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회 국제조선·해양산업전(KORMARINE 2025) 현장에서 ABB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걸었다. 이들은 선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다루는 방법론을 제안했다. 운항 최적화와 규정 준수(Compliance)를 하나의 데이터 흐름으로 묶었다.
KORMARINE 2025는 이달 21부터 24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소재 전시장 벡스코에서 열렸다. 해당 전시회는 1980년 첫 회 이후 격년으로 이어온 대표 조선·해양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부산광역시·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KOSHIPA)·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RX K. Fairs·벡스코가 공동 주최·주관했다.
전시장에는 전 세계 40개국 소재 약 1000개 업체가 2100개 부스를 꾸렸다. 이번 전시회는 ‘연료·전력·데이터’ 전환을 실행 가능한 솔루션 중심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자리에 나선 ABB는 전력(Power)·가동(Motion)·자동화(Automation)·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아우르는 글로벌 기술 업체다. 해양 부문에서는 전동 추진, 에너지 관리, 원격 모니터링 등 해양·항만(Marine·Ports) 부문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ABB는 현장에서 선박 내 발생하는 성능·상태 신호를 한 데 모아 원격에서 열람·분석하게 하는 데이터 허브인 ‘ABB 어빌리티 원박스(ABB Ability OneBox)’를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자사의 디지털 라인 공통 브랜드 ‘ABB 어빌리티(ABB Ability)’의 세부 라인업이다.

전시장에는 선박 데이터를 해당 데이터 허브가 수집하고, 이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마린 플릿 인텔리전스(Marine Fleet Intelligence)’와 산업 분석 스위트인 ‘제닉스(Genix)’를 통해 시각화·분석하는 통합 구조를 제시했다. 마린 플릿 인텔리전스와 제닉스는 시각화를 담당하는데, 사측은 이 뿐만 아니라 서드파티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열어뒀다.
이어 탄소 배출 규정 준수를 실시간 수치로 증명하는 연속배출측정(CEMS) 시스템 ‘CEMcaptain GAA610-M’을 함께 내세웠다. 이는 이산화황(SO₂)·이산화탄소(CO₂) 등 다성분을 실시간으로 계측하는 ABB의 선박용 CEMS다. 배출 규제가 개별 선박의 운용·보고 절차까지 바꾸는 상황에서, 이 장비는 배출 준수, 데이터 기반 운항 등을 만족시키는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CEMcaptain GAA610-M은 랙 일체형 캐비넷에 분석 모듈과 샘플링·핸들링을 통합했다. 최대 55°C의 고온 환경과 고진동 조건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그을음 유입 보호 필터와 백퍼징(Back-purging) 옵션으로 스크러버 운전 절차와의 연동을 고려한다. 이때 백퍼징은 측정 장비 내부의 가스 라인이나 샘플링 튜브를 역방향으로 깨끗한 가스를 불어 넣어 세척하는 기능이다.

기본형은 Uras26 비분산적외선(NDIR) 기반으로, SO₂·CO₂를 연속 동시 측정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중 가스 경로 구성과 모듈당 최대 4성분 확장으로 멀티 스트림 운용이 가능하다. MARPOL Annex VI, MEPC.259(68) 가이드라인 등 관련 규정 준수와 주요 선급의 타입승인을 전제로 한다. 이를 기반으로 배출 데이터의 연속성·신뢰성을 확보해 보고·감사 리스크와 비용을 낮추는 실무 인프라로 포지셔닝된다.
ABB는 이 같은 솔루션을 통해 효율 개선, 연료 절감, 선박에너지효율지표(EEXI)·탄소집약도지표(CII) 등 탄소 배출 지표의 대응 판단을 데이터 기반으로 빠르게 지원한다.
한편, 이번 KORMARINE은 주요 행사인 ‘코마린 콘퍼런스 2025(KORMARINE Conference 2025)'가 함께 열렸다. ‘변화하는 지정학, 그리고 새롭게 그려지는 해양산업의 미래(Shaping the Future: Change of Geopolitics and Maritime Industry)’를 주제로 다양한 시각의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산업·학계·연구기관 연사가 지정학, 연료 전환, 디지털 전환(DX), 표준 이슈를 논의하는 세션을 운영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