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데이터는 ‘소유’ 아닌 ‘공유’…수요자 관점 제도 뒷받침 필요
데이터 생태계 위해서는 거래 활성화로 비즈니스 모델 창출해야
“산업 데이터는 소유가 아닌 공유이며 수요자 관점에서 정책 방안들을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 데이터의 거래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
지난 7월 여의도 의원 회관에서 양금희 국회의원의 주최로 ‘ON 미래, 산업 디지털 전환 국회 포럼’이 열렸다.
양금희 의원은 개회사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극에 달했고 기업과 산업은 끊임없이 요구 받고 있고 각 산업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과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는데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을 넘어 기업 간 데이터들이 연결되고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또 “우리의 강점인 주력 산업과 정보통신 기술 경쟁력을 활용해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며 “7월 5일 시행된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이 주어진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시적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는 협업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고 정부와 국회에서는 필요한 제도를 제때에 강력하게 뒷받침 한다면 우리 주력산업의 디지털 전환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토론회를 위해서 발제자로 고려대 이영환 특임교수의 ‘산업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 추진 방향’과 세이창원특수강 채민석 상무의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사례’에 대한 발표가 있었으며,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의 이슈와 도전 과제, 관련 부처의 시행 계획, 그리고 다양한 정책 의제와 향후 전략적 대응 방안 등이 다뤄졌다.
산업 디지털 전환 이슈와 도전 과제
■ 임춘성 연세대학교 교수 (이하 좌장) :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큰 만큼 산업 데이터의 개념적인 정의도 상당히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산업 디지털 전환법이 이제야 제정되었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로 오랜 기간 그 중요성을 생각해온 거에 반해서 다양한 정의와 관점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산업 디지털 전환은 포괄적이고 본질적인 주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산업 디지털 전환은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혁신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가치까지 전달하는 전 산업의 영역을 다루고 있는 거라고 보는데, 오늘 토론자들께서는 전체적인 영역에 대해서 중요성을 조금씩이나마 피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산업 데이터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핵심을 언급해주실 거 같은 데요, 여영준 부연구위원님 시작해주시죠.
□ 여영준 부연구위원 (국회미래연구원) :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에 있어서 어떤 이슈들을 향후에 좀 더 다뤄야 하고 도전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제언해 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산업 데이터의 개념적인 정의나 실제 적용에 있어서 애매 모호성이 더욱 증진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산업 데이터라고 하면, 법에는 전 산업에 대해서 사용수익권을 포함한 데이터 재산권 개념을 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 산업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보건의료 산업에서 생산 혹은 활용되는 데이터의 경우에는 의료법에 따라서 어느 영역까지 산업 데이터로 규정할 수 있을지 등이 매우 중요한 이슈로 등장할 것입니다.
또한, 폭넓게 다뤄지고 있는 산업 데이터에 대한 개념적 해석은 기존 법률과 중복 문제를 야기함으로써 제도적인 불확실성을 보다 확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데이터산업법에 명시된 데이터 개념과 비교했을 때 산업 데이터가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에 대해서 산업 현장은 온전하게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산업현장에 플레이어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데이터 활용 생태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합의와 활발한 논의 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는 수요자 관점의 산업 데이터 활용 생태계 형성 방안에 대해서 더욱 구체화된 형태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의 중요한 의의는 산업 데이터 사용수익권을 제도적으로 입법화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산업 데이터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수요자 관점에서 정책 방안들을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와 비교했을 때 유럽 연합의 경우는 데이터 소유권이나 재산권을 강조하기보다는 데이터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이 어떻게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지에 대한 권리보호에 힘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데이터 생산자에서 의해서 디지털 전환이 촉진되는 것이 아니라 수요기업과 생산자 간의 상호 협업을 통해서 산업 데이터 생태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하고 거래하는 목적 그리고 사용자의 니즈에 맞춘 데이터 거래시장이 다양한 형태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뒷받침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는 산업 혁신 관련 다양한 정책문제들을 연구하고 수행하는데 항상 지적되는 사항이 부처 간의 연계와 조정 과정이 미흡하다는 점입니다. 그 말은 개별 부처가 해석하고 인식하는 디지털 전환 개념과 데이터라는 개념은 서로 다른 접근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 관련 분쟁이나 갈등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를 어떻게 봉합하고 해소해야 할지에 대한 방식이 상이할 수 있다라는 점입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 법률적이고 제도적인 불확실성을 보다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법으로써 체계를 혁신할 필요가 있는데,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에 명시되어 있는 위원회를 포함해서 다양한 부처와 산업 데이터 생태계와 관련된 플레이어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합의기구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입법 기관인 국회의 역할도 좀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산업 디지털 촉진법 의미와 세부 계획
■ 좌장 : 3가지 말씀을 주셨습니다.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수성, 즉 각종 산업의 도메인별로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법제도와 규제가 이상적인 데이터 활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와 수요자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산업과 범부처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입법 기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어서, 본 부처에서 나오셨는데 아무래도 산업 디지털 촉진법을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것 같습니다. 노건기 국장님, 발언해주시죠.
