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김진희 기자 |
글로벌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는 최근 2022년 9월 2일까지 일부 공급업체들이 매장에 납품하는 모든 제품에 RFID 태그를 포함하도록 하는 등 RFID 기술 적용 의무화를 발표했다.
RFID 적용 의무화 대상에는 가정용품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일부 하드웨어 및 자동차 제품과 엔터테인먼트 및 장난감 제조업체가 포함돼 있다.
외신에 따르면, 월마트가 이렇게 RFID 적용을 의무화한 것은 의류용품 매장에서의 RFID 사용의 확대에 따른 것이다. 2020년, 월마트는 의류 상품이 입고, 진열, 판매되는 것을 추적하기 위해 UHF RFID 기술을 상점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수동 UHF RFID 라벨은 RFID 휴대형 또는 고정형 리더를 통해 캡처할 수 있는 고유한 ID를 만들기 위해 각 의류에 부착돼 있다. 이를 통해 소매업체는 각 매장에서 적절한 재고 수준을 보장하고, 이에 따라 제때 보충할 수 있게 됐다.
월마트의 수석 MD인 셀리 맥더걸(Shely McDougal)은 “이 RFID 기술을 도입한 이후 고객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능력에서 상당한 결과를 얻어 온라인 주문 이행 및 고객 만족도를 개선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공의 결과로 월마트는 RFID 적용 의무화를 통해 RFID 시스템을 확장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월마트는 공급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교육 세션을 주최하고, RFID 적용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표준 및 기술 요구 사항을 공유할 계획이다.
익명의 월마트 대변인에 따르면, 많은 공급업체는 이미 RFID에 익숙하며 다른 소매업체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품에 태그를 적용하는 현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월마트는 앞으로 다른 분야로의 RFID 적용이 확대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맥더걸은 "앞으로 기술을 더 많은 범주로 확장하여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재고 정확도를 더욱 개선하고, 고객에게 더 나은 매장 내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더 많은 온라인 및 매장 픽업 기능을 더욱 활성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FID 적용 의무화, 20년만에 재추진
월마트는 세계 최대 소매업체 중 하나다. 이 RFID 도입 의무화를 발표함으로써 월마트는 재고 정확성 및 기타 매장 또는 공급망 프로세스를 위한 RFID 기술의 추가 채택을 촉진할 수 있게 됐다.
시장 분석기관인 가트너(Gartner)의 관계자는 ”월마트는 기술 혁신을 위한 RFID 산업의 선도자이자 선도적인 지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월마트로부터의 RFID 도입 의무화 요구는 다른 소매업체가 더 많이 채택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월마트의 최근 RFID 적용 의무화는 모든 상품에 RFID 태그를 부착하도록 공급업체에 요구했던 2005년 이후 거의 20년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월마트는 100대 공급 업체에 RFID 적용을 의무화시켰고, 500개의 상점과 5개의 물류 센터가 포함됐다.
그리고 1년 후, 월마트는 이 프로그램을 500개의 공급업체로 확대했으나, 2007년부터 월마트는 전면적인 RFID 적용 의무화를 포기했다.
월마트는 20년이 지난 현 시점을 RFID 적용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 관계자는 월마트의 RFID 기술 채택의 진화를 언급하며, ”비록 지난 수십 년 동안, 재고 정확성은 RFID로 해결할 수 있는 소매업에서 오랫동안 광범위한 골칫거리였지만, 지금 바뀐 것은 펜데믹의 여파로 매장 기반 전자상거래의 엄청난 증가로 촉발된 매장 재고 정확성에 대한 새로운 긴급성"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RFID 도입 비용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RFID 적용에 불씨를 당겼다. 맥킨지의 보고서와 같은 몇몇 연구에 따르면, UHF RFID 태그의 가격이 월마트의 첫 번째 의무화 이후 최대 80%까지 떨어졌으며,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 태그 가격은 태그당 약 3~5센트로 낮아졌다.
아울러, RFID 기술의 진화로 태그 인식 민감도와 정확도가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오늘날 RFID는 일반적으로 97%의 재고 정확도를 제공한다.
RFID 도입 적기...도입 비용 절감, 기술 개선
월마트의 2005년 초기 RFID 의무화는 시기상조였을지 모르지만, 그 당시 월마트가 직면했던 많은 장애물들은 그 이후로 완화되었다. 이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였으며 20년 전에는 산업 표준이 확립되지 않았었던 점도 장애물 중 하나였다. 따라서 월마트의 공급업체는 규정 준수를 위한 모범 사례를 학습하는 한편, 고비용 기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만 했다.
또한 RFID 기술 성숙도가 낮다는 것은 대부분의 중소 공급업체들이 RFID 도입 의무화에 대한 참여를 포기하거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더라고 불운을 겪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가트너 관계자는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RFID 시장은 이제 훨씬 다른 곳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월마트는 과거 오번 대학교 RFID 연구소 및 GS1 US와 협력하여 의류 태그 프로그램을 강화한 바 있다. 정보 표준 비영리 단체인 GS1 US는 소매업체의 공급업체 뿐만 아니라 표준 지침과 교육이 필요한 다른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리소스를 제공한다.
GS1 US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조업체가 이미 RFID 태그와 코딩의 일부이기도 한 GTIN(Global Trade Item Number) 값을 포함하는 UPC 바코드 형태로 GS1 식별 표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관점에서 비교적 원활한 전환을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RFID 태그는 종종 바코드를 포함하는 가격표에 통합된다. GS1 US는 태그 배치와 같은 세부 사항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의 대표들이 최근 이 지침을 새로 고치는 데 관여했으며, 기타 지침에는 태그에 표시할 로고, 일련화 모범 사례 및 인코딩 도구가 포함되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RFID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RFID를 적용하느냐의 여부는 이 기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제조자와 소매업체 모두의 수요가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제조업체들은 월마트와 같은 소매업체가 이러한 채택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것을 주시하고 기다려 왔다”라고 말했다. 소매업체가 RFID 도입을 주저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도입비용이었으나, 이제 비용 절감과 인프라가 성숙한 상황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매업체들이 RFID를 적용하는 절대적인 이유는 재고 정확성이다. 오번 대학교 RFID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RFID가 없는 일반적인 소매업체는 SKU 수준의 정확도를 60% 정도 달성할 수 있는 반면 RFID는 이러한 가시성 수준을 약 99%까지 높이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를 통해 판매 마진을 높이고 반품과 교환을 촉진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뿐만 아니라 RFID가 배송 및 피킹 정확도를 80% 향상시켰으며, 배송 시간 역시 90% 개선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아마존과 타겟 등 소매업체들은 과연?
그렇다면 과연 월마트의 RFID 적용 의무화는 아마존, 타겟과 같은 경쟁 소매업체들의 RFID 적용에도 영향을 미칠까?
유통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마트가 첫단추를 잘 끼운 만큼 이제는 다른 소매업자들이 동참할지 지켜보기만 하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월마트 관계자는 “월마트 이후 더 많은 RFID 채택이 있을 것이며, 우리는 이 기술을 더 많은 범주로 확장하기를 기대한다”며 “RFID는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재고 정확도를 더욱 향상시키고, 고객에게 더 나은 매장 내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더 많은 온라인 및 매장 픽업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