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조상록 기자 |
[상장마켓] 한국전력 주가에 미치는 요소들,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이번 이야기는 "전기차 늘면 한국전력 주가도 오르나요?"입니다.
미래에는 전기차가 대부분일 겁니다.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내연기관 즉, 엔진이 달린 자동차 생산을 줄이고 전기차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기차가 늘면 전기 사용량이 늘겠죠? 그럼 전기를 판매하는 한국전력 매출도 오를 것이라는 아주 당연한 예측이 나옵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전기차가 늘게 되면 한국전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종종 나오고 있는데요.
그게 과연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냐는 것은 한번 따져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상장마켓] 한국전력 주가에 미치는 요소들 편은 총 3편입니다. 2편) 연료비 연동제 시행 6개월, "전기요금 올려야 돼, 말아야 돼?" 3편) 전기차 늘면 한국전력 주가도 오르나요? |
1. 전기 판매량과 전기차의 상관 관계
먼저 전기 판매량과 한국전력 매출 및 영업이익의 상관관계를 잠깐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전력 판매량이 늘면 매출은 증가하지만 그게 영업이익 증가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2편 연료비 연동제 시행 6개월, "전기요금 올려야 돼, 말아야 돼?"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전기료가 얼마로 책정되느냐에 따라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은 결정됩니다.
만약 원재료값(연료비)은 비싸게 들었는데, 전기료는 낮게 책정이 된 경우라면 전기를 많이 판매하면 할수록 더 손해보는 장사일 겁니다.
물론 이건 주택용 전기요금을 적용했을 때이고, 전기차 충전요금을 적용할 때는 다릅니다. 전기차 충전요금이 주택용보다 더 비싸니까요.
▷주택용 전기요금 182.9원/kWh ▷전기차 충전요금 255.7원/kWh |
2. 전기차로 판매되는 전기량 매출은?
전기차로 판매되는 전기량이 한국전력의 전체 매출에서 어느정도 차지하는지 대략적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전기차 연비는 kwh 당 평균 5.5km 입니다. 차종에 따라 4.3km ~ 6.3km 사이입니다.
1대 당 1년에 13,000km 탄다고 가정하면, 1년 충전량은 2,636kwh입니다.
kWh 당 요금은 255.7원.
1년 요금 2,636kwh X 255.7원 =675,000원
현재 전기차 대수 14만대 X 675,000원 = 945억원
한국전력 2020년 매출은 58조원 수준인데요. 전기차로 판매되는 전기량의 매출액 945억원은 0.16% 정도 되네요.
물론 앞으로 전기차는 늘어날테고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중단되는 미래에는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거기까지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다만, 매출보다는 영업이익이 더 중요하잖아요. 전기차 충전요금과 주택용 전기요금은 70원가량 차이 납니다.
전기차 한 대당 연간 2,636kWh를 사용하는 기준으로 보면, 일반 주택용 전기를 사용했을 때보다 172,000원이 더 발생합니다.
여기에 현재 운행되는 전기차 14만대를 곱하면 240억원이 더 발생하는 것으로 나오네요.
▷전기차 충전요금과 주택용 전기요금 차이 255.7원 - 182.9원 = 72.8원/kWh ▷1대 당(1년 기준), 전기차 충전용과 주택용 전기료 차이 72.8원 × 2,636kWh = 172,026원 ▷전체(운행 전기차 수), 전기차 충전용과 주택용 전기료 차이 14만대 × 172,026원 = 24,083,700,000원 |
당연히 충전소 인프라 구축 및 전기 공급에 드는 비용과 그 외 변수가 존재합니다. 이 금액은 그저 전기차로 판매되는 전기량의 마진이 주택용 판매 전기량 마진보다 높다는 정도만 참고하세요.
3.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열심히 하는 이유?
앞서처럼 전기차 충전소를 통한 전기 판매 마진이 더 높아서 한국전력이 충전소 사업에 열심인지 모릅니다.
현재 전기차 충전소 및 충전기 현황을 보겠습니다.
▷전국 전기차 충전소 현황 27,951개소(2021년 7월 19일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기 현황 74,040대(2021년 7월 19일 기준) <출처 : EV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
그리고 한국전력의 충전소 및 충전기 현황을 보겠습니다.
▷한국전력 전기차 충전소 현황 3,984개소(2021년 7월 20일 기준) ▷전국 전기차 충전기 현황 9,665대(급속 : 3,836 완속 : 5,829) (2021년 7월 19일 기준) |
전체 전기차 충전소 중 14.3%를 차지하고, 충전기 기준으로는 13.0%를 차지합니다. 국내 전기차 충전사업자 수는 30개가 넘는데 그 가운데 14%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한 비중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의 2021년 1분기 사업보고서 중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에 대한 설명이 있어 인용해 봅니다.
한국전력은 전기차 보급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2009년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민생활과 밀접한 쇼핑몰 연계 공용, 거주지 연계 아파트용 충전소 등 다양한 모델의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충전인프라 구축과 함께 충전서비스 유료화 및 충전인프라 개방으로 충전사업자 육성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2025년 공용 급속충전기 4,500기 구축을 목표로 전기차 보급기반 구축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융복합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전력의 전기차 충전사업이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국가가 운영하는 전력판매자가 민간 사업에까지 들어오는 것은 전기차 보급 확산, 충전사업자 육성 기반 마련 측면에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이죠.
애당초 한국전력은 민간 사업자가 진출하기 어려운 아파트나 국가 시설에만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는데 그 영역이 일반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기는 했습니다.
어쨌거나 한국전력의 충전소 인프라 구축은 한전이 계획한 2025년 4,500기 선에서 머무를 거라고 판단됩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전력의 충전소든, 민간 사업자의 충전소든 전력 공급에 대한 권한은 여전히 한국전력이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기차는 한국전력 주가에 영향을 미칠까요? 매출대비 영업이익 측면을 본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닙니다. 전기차 충전을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1%도 안 되는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위험하네요.
다만, 전기차 보급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이슈'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3줄 요약 - 전기차 충전용 전기요금이 주택용보다 70원가량 비싸므로, 한국전력의 영업이익에는 더 긍정적이다. - 전기차 충전 부분에서 발생하는 전기 매출액은 945억원. 한국전력 2020년 매출액은 58조원으로 아직 영향력이 미미하다 - 한국전력은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열심이다. 하지만 민간 사업자 측에서는 전력판매의 도매와 소매 모두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