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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퇴 맞은 구글, 시장 재편까지도 바라보는 법적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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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글의 시장 독점 논란이 화제다. 과거에도 주요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독점 조사가 진행됐던 사례가 있었으나, 이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미국 법무부는 구글을 향해 불법적인 독점이라 외치며, 운영 방식의 변경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을 비롯한 파트너사와 협력사 간 비즈니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으며, 글로벌 IT 시장의 지형 변화까지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기의 구글, 시장 독점 논란 확대

 

지난 8월 5일, 미국 법무부는 구글에 강력한 철퇴를 날렸다. 장기간 검색 시장을 장악해 온 구글에 ‘불법 독점’이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워싱턴DC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판결을 근거로 구글의 불법적인 검색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을 결정해 이행하도록 명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아미트 메흐타 판사가 내릴 명령이 구글의 운영 방식 변경 혹은 사업 일부를 매각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구글은 판결 결과에 불목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미 법무부는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한 구글에 대한 해체 가능성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워싱턴DC 연방법원 재판부가 온라인 검색시장 반독점 소송에서 원고인 미 법무부의 손을 들어준 것과 관련해 법무부 내에서 이러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밀어붙일 경우 가장 처분 가능성이 높은 부문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와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이 꼽힌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구글 광고 서비스 기업인 애드워즈 매각, 경쟁 기업에 데이터 공유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메흐타 판사는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만 판결하고 구체적인 처벌 등에 대해 추후 결정하기로 했는데, 법무부가 제시할 방안은 결국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져야 시행된다. 

 

이번 소송은 미 법무부와 일부 주가 2020년 10월 구글이 미 검색 엔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애플·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며 반독점법을 어겼다고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이 공방은 미 법무부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제기한 반독점 소송 이후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최대 반독점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구글 해체에 나서게 되면, 이는 독점법 위반 기업을 대상으로 약 20년 만에 추진되는 판례로 남는다. 당시 법무부는 MS 해체를 시도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성공하지 못했다. 

 

소송 여파, 감당할 수 있을까

 

구글은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강자다. 여기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은 구글 전체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2분기 알파벳의 매출 중 광고 수익은 약 77%에 달했다. 이번 소송은 구글에 상당한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구글은 자사 검색 엔진을 아이폰에 기본 설정으로 만들기 위해 애플에 지급해 온 260억 달러를 금지당할 수 있다.

 

미 법무부가 주목한 부분도 이 막대한 자본이다. 만약 구글-애플 간 거래가 중지된다면, 애플 입장에서는 구글 엔진을 고수할 이유가 사라진다. 광고 사업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선택지도 구글 입장에서는 고민거리다. 앞서 언급했듯이 광고 수익은 주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등에 구글 검색 엔진을 기본 설정으로 두는 거래가 종료될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양사간 거래가 중단될 경우 애플의 이익이 4∼6%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버코어 ISI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검색 엔진을 기본 설정으로 두기 위한 비용을 더는 지불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애플 등은 소비자가 검색 엔진을 선택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만약 애플-구글과의 거래가 끝나면 MS 빙이나 오픈AI의 새로운 검색 엔진과 같은 대체품을 제공하는 등의 옵션이 생긴다고 보도했다. 

 

구글 입장에서는 비단 눈앞에 수익을 떠나 시장 지배력 약화가 가져올 미래 결과도 우려스럽다. 한 예로, 애플은 AI 분야에 진출하며 향후 출시되는 기기에 챗GPT를 도입하기 위해 오픈AI와 제휴한 바 있다. 이 계약이 비독점적인 만큼 다른 기업과의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판결로 구글과의 검색 계약을 종료해야 한다면 애플은 AI 기반 검색 서비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오픈AI는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앞세워 구글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오픈AI는 지난 7월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정보에 접근하는 AI 기반 검색엔진 서치GPT를 출시하면서 검색 시장에 뛰어들었다. 

 

독점 규제, 그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

 

이번 소송 논란은 구글을 제외한 다른 빅테크에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의 불법적인 시장 독점적 지위를 막으려는 미 정부의 규제 의지를 재확인하는 사례가 된 것이다. 구글의 사례를 차치하더라도, 빅테크에 대한 독점 규제는 지속적으로 다뤄져 왔고 진행 중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권을 유지해왔다며 법무부 등으로부터 반독점 소송을 당했다. 자사의 기기에서만 앱을 허용하고 타사 기기와 호환은 제한하는 폐쇄적 생태계로 불법적인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난해 9월 아마존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FTC는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불법적인 독점적 지위로 제품 품질을 떨어뜨리고 판매자들에게 과도한 요금을 부과했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왓츠앱을 불법 인수하는 방식으로 소셜미디어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며 2020년 12월 FTC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최근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로부터 번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가 AI 칩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경쟁업체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아마존과 앤스로픽의 파트너십에 대한 정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CMA는 아마존과 앤스로픽의 파트너십이 합병과 같은 상황을 만들어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합병에 해당하면 영국 시장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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