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양대권 더와이주식회사 대표
Environment(환경)과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글자를 딴 약자, ESG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일찍이 투자유치의 기본 필요조건으로 등장한 이후로 ESG는 빠르게 전 세계 산업시장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ESG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는 우리나라에도 도착해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국내 기업들도 ESG에 대한 대처에 하루 빨리 나서야하는 지금, 더와이주식회사(前 더와이파트너스)가 그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ESG, 단순 사회기여활동 수준으로 생각하면 오산
ESG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시점은 생각보다 오래전이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개념이 보편화된 시점은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할 때 즈음이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상당수의 기업이 과거 CSR 수준의,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기여활동과 같은 차원으로 ESG를 바라보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ESG에 대한 이해도가 글로벌 시장과는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2024년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고 양대권 더와이주식회사 대표는 말한다.
양 대표는 “과거에는 재무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에 기업 이미지 개선이나 실질적인 성과 창출보다는 기존 활동에 대한 포장을 하기에 급급했었지만, ESG 개념이 도입된 이후에는 규제대응, 사업 연속성 확보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창출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데 초점을 두게 됐다”며 “ESG적 관점에서 보자면 단순한 자선적 사회공헌활동, 동반성장 활동과 같은 선의의 활동 보다는 사회공헌의 사회적 가치측정, 공급망ESG를 통한 리스크 관리 등 기업의 재무적 영향쪽에 그 무게가 실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ESG는 기업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재무의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부정적 외부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기본조건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국내 산업시장, ESG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 중
국내 산업시장은 ESG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역시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주요 대기업군이다. 이미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은 ESG를 기업 운영의 주요 테마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대기업군 사이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한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양 대표의 생각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는 “과거에는 대기업들조차도 ESG에 대한 중요성과 구체적인 개념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규제, 수출 그리고 거래관계 등 기업 경영의 필수조건으로 ESG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확대,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ESG에 대한 시각 변화는 비단 대기업 군에서만 보여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중견기업 군에서도 ESG를 적용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ESG는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면 필요가 아닌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하청기업들…현실적인 ESG 컨설팅이 필요한 이유
ESG 컨설팅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할 만한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야 다행이지만 문제는 원청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여러 하청기업들이다. 중소규모가 대부분인 이 기업들의 경우 ESG라는 개념에서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EU 공급망 실사지침에 따른 법제화, 대기업 대상 ESG평가에서 하청기업 대상 공급망 ESG 평가 요구, RBA와 Ecovadis 등 공급망 평가 확산 등으로 하청업체의 환경, 인권 등 사회영역에 대한 활동과 성과가 원청사의 ESG 성과와 직결되기에 하청업체의 ESG에 대한 압력은 점차 가속화되고 무거워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청기업이 ESG에서 패널티를 받을 경우 이 영향은 그대로 원청기업에게 전가되고 결국 전체 산업에서 ESG 컨설팅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양대권 대표 역시 이 부분을 가장 큰 고민으로 생각했고, 현재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ESG 컨설팅을 위해 투자하는 금액을 중소기업이 그대로 집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더와이주식회사는 이러한 비용장벽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 규모별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컨설팅안을 기획하고, 실제 최근 2년 간 19개 기업이 최소 비용으로 최적의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대기업 수준만큼의 ESG 컨설팅이 필요하지 않은 소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이 속한 산업과 외부 ESG 요구사항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산업별 핵심 영역 중심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통해 최소 비용의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공급자 늘어나는 ESG 컨설팅 시장…“서비스 질로 승부하겠다”
보통 어떤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공급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현재 국내 ESG 컨설팅 시장이 딱 그렇다. 문제는 ESG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하기 어려운 플레이어들도 공급자로 시장에 진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반적인 컨설팅 서비스의 질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다수 존재했던 기업 운영 관련 컨설팅 업체들이 이제 너도나도 ESG 컨설팅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 현재 이 시장의 상황이다. 더와이주식회사는 큰 변화를 겪고 있는 ESG 컨설팅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답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한 양대권 대표의 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양 대표는 “개인적으로 한국생산성본부에서 10여 년 동안 CSR과 ESG 관련 컨설팅 실무자로 활동하며 일찍부터 ESG가 무엇인지,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파악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대형 법인 대비 작은 규모인 우리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ESG 관련 높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퀄리티 있는 컨설팅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욕심을 낸다면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많은 고객사를 유입시켜 운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곧 컨설팅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귀결되고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본다”며 “당장의 욕심을 위한 다다익선보다는 보다 먼 미래를 보고 우리의 내실을 다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진짜’ ESG스러운 ESG 컨설팅 기업을 꿈꾼다
인터뷰 말미, 양 대표에게 이번 인터뷰에 꼭 담고 싶은 내용이 있는지 물었다. 양 대표의 답은 회사 관련 홍보 내용을 생각했던 예상을 벗어났다. 그의 답은 바로 현재 더와이주식회사를 이끄는 임직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양 대표는 “약 10명 핵심 인력이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야근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SG 컨설팅을 하는 업체가 정작 ESG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는 “회사가 조금 더 성장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함으로써 ‘진짜’ ESG스러운, ESG를 현장에 적용한 컨설팅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임을 꼭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