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습관과 실내 활동 위주의 생활 패턴이 지속되면서 우리 자녀들의 건강이 위협 받고 있다. 특히 학부모들은 ‘소아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소아비만은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인해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호르몬 분비 시기도 빨라진다. 뿐만 아니라 성장호르몬에 대한 호르몬 내성이 증가하게 됨으로써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한 성조숙증 환자는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조사한 2015년 기준 소아청소년 과체중 및 비만율은 15.4%로 10년 사이 26%(2005년 12.2%)가 증가했다.
맛있게 잘 먹는 아이들을 보며 건강하게 자라기를 원하는 것은 부모들 공통된 마음이지만 많이 먹는다고 건강한 것은 아니다. 적당히 먹고 운동하는 것이 성장과 건강 그리고 비만을 예방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이는 고기를 먹지 말라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고기는 살코기 부위와 지방 부위로 나눠지는데 여기에서 ‘지방’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코기로 구분되는 동물성 단백질은 우리 신체의 15~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이가 크는 만큼 적절히 공급돼야 하는 중요 영양소라 일정량은 꼭 먹어야 한다. 또한 성장기 아이들은 혈액의 흐름이 왕성하여 신체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해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적혈구를 만드는데도 단백질 식품은 필수다.
하지만 만약 육류 섭취가 부족해 철분과 비타민 B12가 부족하게 되면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또 빈혈에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
과도한 지방축적으로 체세포막이 변형되면 내분비 활동이 교란될 수 있다. 또한 육류에 잔류돼 있을지 모른다는 성장촉진제나 항생제, 환경호르몬들은 주로 지방조직에 축적돼 있어 성조숙증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육류를 먹이려고 할 때는 살코기 위주의 식단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아이에게 음식을 절제 시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잘 먹고 있는 아이의 음식을 뺏을 수는 없고 배고파 칭얼대는 아이를 모른 척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아이를 이해시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가 표준체중 이상일 때 성장이 다른 아이들 보다 빨리 멈춘다거나 더 이상 자라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지시키고 아이 스스로도 능동적으로 비만을 예방하는 일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성장클리닉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들은 3세부터 사춘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의 성장속도는 대체로 1년에 4~6cm정도 자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춘기가 시작되면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이전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그러므로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이전에 아이가 갑자기 부쩍 자랐다면 좋아할 것이 아니라 혹시 우리 아이에게 조숙증 증세가 나타난 것은 아닐까 한번쯤은 의심할 필요가 있다.
키 성장에서 2차 성징의 발현은 성장판이 닫히는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일종의 타이머라 볼 수 있으므로 부쩍 성장하는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를 잘 구분하여 3개월에 한 번씩 아이의 키를 반드시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