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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3D프린팅 ‘붐’ 일다-②] 급성장하는 글로벌 3D프린팅 시장, 국내 산업계 준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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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티 이동재 기자 |

 

글로벌 3D프린팅 시장 규모는 약 126억 달러, 원화로 15조 원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는 3D프린팅 시장이 약 348억 달러, 원화로 40조 원이 넘는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에 열린 ‘3D프린팅 유저 컨퍼런스’에서 3D시스템즈코리아의 이지훈 본부장이 강연한 내용을 토대로, 국내 3D프린팅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고,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전문가들이 3D프린팅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전망한 배경에는 4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는 맞춤형 제품 개발의 용이성이다. 3D프린팅은 금형을 찍어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그때그때 출력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제품 수준의 제품이 아닌, 실제 판매 가능한 제품까지도 만들 수 있어, 맞춤형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일이 용이해졌다.

 

둘째는 제조비용의 감소다. 3D프린팅은 사전에 금형을 만들지 않아 비용이 적게 든다. 또 기술이 좋아지면서 생산 단계에서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셋째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정부 단위의 투자다. 많은 나라에서 3D프린팅 산업의 미래를 긍정하고, 큰 단위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 요인은 다양한 산업용 3D프린팅 재료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프린터 장비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동일한 장비에 금속, 플라스틱 등 다양한 산업용 소재를 적용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글로벌 3D프린팅 시장 동향

 

기술의 발전으로 3D프린팅이 더 이상 소량 생산에만 국한되지 않게 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역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도 온라인 프린팅에 대한 수요를 촉진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 매출 규모 20억 달러의 산업용 프린팅 시장이 2025년 50억 달러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D프린팅 소재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 분야는 항공우주와 자동차다. 항공우주 산업은 산업의 특성상 경량화가 중요한 이슈다. 친환경 자동차 역시, 자동차의 무게를 낮추는 것이 자동차의 성능과 매우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가 가장 많이 바꿔놓은 산업 중 하나는 의료 산업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의료 산업에서 3D프린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실제 활용 케이스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교육 및 R&D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고 있어,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쓰이는 소재의 사용량도 계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3D프린팅에 금속을 사용하는 메탈 프린팅 시장은 작년 약 1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메탈 프린팅 시장이 전체 3D프린팅 시장 평균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메탈 프린팅 시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시제품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보다 본 제품 생산에 쓰일 수 있는 메탈 소재의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메탈 소재 프린팅도 항공우주 산업에서의 수요를 기반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항공우주 산업에서는 플라스틱보다 메탈 소재를 사용하려는 시도가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금속 프린터도 금속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금속 특히 분말을 사용하는 방식이 메탈 프린팅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금속 분말 개발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한편, 글로벌 3D프린팅 시장은 전반적으로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메탈 프린팅 시장만큼은 APAC 시장에서의 성장이 더 돋보인다. 중국의 영향이 가장 큰데,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분야에 메탈 프린팅이 많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과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APAC 메탈 프린팅 시장을 중국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중국이 이끄는 APAC 시장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글로벌 메탈 프린팅 시장의 전체 성장과도 이어진다.

플라스틱 프린팅 시장은 메탈 프린팅 시장에 비해 규모가 조금 작지만, 그래도 매년 20% 정도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플라스틱 프린터 장비는 메탈 장비보다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속 장비에 비해 가격 대비 효율성이 뛰어나고 소재의 가격도 싸다.

 

처음 3D 프린터가 개발됐을 때, RP(Rapid prototype) 시제품을 만들다 보니, 생산으로 가기 전 단계에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했다. 플라스틱 역시 항공우주, 자동차, 의료,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고, 현재 더 다양한 분야로 쓰임새를 확장 중이다.

 

플라스틱 프린터도 금속 프린터와 마찬가지로 R&D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고 있다. SLA, DLP, 폴리젯, 멀티젯 등 포토폴리머 기반의 프린팅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포토폴리머는 플라스틱보다는 재료비가 약간 비싸다. 그러나 실제로 그만큼의 물성치를 가지고 있고 활용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포토폴리머 기술을 기반으로 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국내 3D프린팅 시장은

 

국내 프린팅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일시적인 축소가 있었지만, 큰 흐름 안에선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국내 3D프린팅 시장의 시장 규모는 현재 약 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유관 기업수가 증가했다. 2020년은 코로나의 여파로 시장 규모는 줄었지만, 되려 관련 업체들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규모가 불가피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에도, 3D프린팅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주로 스타트업이나 신생기업이 장비·소재 개발, 서비스 개발 등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

 

