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티]
겨울철 옷을 입거나 물건을 만질 때 생기는 일상 속 마찰전기의 원리를 활용하면, 외부 전원 없이 LED 전구에 불을 밝히고 고전압 플라즈마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마찰대전 나노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이하 TENG)’라고 불리는 별도의 에너지 변환 장치가 필요하다. 이 장치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접촉 표면에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TENG의 전극 구조를 마이크로 톱니 형태로 만들고 그 전극의 방전 특성을 이용해 마찰전기의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개발된 기술은 기존 연구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전극 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춰 5,000V 이상 고전압을 구현해냈으며, 이는 2,000V 수준에 머물렀던 유사 연구들보다 2 ~ 3배 이상 뛰어난 출력이다.
이번 공동 연구팀은 알루미늄판을 기계 가공할 때 생기는 부산물인 ‘알루미늄 울(wool)’의 재활용을 고민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알루미늄 울의 가장자리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톱날 형태가 연속된 구조로 되어 있어, 그 부근에 전극이 접근하면 마치 피뢰침이 번개를 맞는 것처럼 스파크 방전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유한요소 해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전극 형태가 뾰족할수록 스파크 방전이 쉽게 이루어지며 출력 또한 극대화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어떠한 형태의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에서도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마이크로톱니 형태의 전극을 만들고 스파크 방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증폭 장치를 독자적으로 제작해냈다.
▲마찰대전 나노발전기의 출력을 극대화시킨 ‘증폭 장치’ 프로토타입(Prototype). 진자운동을 하는 검정색 원형추가 마이크로 톱니가 구현된 금색 전극에 닿으면서 스파크 방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원리를 보여준다. <출처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작된 증폭장치는 증폭 전보다 약 25배 이상의 전압 출력과 120배 이상의 전류 상승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사실을 5,000V 수준의 고전압 상태를 가시화해 보여주는 크룩스관의 형광체 발광 실험과 진공상태에서 플라즈마가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현상을 통해 성공적으로 검증해냈다.
* 크록스관(Crookes tube) : 높은 전압을 걸었을 때 진공 공간 내 음극에서 나온 전자가 전도성 매개체 없이 양극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가시화해 볼 수 있는 방전관
생기원 조한철 박사는 “마찰대전 나노발전기는 고전압 저전류라는 특성상 감전으로부터 안전하고 자가충전 할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활용 가능한 미래기술”이라며, “향후 상용화되면 지나가는 사람들의 운동·마찰에너지로 어두운 골목길, 등산로의 전구를 밝히는 것부터 고전압 플라즈마를 활용한 공기 중 바이러스·세균 제거까지 실생활에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