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넷 네트워크 확장·IT/OT 융합과 데이터 패브릭이 그리는 미래 산업의 밑그림
산업 자동화 현장의 연결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HMS Network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넷 기반 네트워크 도입이 비약적으로 확장되면서 실시간 데이터 교환과 초연결성이 산업제어 시스템의 표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 도입의 급속화 이면에는 브라운필드 통합의 어려움, 보안 위협, 데이터 신뢰성 등 새로운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제조·물류 현장에서 일어나는 자동화, 디지털화의 근간에는 ‘연결성’이 있다. 과거 컨트롤러·센서·액추에이터 수준의 단순 신호 교환을 넘어, 이제 산업 네트워크는 전체 가치사슬을 실시간으로 이어주는 혈관이자, 지능형 산업운영의 토대를 제공한다.
산업 네트워크 패러다임, 이더넷이 주도하다
2025년 HMS Networks 산업 네트워크 시장 보고서는 이 변화의 속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5년 신규 설치되는 산업 장치(노드) 중 무려 76%가 이더넷 기반 네트워크에 연결될 전망이다. 이는 2024년 대비 5%P 늘어난 수치로, 실시간성·확장성·표준화라는 3박자가 맞물린 결정론적(Deterministic) 이더넷 통신이 과점적 시장구조로 자리잡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 때 산업 표준이었던 필드버스(Fieldbus)는 17%까지 떨어지며 통신 구조의 주류에서 밀려나고 있다. 무선 기술도 비중 자체는 7%에 머물지만, 자율주행 운반차(AGV)·무선 센서 등 액세스가 어려운 환경 또는 유연한 배치 변경이 요구되는 특화분야에서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래는 초연결성” IT/OT 융합이 그리는 지형 변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격화·자동화 전환이 이어지면서 IT(정보기술)와 OT(운영기술)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이라는 용어가 실체를 띠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즉, 생산 장비부터 공정 셀, 현장, 기업 시스템까지 계층 간 실시간 데이터 교환이 구현되며, 산업 전체의 디지털 운영·분석 최적화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OPC UA, MQTT 등 개방형 통신 표준의 확대는 공급업체·기기 이질화 극복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면서, 통합비용은 낮추고, 장기적으로 유연한 확장과 신속한 혁신을 뒷받침하는 구조다.
현장 데이터 분석·통합의 답, ‘산업 데이터 패브릭’
실시간 데이터 생성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대량 생산 환경에서는 데이터의 수집·맥락화·시각화가 새로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각광받는 산업 데이터 패브릭(Industrial Data Fabric) 개념은, 복수의 데이터 소스를 클라우드로 통합하여 예측 유지보수·품질 관리·운영 최적화 등 고급 분석을 용이하게 한다. 배치 생산 현장 역시 ISA-95, ISA-88과 같은 표준구조를 기반으로 이벤트 중심 데이터의 계층적 맥락화에 주목하고 있다.
보안과 통합, 여전히 남은 과제들
연결성의 진화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존재한다. 원격 접속·클라우드 활용 확대로 OT 사이버보안 리스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세분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아키텍처, 국제표준(ISA/IEC 62443) 준수는 필수가 됐다.
아울러 브라운필드(기존 설비)와 신기술 간 통합, TSN·5G 등 첨단기술의 높은 비용, 데이터 중복성과 핫 페일오버(이중화 무중단 전환) 확보 등도 실무 현장의 고민거리다. 예를 들어, 일부 구형 시스템은 최신 표준(OPC UA, MQTT)을 완전히 지원하지 못해, 데이터 연속성 확보가 난항을 겪기도 한다.
새로운 기회, 모듈러 설계·신뢰성 강화에서
다행히 시장은 이런 한계를 돌파할 신호도 내고 있다. 모듈식·확장형 솔루션으로의 전환, 신뢰성 높은 데이터 소스 확보와 핫 페일오버 강화 등이 그 예다. 실제 기업들은 배치 생산에서 신뢰 가능한 분석 기반 마련을 위해 데이터 흐름 중단을 최소화하는 아키텍처에 투자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산업 현장의 연결성은 더 이상 단순 기술적 고민을 넘어, 경영 전략, 경쟁력의 핵심축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IT/OT 융합, 엣지-클라우드 아키텍처, 데이터 패브릭 등은 자동화 생태계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 어떤 기술 도입도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탄탄한 표준과 신뢰성에 기반한 연결성, 그리고 보안을 잊지 않는 통합전략이라면, 산업 네트워크의 진화는 기업의 가치사슬 혁신과 성장의 지렛대가 될 것이다.
헬로티 김진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