□ 노건기 국장 (산업통상자원부) : 산업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 앞서 발제해 주셨는데, 그 모습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게 뭐냐 했을 때 크게 4가지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가장 낮은 단계 의미에서 산업 디지털 전환이라고 하면 공정의 혁신을 얘기할 수 있겠고요. 둘째는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고도화하거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차원으로의 확장이 될 수 있겠습니다. 셋째는 기업의 범위를 넘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즉, 산업 디지털 전환법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재정됐다고 보면 되고요. 넷째는 산업 데이터에 대한 일정한 재산적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거래가 활성화되고 그러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말씀드린 4가지가 시장에서 잘 이루어지면 우리나라 산업 전체가 디지털 전환이 되겠죠. 실제로 기업들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가 기업들을 만나보면 의지는 매우 강한데 투자할 만한 여력이나 역량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책적인 노력을 하기 위해 왜 그런 부분들이 지체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몇 가지 말씀드려 보면, 첫째는 기업 역량의 문제입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중견 기업들은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역량이 안 되는 측면이 있어요. 그리고 그 기업들이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사례도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벤치마킹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실제로 적용하는데 재무적인 문제나 인력 충원 문제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됩니다.
둘째는 전문 인력의 문제입니다. 업종별 산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활용할 수 있는 AI 빅데이터 전문 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중급 인재만 해도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 대기업과 일반 제조 대기업에서 많이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방에는 전문 인력이 사실상 있지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제조기업은 디지털 전환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셋째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게 오롯이 기업의 역량과 능력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협업 체계를 갖추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그 협업을 할 만한 환경이 우리는 매우 미흡한 상태입니다. 특히나 기업 내부 정보 보호,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다른 기업들과 협업에 매우 소극적이죠. 이런 부분들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어떻게 보완하고 디지털 전환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거냐가 과제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는 우리 기업들이 현장 수요를 직접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민간의 협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기업과 연구소, 관련 기관들로 구성된 산업 디지털 전환 연대를 지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이걸 더 확대하고요. 또한, 기업 활동을 밀착 지원하기 위해 협업지원센터에서 개별 기업 디지털 전환에 대한 컨설팅 등 여러 가지 지원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 협업지원센터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민간의 디지털 전환 수요 중에서 산업 파급 효과가 큰 프로젝트를 발굴해서 지원하고 성공 사례를 산업 전체로 확산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그리고 디지털 기반의 연계협력을 통해서 디지털 협업 공정을 구축하여 제조 벨류체인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세 번째는 산업 데이터 수익권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 지침을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산업 데이터를 거래했을 때 이익 배분은 어떻게 하고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해결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시장에 제시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관련 기업들은 그거에 근거해서 계약을 하고, 산업 데이터가 많이 거래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는 인프라적인 작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제조 혁신 생태계 구축에 역할 컸다
■ 좌장 : 산업부가 본 산업 디지털 전환의 범위, 그리고 그 범위에 맞는 각각의 세부적인 시행 계획들의 면면을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이현조 국장님, 말씀해주세요.
□ 이현조 국장 (중소벤처기업부) : 중기부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제조 혁신에 주완점을 두고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규모가 세계 5위로 제조 강국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크다는 겁니다. 생산성 격차가 커짐으로써 임금 격차도 생기고 임금 격차가 생기면 유능한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게 되죠. 중소 제조기업들이 이러한 문제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중기부는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사업을 통해서 중소기업의 공정 혁신과 경영 혁신을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은 작년 말까지 2만 5,000여개가 구축됐고 올해 말까지 3만개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스마트공장 구축 성과를 보면 개별 기업의 공정 혁신이나 역량 강화가 있었고 스마트 제조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초 환경도 조성되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도 생산성 29%, 품질 개선 43%, 매출 6.4% 정도 증가했습니다.
