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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SDV 전환 트렌드 인한 전장 산업에 역량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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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등으로 가전·IT 업계가 수요 위축을 겪는 가운데서도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이 지속적인 호조를 보여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LG전자의 TV 등 주력 사업 부문이 여전히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어려운 국면을 지나는 동안 전장 사업이 양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전장 역시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라는 우려 요소가 있으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프리미엄 차량 위주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전략이 실적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 부문 자회사 하만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8000억 원, 영업이익 45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종전 역대 최고기록인 작년 4분기(3700억 원)를 큰 폭으로 경신했다. 전장 고객사 수주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용 고사양 오디오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삼성전자에 인수된 하만은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JBL, 마크 레빈슨, 하만카돈, 바워스 앤 윌킨스(B&W), 뱅앤올룹슨 등 브랜드로 유명한 하만의 카오디오는 도요타, BMW, 르노, 아우디, 볼보, 폭스바겐, 제네시스 등 주요 완성차에 공급된다. 

 

인수 초기에는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했으나 점차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만의 영업이익은 2017년 600억 원에서 2018년 1600억 원, 2019년 3200억 원까지 올랐다가 코로나 대확산 첫해인 2020년 600억 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1년 6000억 원으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 8800억 원까지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 연간 누적 영업이익은 8300억 원으로, 연간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누적 매출은 10조4700억 원으로 작년 연간 매출의 약 80%를 이미 채웠다. 하만의 올해 누적 매출은 삼성전자 전체의 5.5%, 영업이익은 22%에 달한다. 주력 분야인 반도체가 호실적을 내던 시기에는 비중이 미미했지만,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저조해지자 삼성전자 실적의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삼성의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결합한 하만의 전장 사업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운전자의 행동을 감지해 졸음운전 등 위험 상태인 경우 경고 신호를 내며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레디 케어'를 비롯해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성능과 가격, 디자인을 최적화하는 '레디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등 시청각 정보를 결합해 주행에 도움을 주는 '레디 비전'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전장을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삼은 LG전자도 3분기 전장 부문에서 호실적을 이어갔다. LG전자 전장 부문은 올 3분기 매출 2조5035억 원, 영업이익 13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체 분기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LG전자는 전장을 일찌감치 미래 신사업으로 삼고 2013년 전장 사업을 이끌 VS사업본부를 신설했지만, 2015년 연간 50억 원 흑자를 낸 뒤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고전했다. 그러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696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올 1분기와 2분기 연이어 양호한 실적을 냈고, 3분기에도 이런 흐름을 이어가며 존재감 각인에 성공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조명,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분야가 핵심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완성차 업체 차량에 탑재되고 있으며, 차량용 조명 역시 BMW, 벤츠, 포르쉐 등 고급 완성차 모델에 공급된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올해 출시한 2024년형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에도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적용한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LG 스마트TV 운영체제인 웹OS는 기존에 모바일이나 TV로 이용하던 온라인 콘텐츠를 자동차 내에서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게 하는 차량 특화 시스템이다.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에서는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인천과 중국 난징, 멕시코 라모스에 생산공장을 두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은 올 9월 양산을 시작했고, 헝가리 미슈콜츠에도 유럽 첫 생산공장을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의 둔화에도 LG전자는 올해 말 전장 수주 잔고가 10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 전장 3사(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의 사업 전망에 대해 "전기차 성장 둔화에도 전기차 부품의 수직계열화로 턴키 방식 공급(일괄 공급체제)을 선호하는 고객 기반이 바르게 확대되고 있어 올해 3사의 전장 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133조 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가전 사업을 통해 축적한 고객 경험 노하우를 모빌리티 분야로 적극 확장한다는 게 LG전자의 핵심 미래 전략 중 하나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앞서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서 미래 모빌리티 고객 경험 콘셉트 '알파블'을 소개하며 전장 사업 확대 의지를 밝혔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디지털화된 '개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추세에 맞춰 자동차가 고객 필요에 따라 휴식·여가 공간 등으로 자유롭게 변형되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콘텐츠를 제안하는 등 혁신적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알파블의 콘셉트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 경험 노하우를 녹인 전장 부품을 선보이며 다른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내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SDV로의 변화 흐름에 빠르게 대응해 소비자의 모빌리티 경험을 혁신하는 티어1(tier 1)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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