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지구에는 매년 1조 개의 센서가 태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트릴리온 시대(Trillion Age)의 개막이다. 여기에 업계는 이대로 가속화가 붙어 2030년에는 10조 개의 센서가 전 세계를 연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20년 약 2000억 달러(약 26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센서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11%를 도출하며 순항 중이다. 그만큼 센서 산업은 무한 경쟁의 포화시장으로 분석된다.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차별화된 ‘그 무엇’이 필요한 상태다.
독일 센서 제조업체 씨크(SICK)는 ‘Creating Value Together’를 반도체 산업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4' 메인 슬로건으로 설정했다. 고객 목소리를 청취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그려가겠다는 청사진의 원년을 올해로 두고 포부를 다졌다. 이 전략은 단순히 ‘의견 청취’를 넘어 ‘함께 제품을 만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뒀다. 이 중심에 있는 3D 카메라 ‘Ruler’와 측정 소프트웨어 플랫폼 ‘NOVA’가 씨크의 진화를 이끌 열쇠다.
올해 전기전자 분야에 역량 집중을 다짐한 씨크는 변위·광전·라이다 센서, 울트라 와이드 밴드(UWB) 솔루션과 더불어 Ruler와 NOVA를 일선에 배치했다. 이 중 Ruler는 기존 레이저 기반 방식에서 탈피한 카메라 기반 시스템이다. 씨크 3D CMOS 센서를 품은 Ruler는 0.8µm급 분해능, 프로파일당 3,200개 데이터 포인트 등을 갖춰 삼각 측량을 통한 2·3차원 이미지 처리 측면에 특화됐다.
이어 NOVA는 웹 기반 측정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클라우드·하드웨어 등 유연한 데이터 토대가 근간이다. 사용자 친화적 UI, 커스터마이징 요소, 드래그앤드롭 방식 등을 차용해 일반 사용자가 머신비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SICK AG의 전기/전자 부분 담당자인 Jochen Krehl는 글로벌 디지털 전환 물결과 씨크의 전략이 합을 이룬 지점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화가 전 세계 산업 내 화두인 시점에서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이 산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씨크는 이 아이디어에서 힌트를 얻어 데이터 기반 플랫폼 소프트웨어 ‘NOVA’를 도출했으며, 이를 지속 산업에 제시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Jochen Krehl은 “고객과 함께 이와 같은 디지털 제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씨크의 가치 창출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전기전자 분야 ‘집중’ 씨크, 주목 포인트는?
씨크는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개막한 세미콘 코리아 2024에 참가해 해당 로드맵을 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 자리에 Ruler와 NOVA가 융합된 시연 제품이 참관객의 시선을 독점했다. 해당 기술은 분류 공정에서 활약 가능한 카메라 기반의 개발툴은, ‘appStudio’를 통해 설계 가능하다.
특히 인공신경망 기반 학습 기술인 딥 러닝(Deep Learning)이 적용됐다. 이 예시 제품은 기존에 촬영한 PCB, 카메라 모듈, 라이트 모듈, 카메라 프레임 등 이미지를 저장한 후 비교를 통해 분류하는 공정을 표현했다. 씨크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사용자라면 클라우드 방식을 차용해 딥 러닝 학습에 범용성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씨크는 기술은 EU CE, 미국 UL 등 국제 규정에 의거한 인증 및 표준을 기본 확립했다. 여기에 각 국가별로 요구되는 규격을 상황에 따라 이식한다. 씨크는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는 제품군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 뜨거운 감자인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의 요구사항에 부합하기 위해 제품에 대한 안전 규격 취득에도 주력하고 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