또한, 데이터 인공지능 활용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제조기업과 학계 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프라를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200개 제조 현장에 인공지능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보면 스마트공장에서 공급기업의 능력이 스마트 제조 혁신의 질을 좌우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공급기업 육성도 중요한 문제인데, 그동안에 MES나 ERP 중심의 솔루션 제공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머신비전 등 데이터 기반의 솔루션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성과는 사회 문제도 해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해서 진단키트나 마스크,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제조하는 업체에 스마트공장을 보급해서 신속한 대응에 일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으로 작업 환경이 안전하고 깨끗해짐으로써 우리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바뀌고 있죠.
그러나 한계는 있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공장의 77%가 기초 수준이고요, 고도화를 위해서는 민간의 투자가 필요한데 빠른 시간 내에 투자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성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공급기업의 역량도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고요. 데이터의 활용 측면에서도 제조 데이터를 통해서 부가가치를 발생시킨 사례가 아직 없습니다. 금융 데이터와는 달리 제조 데이터는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중기부는 디지털 전환과 일부는 관계도 있고 궁극적으로 제조 혁신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공장 고도화를 위해서는 K-스마트등대공장, 탄소중립 특화형 솔루션, 디지털 클러스터4.0 등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그 모델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고도화된 모델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공급기업 역량 향상을 위해서는 과기부와 함께 제조혁신 R&D 기술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조 인공지능 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업그레이드 해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표준 데이터 어셋을 디바이스별로 24종을 갖추고 있는데요, 앞으로 50종으로 더 확대해서 관련 분야 연구하는 분들, 새롭게 공급기업으로 진입하려는 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제조 데이터 거래 시스템도 올 연말까지 만들어 시범적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의 스마트 제조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근거법을 마련하고 그거에 대한 제정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 성장의 원천은 스마트제조 운영 인력입니다. 운영 인력들이 중요한데, 점점 고도화되면 인력도 수준 높은 인력들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장기 심화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을 통해서도 인력 양성에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 좌장 : 아무래도 맡고 있는 일이다 보니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 혁신에 관해 중점적으로 얘기해주셨는데요. 제가 하나 여쭤보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우수한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들어오길 바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사실 스타트업만 놓고 보면, 형태는 소기업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공급자적인 역할을 많이 하는 기술 기반 기업들이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과거에 꺼려했던 업종조차도 이제는 청년들이 들어와서 상당히 붐업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중소기업의 제조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 계획은 없는지요?
□ 이현조 국장 : 공급기업 중에는 적은 인력이지만 좋은 솔루션을 공급해서 수익성을 올리는 하이테크 기반의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스타트업들이죠. 저희는 이러한 기업들이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벤처 투자와 연계를 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작은 규모의 기업이라 할지라도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더 좋은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수준 높은 기업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산업 디지털 여정을 위한 범부처 차원 국가전략
■ 좌장 : 우리가 열악하다고 생각하는 중소 제조기업 현장에도 스타트업들이 들어가서 활력을 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과기정통부 홍성완 국장님께서 좀 더 폭넓은 얘기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발언해 주시죠.
□ 홍성완 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선제적인 정책 수립과 지원 확대를 통해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왔습니다. 여러 가지 계획들이 있었는데요, 2017년도에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 I-KOREA 4.0이 있었고 2018년 8월에는 데이터 경제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2019년 4월에 했고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그해 12월에 수립했습니다. 이 외에도 작년 10월에는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데이터 기본법)이, 올해 1월에는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이 법의 역할이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계획과 더불어서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보면, 과기정통부는 중소·벤처기업의 데이터 활용 생태계를 구현하고자 AI, 데이터, 클라우드 3개 분야의 바우처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AI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AI 바우처’는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필요한 수요기업의 현장혁신 노력을 지원하고,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공급기업 등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장에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 마련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바우처’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바우처 형식으로 지원하는 사업으로서, 중소기업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혁신 서비스를 창출해 나가도록 돕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바우처’ 또한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을 위해 클라우드 도입 컨설팅, 전환비용, 이용료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5G가 상용화된 지 몇 년이 지났는데요.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일반적인 5G 서비스가 아닌 제조 환경에 특화된 5G 특화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5G 특화망을 공장에 접목한 게 스마트공장이며, 현재 과기정통부와 중기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보는 것이 핵심인력 양성입니다. 핵심인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인재 육성을 하지만, 그와 별도로 현재 산업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ICT이노베이션스퀘어인데요, 이 사업은 2025년까지 인공지능·소프트웨어(AI·SW) 핵심인재 3만 7000명 양성을 목표로 5대 지역에 교육기관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역디지털정책협의회도 만들었는데요. 지역 디지털 혁신에 관한 정책 의제와 현안에 대해 과기정통부와 지자체가 소통해 협력방안을 찾고 지역의 디지털 신산업 육성 및 디지털전환 촉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국가전략입니다. 디지털 혁신의 핵심 동력인 디지털 활용 역량, 즉 도전적 연구개발(R&D)과 데이터 연계 활용 확대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AI 역량을 확보하고, 이를 산업과 사회 전 부문에서 AI 융합을 이끌어 낼 계획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데이터 소프트웨어 같은 핵심 산업을 육성해서 농업, 의료 등의 산업 분야에 접목될 수 있도록 범국가적인 혁신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간의 의견 수렴과 더불어서 현재 각 부처의 디지털 추진 계획을 종합하고 있고요. 지금 22개 부처가 자료를 제출해서 곧 종합된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관련된 인프라 조성 정책 지원이 필요
■ 좌장 : 디지털 기술을 총괄하는 과기정통부답게 범부처 차원의 국가전략까지 포괄적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3부처의 말씀을 들어봤고요. 이제는 민간기업 입장에서 들어봐야 될 텐데요, SK텔레콤의 최낙훈 부사장님 말씀해주시죠.
