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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칼럼] 재산범죄-③ 배임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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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 법무법인 수성 대표 변호사

 

‘배임’이란?

 

‘배임’의 사전적 의미는 ‘주어진 임무를 저버리거나 임무의 본래 뜻에 어긋남’을 의미한다. ‘배임죄’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의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상, 계약상, 신의칙상 당연히 기대되는 행위에 어긋나는 작위 및 부작위 행위를 하여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이사가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한 타인에게 회사 자금을 대여한 경우 회사가 손해를 입게 될 것을 충분히 알았다면 이는 회사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형법은 ‘배임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 단순횡령죄(형법 제355조 제2항)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업무상횡령죄(형법 제356조) :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기업 활동과 배임

 

1. 회사의 이사 등

상법상 회사의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하는 ‘충실의무’가 있다(상법 제382조의3). 이는 대표이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 자산으로 거액의 기부를 하여 회사를 채무초과상태에 빠뜨리거나 채무상환이 곤란한 상태에 처하게 한 경우 이는 업무상배임에 해당하고, 그 대표이사가 실질적 1인 주주라는 사정이 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주식회사 이사가 타인 발행의 약속어음에 회사 명의로 배서할 경우 그 타인이 지급능력이 없어 그 배서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점을 알면서 하였다면, 회사에 대하여 배임에 해당하게 되고, 이는 사실상 대주주의 양해를 얻었다거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배임행위가 정당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표이사의 대표권 남용 등으로 인해 그 행위가 법률상 무효인 경우에는 배임죄를 인정한 사례와 부인한 사례가 혼재하고 있다.

 

즉, 대법원은 회사의 대표이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채권자들에게 회사 명의의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해 준 경우, 또는 개인적인 채무의 담보를 위해 회사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경우에는 이러한 대표이사의 행위를 ‘대표권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아 회사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 인정하면서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했다.

 

이는 대표이사의 행위가 법률적으로 무효이므로, 상대방은 회사에 대하여 권리를 주장하거나 청구를 할 수 없고, 따라서 회사의 입장에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위험도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표이사가 개인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회사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경우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경우 회사가 소지인에 대해 어음금 채무를 부담할 위험이 발생하므로 배임죄를 인정한다.

 

또한, 대표이사가 회사의 유일한 재산을 처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나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경우 그 매매계약이나 소유권이전등기가 법률상 무효라 하더라도 경제적 관점에서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경우에 해당하다고 본 사례가 있다.

 

2. 기업비밀, 영업비밀 관련

기업 활동 중 회사의 영업비밀 등 중요정보가 경쟁사에 유출되는 경우가 있다. ‘영업비밀’이란 기업이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여 개발·축적한 비밀정보를 의미하고, 기술상 정보뿐 아니라 경영상의 정보도 포함된다. 이와 관련하여 기업의 영업비밀을 유출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 직원이 경제적 대가를 얻기 위해 경쟁업체에 영업비밀을 유출하는 행위는 당연히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또한,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자산인 경우에도 그 자료의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 해당하고, 반출행위 자체는 적법하더라도 퇴사 시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반환/폐기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반환/미폐기 행위가 업무상배임죄 해당한다.

 

3. 경영판단의 문제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회사의 경영자가 자신의 권한 내에서 합리적인 근거에 따라 성실하게 회사에 최상의 이익이 된다고 믿는 바에 따라 결정을 하면 그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그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이는 미국법에서 유래된 원칙이며,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대법원 판례에서 명시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배임죄와 관련하여서는 특히 계열사의 내부지원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었는데, 자금난에 빠진 계열사를 지원하는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는지 문제가 되었다. 특정 계열사를 지원하고자 다른 계열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행위는 결국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계열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결정과정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었는지, 절차가 합법적이었는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면서 ‘절차적인 문제가 다소 있었고, 결과가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전체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였다(대법원2015도12633판결).

 

반면, 대표이사의 개인회사를 위해 회사의 지원금을 사용했다면 이는 배임에 해당한다고 하여 경영판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대법원2016도10092판결).

 

 

배임수재죄

 

추가적으로 배임과 관련하여 ‘배임수재죄’가 있다(형법 제357조). 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며, 공무원의 뇌물죄에 상응하는 규정이다.

 

공사수주와 관련한 금품수수, 대학병원의사가 의약품 사용의 대가로 접대를 받는 경우, 대학교수가 교재선정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경우 등 여러 사례가 있다.

 

배임수재는 ‘부정한 청탁’과 그에 따른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므로써 범죄의 기수가 성립하며, 반드시 임무위배의 행위까지 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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