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퍼뜨리는 허위정보에 함께 대응해가기로 했다.
미국과 EU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사클레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제2차 미국·EU 무역기술협의회(TTC)를 진행한 후 배포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AFP,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양측은 반도체 업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되 보조금 경쟁을 자제하고, 올해 초에 빚어진 반도체 공급 차질을 예측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기자동차 등 생산에 필요한 희토류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를 조달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양측은 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진실을 겨냥한 총공격"을 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사실에 기반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접근하도록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빚어지는 식량 위기의 원인을 서방으로 돌리는 러시아를 비판하면서 역내뿐 아니라 역외에도 올바른 정보를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미국과 EU 사이에 불필요한 무역장벽을 피하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가기로 양측은 합의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 EU는 기술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에서 첫 회의를 가진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보다는 러시아에 관한 논의에 무게가 실렸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EU뿐 아니라 전 세계의 파이를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고 동조했다.
TTC에서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과 케서린 타이 USTR 대표가, EU는 EU 집행위원회의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