□ 최낙훈 부사장 (SK텔레콤) : 저는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크게 2가지 정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배경을 말씀드리면 SK텔레콤은 산업계에 IoT, 5G를 적용하고 있지만, 사실 저희 회사는 10년 전부터 자체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변화를 위해 AI와 빅데이터 관련된 기술들을 적용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나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축적된 역량을 가지고 저희 그룹 내 제조사들에 빅데이터 구축이라든지 AI 모델 적용을 7년 정도 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엔 그룹사 외의 기업들 대상으로도 확산을 하고 있는데요, 이걸 진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가장 기본 전재조건은 사람이라는 겁니다. 기업 내에 AI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 또는 도메인 날리지(전문지식)를 겸비한 사람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없더라도 각각의 특화된 조직이 있어서 서로 협업하면서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거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할 수 있을 텐데, 그걸 할 수 있는 기업들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들입니다.
아시겠지만, 데이터나 AI 관련 인력들은 데이터가 많은 영역에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들의 경우 데이터를 확보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할 수 있는 체제가 만들어지면 데이터 관련된 인력들을 자체적으로 육성을 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력 확보 차원에서 데이터 관련된 인프라나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AI나 데이터가 자동화 설비와 결합되어 단기간에 효과가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예로는 로봇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당 로봇 사용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로 로봇 강국입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동차와 전자제품 분야에 집중되어 있을 뿐 산업 전반에 퍼져 있진 않습니다.
로봇이 AI나 딥러닝과 결합되면서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닌 사람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용도로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이걸 확산할 수 있는 정책이나 지원이 있다면 물류뿐만 아니라 일반 중소 제조사에도 로봇이 훨씬 더 확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봇을 적용하면 효과가 단기간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정책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2가지 정도 제안을 드리고요. SK텔레콤은 5G뿐만 아니라 AI 데이터 관련해서 이번 데이터 촉진법으로 기반이 잘 마련됐기 때문에 산업 전반에 좀 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 좌장 : 잘 들었습니다. 사실 산업 데이터가 키워드잖아요. 산업 데이터는 어떤 특정 영역과 도메인의 특화된 데이터인데,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교육이거든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건 도메인 날리지에 특화된 교육입니다. 따라서 대학에서의 전문 인력 양성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재직자들, 즉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강조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로봇 얘기도 많은 시사점이 있는데, 이 부분은 주무 부처인 노건기 국장님께서 부연설명 해주시죠.
□ 노건기 국장 : 최낙훈 부사장님이 매우 중요한 말씀해 주셨는데요. 규모가 작고 아직은 산업 디지털 전환의 초기 단계인 기업들은 공정혁신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로봇 도입은 굉장히 의미가 있고, 산업부도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서 ‘로봇활용 표준공정모델’을 기반으로 제조 산업 전 분야에 로봇 보급을 착수했습니다. 현재 1000대 이상 로봇 보급 사업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제에 집중하면 해결 방법이 달라진다
■ 좌장 : 로봇 도입이 단기간에 공정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토론회를 위해 발제하셨던 채민석 상무님, 미쳐 다 하지 못한 말씀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채민석 상무 (세아창원특수강) : 기술이 혁신을 이끌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저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어떤 문제의 해결 노력이 기술을 만들고 그 기술이 혁명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전환이 바로 그런 것이죠. 문제에 대해 명확히 정의하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필요한 데이터들을 잘 모으는 과정부터 시작되어야 우리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메인 날리지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죠. 왜 이 말씀을 드리느냐면, 실제로 어떤 부분은 저희 공장에도 삼십 년, 사십 년 된 노후화된 설비들이 있습니다. 그 설비에서는 데이터를 못 끌어옵니다. 사람이 가서 다 수작업으로 해야 돼요. HMI로 하든 버튼을 돌리든지 하면 전광판에 조그맣게 숫자들이 변합니다. 그러면 그 숫자가 변한 걸 보고 수기로 적습니다. 휴먼에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되겠죠. 그래서 보통 우리는 PLC 아니면 PC를 설치해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받게 합니다. 그게 일반적인 방법이에요.
