효율을 갖췄다. 가상센서 기술이 적용돼 주요 센서가 고장 나더라도 냉각 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경기 평택 칠러 공장에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를 마련하고 냉각 설루션 성능 향상을 위한 테스트를 이어오고 있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해 액체냉각 기술 검증도 진행 중이다.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디지털 트윈 시스템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가상의 환경에서 서버의 발열을 예측하고 AI가 HVAC 제품을 제어해 에너지 소비를 절감한다.
초대형 냉방기 칠러는 데이터센터와 대형 건물 등 B2B 영역에서 성장을 이어간다. 2027년 120억 달러(16조4000억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칠러 시장에서 2년 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인버터 스크롤 칠러는 미국 배터리 공장, 국내 화학 플랜트 등에 공급되며 올해 5월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 유지보수에 이르는 현지 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비하드웨어 분야 매출 비중을 20%까지 확대해 사업 체질을 다진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도 현지 맞춤형 전략과 밸류체인을 강화한다. 국내 창원에만 있던 HVAC 제품 개발 전담 조직을 올해 내 인도에 신설해 인도와 인근 국가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HVAC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접 분야에서 순차적 인수를 검토해 사업 역량과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최근 유럽 HVAC 사업 확대를 위해 유럽 프리미엄 온수 설루션 기업 OSO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