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난 한 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에서 역대 가장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다. 작년 미국 실적에서 GM과 도요타, 포드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톱4' 진입도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가 2023년 미국에서 165만2821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판매대수가 12.1%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던 2021년(148만9118대)보다 16만대 이상 웃도는 수치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11.5% 증가한 87만370대를, 기아는 12.8% 상승한 78만2451대를 각각 미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전년 대비 22.6% 늘어난 6만9175대가 판매됐다. 이러한 현대차와 기아 실적 모두 역대 연간 최다 판매기록으로, 현대차·기아 합산 연간 판매량이 160만대를 넘어서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 차 판매 호조가 현대차·기아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현대차 투싼은 역대 최다인 20만9624대 팔렸는데, 투싼 연간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전기차 아이오닉5 판매량도 연간 역대 최다인 3만3918대에 달했다. 아반떼(13만4149대), 싼타페(13만1574대)도 13만대 이상 판매됐다.
기아의 경우 스포티지가 14만780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K3(12만3953대), 텔루라이드(11만765대) 순이다. 이들 3개 차종 판매량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현대차그룹이 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가 공개한 작년 연간 판매량을 보면 GM이 257만7662대로 1위를 차지했고. 도요타(224만8477대)가 그 뒤를 이었다. 포드의 판매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대차그룹을 앞설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130만8186대를 판매해 현대차그룹에 못미쳤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진출 35년 만인 2021년에 혼다를 제쳤으며, 상위 자동차 그룹과 판매량 격차를 계속해서 좁혀가고 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기록적인 총판매량과 소매 판매량으로 2023년을 마무리했으며, 월별 총판매량을 지속해서 늘리면서 약 2년 전부터 시작된 추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기아 북미권역본부 및 미국판매법인 윤승규 법인장은 "역동적 스타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혁신적인 전기차 라인업은 기아 브랜드의 최대 강점으로 자리 잡았다"며 "2024년 출시될 신차 및 상품성 개선 모델 6개 차종은 기아의 성장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