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은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에 따라 높은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에너지 저장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배터리는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적인 저장과 안정적인 활용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와 함께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친환경 이동수단의 경제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기술 혁신으로 충전 용량 증가와 충전 시간 단축 등이 이뤄짐에 따라, 배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과 배터리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전기차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해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양 산업은 상호 협력하며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전기차의 성공과 운전 거리 연장을 위해 배터리 기술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두 산업은 공동으로 기술 혁신에 주력한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가격 하락은 전기차의 생산 원가를 감소시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여기에 정부의 환경 보호 정책 및 규제를 비롯해 전기차 보조금과 같은 요인은 양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국제적인 협력과 공급망 강화는 효율적인 자원 활용과 기술 전파로 시장 확대를 촉진한다.
현대차와 첫 공급 계약 맺은 삼성SDI
삼성SDI는 지난 2023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 2023)에서 ‘프라이맥스(PRiMX)’ 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이 담긴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라인업과 P5, P6 등 프리미엄 배터리 제품을 전시했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을 앞둔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도 선보이며, 수원 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하는 등 양산 기술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부스 내에 P5 배터리가 탑재된 BMW i7 차량을 비롯한 e-스쿠터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전시했으며, 폐배터리 재활용 등의 ESG 경영 내용도 소개했다.
한편, 삼성SDI는 현대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공급한다. 삼성SDI와 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이 계약으로 삼성SDI는 현대차를 새 고객사로 확보하는 한편, 협력 기회를 얻게 됨으로써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SDI는 현대차에 개발 중인 6세대 각형 배터리인 P6를 공급한다. 양사 간 협력으로 현대차는 각형배터리를 활용한 배터리 폼팩터를 다변화하게 됐다.
LG엔솔, 도요타와 북미 시장 공략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도요타와 함께 급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지난 10월 LG엔솔은 도요타 자동차와 연간 2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대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합작공장(JV)을 제외한 LG엔솔의 단일 수주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하이니켈 NCMA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이 공급될 예정으로, LG엔솔은 이를 위해 올해 말부터 2025년까지 미국 미시간 공장에 총 4조 원을 투자해 토요타 전용 배터리 셀 및 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 모듈은 도요타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팩으로 조립돼 도요타 신형 전기차 모델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양사는 LG엔솔의 셀 및 모듈 기술력, 도요타의 팩 기술력이 결합돼 안전성 및 성능 등 모든 면에서 한층 강화된 배터리를 생산하고, 나아가 고객이 안심하고 주행하는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엔솔은 2만9000여 건의 특허와 연간 200GWh 규모의 글로벌 생산능력 등 배터리 셀·모듈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자랑한다.
실제, LG엔솔은 이번 협력을 위해 하이니켈 NCMA 기반 열제어 기술 향상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도요타도 자체 개발한 플랫폼과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자동차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배터리 팩 기술력을 선보인다. 2030년까지 30종의 차량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350만 대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동화 전략 추진에 나서고 있다.
국내외 시장 확대 나선 엘앤에프
엘앤에프는 전기차 시장이 고성장하는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혔다. 엘앤에프는 지난 10월 유럽의 전기차 업체 및 배터리 셀 업체와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NCMA 양극재를 비롯해 차세대 제품까지 중장기적으로 양산하는 공급계약을 추진 중이다.
엘앤에프는 세부 조건에 대한 협의를 대부분 마쳤으며, 유럽연합(EU) 배터리 규제와 핵심원자재법(CRMA) 등 유럽 내 각종 규제 리스크도 점검했다고 전했다. 엘앤에프는 “구체적인 공급계약 대상, 규모 및 협정 체결 업체는 언급할 수 없으나, 중장기 수십만 톤 규모의 공급 계약이며 회사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S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분야 진출을 위한 신규 법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이하 LLBS)’이 국내외 정부 당국에서 설립 승인을 받고 ㈜LS의 자회사가 됐다. LLBS는 한국과 중국, 폴란드, 베트남 등의 경쟁당국으로부터 “양사의 신설회사 설립이 세계 전구체 시장과 전후방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받고 법인 설립 승인을 모두 획득했다.
LLBS는 이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공장을 새만금 산단 5공구(33만8000㎡)에 연내 착공해 2026년 양산에 돌입한 뒤 지속적인 증산을 통해 2029년 12만 t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총 사업규모는 1조 원 이상이며, 자회사인 LS MnM도 추가적인 투자를 검토 중이다.
금양, 공장 확장으로 생산량 늘린다
금양이 부산 기장군에 대규모 이차전지 제조공장을 짓는다. 금양은 지난 10월 이차전지 생산공장 건립 기공식을 진행했다. 금양은 이곳에 전체면적 4만 평, 지상 2층, 3억셀 규모로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건립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부산시와 금양은 이차전지 생산시설 건립 등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차전지 생산공장 신설과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에 이바지할 것을 약속했다. 금양은 2026년까지 총 8000억 원을 투자해 3억 셀 규모 이차전지 생산공장을 건립·가동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1000여 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으며, 지역 경제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금양은 국립부경대학교와 차세대 이차전지 전문인력 양성과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기 위한 산학협력 활동 거점으로 전지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부경대 공과대학과 금양은 이차전지 관련 첨단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전지 공동연구센터를 마련했다. 전지 공동연구센터는 실험실습실과 행정 공간을 갖추고 첨단 배터리 핵심기술 관련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