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깊어가던 갈등 관계에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핵심은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위험완화)로의 전환이다. 미중 관계는 양국간 정치·외교·국방·경제 분야에서 강하게 얽혀 있기에 주고 받을 수 있는 혜택과 규제가 다수 존재한다. 특히 반도체는 두 나라가 첨예하게 갈등하는 주 전장이다. 반도체 관련 수출 규제를 앞세운 미국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도 반도체 국산화 정책과 원재료 공급망을 무기로 대응하기에 나섰다. 디커플링 NO 디리스킹 YES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미중의 주요 인사들의 만남은 양국 간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이에 미 정부를 대표하는 고위급 인사 두 명의 방중 일정은 화제를 모았는데, 그 주인공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다. 두 사람은 각각 지난 6월과 7월에 방중 일정을 수행했다. 블링컨 장관과 재닛 옐런 장관 방중 이후 사실상 양국 외교·경제 채널은 이미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목표하는 바가 다르기에 상황에 따라 대화 채널이 강화 혹은 약화할 수 있
존 뉴퍼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인도·태평양 국가에 있다" 미국이 다른 국가로부터 독립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자국 반도체 산업 강화를 위해 인도·태평양의 동맹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장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에서 "디커플링은 보호무역주의자의 동화"라며 "우리 산업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이 혁신적인 이유 중 하나는 "수십 년에 걸쳐 세계 곳곳에 효과적으로 구축한 엄청난 공급망"이라면서 그런 공급망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란 생각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경제관계에서 위험을 제거하는 '디리스킹'을 하더라도 미국은 우방국과 동맹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반도체 공급망의 가장 중심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인도·태평양 국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태평양의 여러 동맹과 우방이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지원하는 반도체법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미국 상무부의 마이클 슈미트 반도체법 프로그램사무국장도 기업들의 반도체법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FDPR 영향력 강조한 美 VS 반외국제재법 도입한 中, 향후 행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놓고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과 이에 반기를 든 중국이 대립하고 있다. 미국이 금융과 에너지 제재에는 이행에 참여하지 않는 제삼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조건을 아직 적용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 분야에는 세계 모든 기업이 따라야 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한 상태여서 중국이 물러서지 않고 대결을 택한다면 미중 양국 간 치열한 '제재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현재 미국의 대러 경제 제재는 크게 일부 금융기관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하는 금융 제재, 러시아의 경제 의존도가 높은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막는 에너지 제재, 반도체·전자·통신 등 분야 제품 수출을 규제하는 기술 제재 세 갈래로 나뉜다. 이 중 중국 입장에서 특히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 자국 기업에까지 불똥이 떨어진 반도체 등 기술 제재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제재가 명분 없는 특정국의 일방적 제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이행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피력 중이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
"특히 반도체 제조와 AI 분야에서 큰 대가 치르고 있어" 미·중 갈등으로 양국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이 발생하면서 중국의 IT 산업이 한계에 빠졌다는 지적이 중국에서 나왔다. 3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미 간 과학기술 디커플링 이후 양국이 모두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의 대가가 더 컸다"면서 "중국의 IT 산업이 한계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과학기술 디커플링 전략이 중국의 선진 기술 확보와 인재 유치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은 디커플링 이후 기술이나 산업 등 대부분 분야에서 현저하게 뒤처질 뿐 아니라 기술 진공상태에 빠졌다"면서 "특히 반도체 제조와 AI 분야에서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반도체 제조와 AI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과 관련한 디커플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중국은 현재 기술 함량이 낮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서만 미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일부 작은 분야에서만 미국을 앞서지만, 미국 IT 산업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이 최근 급성장했다고 자부하는
헬로티 서재창 기자 | 미국 등 주요국이 코로나19 등 위기를 계기로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효율성 중심에서 안정성·회복력 위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따라 공정별·지역별로 분업화된 기존 반도체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변하면서 주요국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정책과 공급망 변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망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지역 간 전문화·분업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인해 공급망의 병목지점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급망 전체 기능이 정지되는 등의 교란이 발생하면서 각국의 관련 정책 기조가 바뀌고 있다. 효율성에 따른 국제 분업체계보다 자국 반도체 산업의 보호와 위기로부터의 회복력에 초점을 둔 산업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6월 미국 백악관은 반도체 등 4대 품목의 공급망 점검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미 의회 역시 520억 달러(약 60조 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 법안(CHIPS for America Act)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반도체 국산화'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며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