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김진희 기자 |
올해 상반기 대기업들의 투자가 작년보다 3조6천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반도체와 제약·유통 기업들이 작년보다 투자를 늘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체로 볼 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작년보다 오히려 투자가 감소했고, 업종별·기업별 양극화도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와 연합뉴스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3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 기업의 총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은 82조8천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상반기(79조1천623억원)보다 4.6%(3조6천479억원) 늘어난 것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대비 12.6%(9조2천396억원)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의 투자액이 지난해 상반기 30조6천12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7조8천25억원으로 23.5%(7조1천902억원) 늘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설 투자를 대폭 확대한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19조8천213억원)보다 26.7%(5조2천936억원) 늘어난 25조1천149억원을 들여 반기 사상 최대 투자를 집행했다. 2019년 상반기(11조2천467억원)에 비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투자 규모는 조사 대상 기업 전체 투자액의 30.3% 수준으로, 투자금액이 10조원을 넘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이 가운데 무형자산을 제외한 순수 설비 투자액은 23조3천60억원이며 이중 90%에 육박하는 20조9천338억원을 반도체 투자에 썼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작년보다 40.5% 증가한 7조4천772억원을 투자했다. 이천사업장 증설과 신규 장비 반입 등 설비 부문에만 6조9천480억원이 투입됐다.
특이할 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투자금액이 332개 기업 전체 투자금액의 40%에 육박할 만큼 절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상반기 투자액이 작년 동기 대비 오히려 3조8천억원(7.0%) 이상 줄어 대조를 이뤘다.
전기전자 업종 외에는 유통(증가액 3천457억원)과 제약(2천566억원), 식음료(2천246억원), 서비스(2천218억원) 등 11개 업종에서 작년 상반기보다 투자액이 증가했다.
CJ제일제당(2천787억원)과 삼성물산(1천702억원), KT(1천69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천693억원), 롯데쇼핑(1천317억원), 엔씨소프트(1천214억 원) 등 10개 회사는 1천억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이에 비해 석유화학(1조7천788억원) 업종은 지난해 정유사의 대규모 적자 영향으로, 자동차·부품(1조1천520억원) 업종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조원 이상 투자가 감소했다.
공기업(-4천593억원), 조선·기계·설비(-4천359억원), 통신(-4천10억원), 철강(-3천998억원) 업종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전력공사는 공기업 중 가장 많은 6조8천224억원을 투자했는데 작년 상반기보다는 1천906억원(-2.7%) 감소했다.
LG화학은 민간 기업 중 세 번째로 많은 2조6천122억원을 생산 설비 등에 투입했으나 투자 총액은 작년보다 5천783억원(18.1%)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작년 상반기보다 13.6%(-3천968억원) 감소한 2조5천213억원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