산업 인력은 작년 3D 프린터 시장이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줄었다. 장비, 소프트웨어, 서비스, 유통에서 전부 줄었으나 소재 부분은 반대로 늘어났다. R&D 투자 현황을 보면, 2020년 기업의 전체적인 R&D 투자 비중은 감소했지만, 장비, 소재, 소프트웨어 3가지 분야는 2019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유형별 시장 규모를 보면, 장비, 소재,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모든 유형별 시장 규모가 2020년 들어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로 인해 투자와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줄었고, 공공기관이 문을 닫거나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해, 공공기관의 설비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별 시장 규모를 보면, 정부출연기관, 공공기관의 비중이 30%에 가깝다. 그만큼 한국은 정부 차원에서 3D프린팅 산업에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3D프린팅 시장의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당연히 일반의 산업용 프린팅 시장이 함께 성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공 분야 다음으로 활용 규모가 큰 산업은 자동차다. 자동차 중에서도 특히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서 3D프린팅의 활용이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항공우주 산업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한국의 항공우주 산업은 아직까지 특별하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작년부터 시작해 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기타 항공 관련 산업체들에서 3D프린팅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아직은 미미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3D프린팅 시장 선도국가로 나아가려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3D프린팅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 인력 양성, 투자 확대, 연구개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우선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3D프린팅이 적용되고 있는 산업 분야는 아직까지 확장이 더디다. 더 다양한 분야에 적용돼야 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상용화 사례나, 기존의 제품 생산 프로세스를 3D프린팅으로 완전히 전환한 사례가 많지는 않다.

 

성공적인 적용 사례가 있다 하더라도 기업 입장에서는 외부에 공개를 많이 꺼리는 상황이다. 3D프린팅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기업들이 성공적인 사례들을 공개하고 공유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 사례를 포함한 성공적 활용 사례들을 각기 사정에 맞게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인력양성 부분이다. 현재까지 기초적인 단계의 교육은 정부, 학교, 관공서 등으로부터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가 단계의 교육이 많이 부족하다. 특히, 3D 모델링이나 시뮬레이션은 3D프린팅 과정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기술인데,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전문 교육은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엔 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3D프린터에 대한 교육을 받는 학과들이 있는데, 대학을 지나고 석·박사 과정에 들어가면서는 교육의 연결이 안 되고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대학에선 학사부터 시작해 석·박사 통합과정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 산학연 협력을 통해서 학사부터 석·박사까지 연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해외기업 탐방 등을 통해 해외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싱가포르 난양공대 쪽으로 매년 학생들을 보내, 1~2주 동안 관련된 기술을 배우고, 국내로 돌아와서 논문을 쓴다든지 후배들에게 전달해주는 교육 과정도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결국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재직자를 위한 3D프린팅 활용 전문 교육도 필요하다.

 

셋째로 투자 부분이다. 최근 공공기관들에는 3D 프린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센터가 거의 없을 정도로, 3D프린터가 많이 보급됐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3D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자는 본래의 취지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장비 구축에 있어선 지금까지 만들어온 인프라가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구축된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지, 어떻게 일반에 홍보하고, 소개할지 더 고민해야 한다.

 

당연히 신규 장비도 도입해야 한다. 기술은 계속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5년 전, 10년 전 장비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준에 구축돼 있는 장비들도 활용하면서 신규 장비의 도입도 잡아야 한다.

 

급증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바이오 프린팅, 우주항공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3D프린팅 활용이 확대돼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실증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하다. 어떤 회사가 정부의 자금으로 장비를 도입했을 때, 잘 사용하고 있는지, 일반에 얼마나 혜택이 돌아가고 있는지 등에 대한 실증,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제작 검증, 공정, 공정 도입 등의 컨설팅도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 연구개발의 경우, 국내에서 연구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외산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급형 프린터의 경우, 국산 장비가 75% 정도를 차지하고, 산업용 프린터는 외산 장비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용 프린터와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장비, 소재,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모두 균형적인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과 비중은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3D프린터를 구동하기 위한 구동형 소프트웨어와, 3D프린팅을 하기 위한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모델링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3D프린팅의 장비, 소재, 소프트웨어를 별개의 것으로 구분지어 생각하곤 하는데, 각각의 요소들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져 움직이는 만큼, 균형적인 개발과 함께, 이 세 가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부분도 계속해서 개발돼야 한다.

 

최근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금속 소재, 복합 소재에 대한 개발과, 3D프린팅에 특화된 공정기술의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장비 운용, 모니터링, 모델링, 시뮬레이션, 해석 용도의 갖가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야 할 필요도 있다.

 

맞춤형 제품 제작도 이제는 대량 생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내가 디자인한 데이터를 원하는 수량만큼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면서 3D프린팅 산업의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연간 25%에 육박하는 시장 성장률은 다른 산업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수치다.

 

3D프린팅 시장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산업 규모의 성장, 기술력 확보, 적용 사례 발굴이 뒤따라야 한다. 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할 때 국내 기술력이 해외 기술들과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만큼 성장하고, 국내 3D프린팅 시장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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