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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전고체' 시장성 갖춘 차세대 배터리 R&D 전략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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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과 전기차는 마치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다. 배터리는 전기차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를 만드는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배터리 성능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자 니즈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기존 배터리를 뛰어넘어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이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LFP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한 동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LFP 배터리 기술 주목하는 기업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니켈·망간·코발트를 활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저평가된 부류였다. 이 같은 LFP 배터리의 평가가 역전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안정성이 높은 LFP 배터리가 시장성을 인정받는 것이다. LFP 배터리 시장의 강자를 꼽자면, 단연 CATL이다. CATL은 LFP 배터리의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높여가고 있다.

 

지난 2월 CATL은 포드와 합작해 미국 미시간주에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세운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포드의 미시간 배터리 공장은 LFP 배터리를 생산하며, 머스탱 마하-E SUV 모델, F-150 픽업트럭 전기차 모델에 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ATL은 R&D에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 지난해 CATL의 R&D 비용은 전년보다 102% 증가한 155억 위안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지난해 R&D 비용은 각각 8000억 원, 1조 원이었다. 

 

국내 3사는 LFP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3월 개최한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시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3사 가운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만든 건 SK온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인터배터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으로 LFP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삼성SDI도 LPF 개발 계획을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3월 15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LFP 배터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은 LFP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인터배터리에서는 보급형 전기차용 LFP 양극재를 선보였다.

 

한편, 정부에서도 LFP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첨단 신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 확보와 주력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소재부품 기술개발사업 신규 과제에 525억 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주력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LFP 전지용 친환경 양극소재·전해액·셀과 이차전지 제조용 내화세라믹 소재·부품 등 21개 기술개발 과제에 134억 원을 지원한다. 산업부는 중국산 내화세라믹 원료를 대체하도록 기술 개발을 지원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는 한편, LFP 전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전기차와 ESS 배터리 공급망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 강자는 누가 될까?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유력한 차세대 기술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에 활용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높일 뿐 아니라 높은 안전성과 저렴한 생산 비용 등을 장점으로 앞세워 시장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이에 국내 주요 기업 및 연구기관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개발에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에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에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각각 상용화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과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서울대학교와 R&D 네트워크 구축과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공동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양측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9개의 산학협력과제를 발굴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약 6500㎡ 규모의 파일럿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Solid’, ‘Sole’, ‘SamsungSDI’의 앞 글자를 따 ‘S라인’으로 이름 붙였고 올해 상반기 완공 계획이다. 지난 1월 삼성SDI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 중 라인 준공을 마치고 하반기 중소형 샘플 셀을 제작해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파일럿 라인 가동 기점으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를 높여 양산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천안 지역에도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구축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와 양산 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이 특징이다. 


SK온 역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해왔다. 최근 인터배터리에서는 차세대 기술을 담은 전고체 배터리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SK온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5배 수준의 애너지 밀도를 기대하며, 안전성에 있어 획기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상용화 목표 기준으로 100kWh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고, 추가 용량 탑재가 가능하도록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분자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월 개최된 CES 2023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지난해 투자한 미국 솔리드파워의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33% 높고 전기차 탑재 시 1회 충전으로 약 930㎞를 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연구계에서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전지용 전해질을 고온 열처리 없이 상온에서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에너지소재연구센터 김형철 책임연구원팀이 높은 이온전도성과 탄성을 가진 고체전해질을 상온과 상압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해질 소재 중에는 이론적으로 결정화를 시키면 이온전도성을 높이는 황화물 아지로다이트가 주목받아왔으나, 이를 위해서는 500℃ 이상 고온 열처리를 거쳐야 했다. 연구팀은 아지로다이트 결정화 온도를 낮추기 위해 기계 화학적 공정인 밀링을 2단으로 적용하는 새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고온 열처리 없이도 액체 전해질과 비슷한 13.23mS/cm 이온전도도를 갖는 아지로다이트 합성에 성공했다. 이 소재는 탄성도도 다른 고체전해질보다 낮아 전지 계면에 활용하는 데 유리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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