IT 전문가들은 노후화된 장비이기 때문에 케이블링 해야 되고 데스크탑을 해야 되고 패널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설비 하나의 데이터를 끌어오는데 2억이 든다고 합니다. 말이 안 되는 얘기죠. 이거는 기술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에 집중하면 해결 방법이 달라집니다.
문제는 우리가 받고 싶은 데이터가 있는데, 못 갖고 온다는 거죠. 하지만 머신비전이나 카메라로 찍고 데이터가 변할 때 OCR로 읽어 들여서 5G 동글 단말로 데이터를 주면 2~3백만 원이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요. 이것을 연습하고 경험한 사람들이 산업계에 많이 있어야 되고 그런 사람들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들이 모아져서 빅데이터 모델링을 하고 데이터 전처리를 하고 AI 알고리즘을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중소·중견 기업을 위해서 협회나 정부가 아날로그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는 디바이스들을 만들어 통신사들과 같이 사업을 한다면 매우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중소·중견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해서 플랫폼을 만들지 않아도 협회나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 플랫폼을 일정한 사용료만 내고 사용할 수 있으며 여기서 모인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죠.
또 하나는 교육입니다. 좌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교육과 도메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 리터러시(데이터 해독 능력) 역량과는 분명히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재직자들을 어떻게 전환시킬 거냐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물론 대학에서 교육을 통해 빅데이터 석사나 AI 석사를 주는 것도 우리가 열심히 해야 되겠지만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논문을 썼을 때 이그제큐티브 석·박사를 주는 제도를 활성화한다면 앞서 말씀드린 플랫폼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수소경제가 뜨거운 이슈죠. 그런데 수소는 수소취성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웬만한 소재를 가지고는 다 터지거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식이 됩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발명된 철 중에서 유일하게 압력을 견딜 수 있는 거는 스테인리스 316L이라는 소재입니다. 포스코에서 만들고 있고요. 포스코는 강판과 코일을 만들고 저희는 튜브를 만듭니다.
튜브는 수소와 관련된 많은 설비에 들어가서 사용되고 있는데, 간혹 유사 제품인 중국의 304 스테인리스가 저희 회사 제품으로 둔갑해서 설비에 납품되곤 합니다. 잘 못하면 폭파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한 일이거든요. 관세청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기 때문에 수입품 제재에 나서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산업을 보호하고 수소 경제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농수산부가 직접 농수산물을 유통 이력 하듯이 산업부에서도 몇 개의 중요한 품목에 대해서는 데이터화해서 유통 이력제를 실시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데이터로 연결이 필요한 시대
■ 좌장 : 적절하게 예를 들면서 상황 설명을 잘 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이영환 교수님이 마무리로 전체적인 말씀을 해주시겠습니다.
□ 이영환 특임교수 (고려대학교) : 저는 사람과 현장, 그리고 기업, 이 3가지 키워드로 마무리를 하고 싶은데요. 디지털 사회가 되면서 정보의 주체인 개인, 산업 주체인 기업 이렇게 접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다녀보면서 느낀 몇 가지 놀라운 사실들이 있어요. 뭐냐면 실무자와 경영진 간의 디지털 혁신, 디지털 전환을 바라보는 수준의 차이가 있더라는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는 기업에서 담당자들의 인식이 좀 많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요.
그리고 현장이라고 말씀 드린 것은, 저도 사실 전공이 행정학이지만 산업 분야로 전환을 하고 있거든요 그 얘기는 뭐냐면 지금 현장에 계신 분들이 자신은 어떤지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병이 있으면 의사에게 진단을 받듯이 기업들에 대한 진단도 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특정한 기업이나 특정한 단위가 아니라 데이터로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단절이 되어 있어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심지어 스타트업과 연결할 수 있는 매개가 없습니다. 데이터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해줘야 되고요. 그렇게 되면 중소·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서 자신들의 데이터 혁신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됩니다.
■ 좌장 :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귀중한 의견들이 정부와 국회에서 필요한 제도를 계획하고 수립하는 데 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긴 시간 토론과 도움 말씀 주신 패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토론회를 마치겠습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