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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이토제작소 이토 스미오 회장 “직원을 소중히 하는 회사는 강인한 기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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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크고 작음을 불문하고 잘 되는 회사는 분명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프레스금형 중견업체인 이토제작소가 그렇다. 이 회사 CEO인 이토 스미오는 기업이 성장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직원 관리력’을 강조했다.

 

“직원을 소중히 하는 회사는 대체로 이익을 올려 강인한 기업이 되어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우수한 청년을 채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직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경영에 회사의 미래는 없습니다. 따라서 채용한 사원을 더욱 소중히 여겨서 고도의 교육을 실시해야 기업이 발전할 것입니다.”

 

최근 저출산으로 중소기업에서 채용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젊은이들의 제조업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토 회장의 단언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토제작소는 올해 78주년을 맞았다. 이토 회장이 입사하던 1965년 당시만 해도 일본 미에 현에서 순송금형 제작을 하며 영세 공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회사를 그는 완전히 탈바꿈하며 정밀 프레스금형 설계, 제작 및 제품 양산까지 하는 성공한 금형기업으로 만들었다. 또 해외법인으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진출하며 현지 젊은이들의 기술력 향상에 힘쓰고 있다.

 

이를 두고 당시 일본 아베 총리는 “일본의 기술을 단지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길러 제대로 그 땅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 이것이 일본의 방식”이라며 이토제작소를 치켜세웠다.

 

이토 회장은 오랜 기간 큰 어려움 없이 지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위 분들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직원들을 소중히 하고 가족과 같은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이 이토제작소의 힘이라고 설명한다.

 

얼마 전 이토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그의 세 번째 저서인 「선진국으로서의 제조업의 역할」이 한국 출간이 인연이 되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도서출판 성안당에 들르면서 인터뷰가 전격 성사됐다. 그곳에서 만난 이토 회장은 겸손하며 공감할 줄 알고 무엇보다 경영 전략가다운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다음은 이토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오랜만에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은데요,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이 궁금합니다.

A. 과거에는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방한하였는데 그간 코로나 사태로 일정을 미루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은 5년 만이며 방한 기간 한국의 대학교수와 금형조합 관계자, 그리고 동종 업계 지인들과의 즐거운 교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이토 회장님은 일본 금형 업계 역사의 산증인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작금의 한일 양국 금형 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요.

A. 한일 양국 금형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금형 가격이 모두 저렴하다는 겁니다. 때문에 금형 자체의 외판은 일부만 하고 그 외는 프레스 가공이나 사출성형으로 전환함으로써 실적을 올리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금형 가격이 미래에도 지속된다면 금형만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금형 전업 업체들은 대폭 감소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양국 모두 저출산과 유행의 변화 등으로 젊은이들이 중소 제조업을 기피하면서 인력 채용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젊은이들의 제조업 이탈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제조업에 종사할 필요는 없지만 젊은이들이 제조업을 기피하고 세계를 계속 리드해 나가는 것을 소홀히 한다면 한일 양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젊은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테면, 상여금이나 승급, 복리후생 제도 등이 있겠죠. 필요하다면 해외 진출을 통해 양질의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국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합니다. 한국이 반도체나 휴대폰 등 소형 정밀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프레스 부품을 특기로 하고 있다면, 일본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정밀한 중대형의 프레스 부품 가공을 주특기로 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상호 잘하는 분야의 기술 교류를 해나간다면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Q. 그동안 이토제작소를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관철해온 경영 철학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1965년에 입사한 후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입사 50년 후, 창립 70년이 지났을 때 겨우 회사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제가 관철해온 경영 철학 중 중요한 요소를 몇 가지 꼽는다면, 첫째는 사원을 소중히 하는 경영, 둘째는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 셋째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설비투자 강화, 마지막 넷째는 믿고 기다려주는 인재 양육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저출산에 우수한 젊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중소기업으로서는 직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경영에 미래는 없다고 보기 때문에 기업 성장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직원 관리에 더욱 힘을 쏟고 있습니다.

 

Q. 말씀대로라면 인력을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직원을 잘 관리해서 이탈을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이들의 제조업 이탈을 막기 위해 이토 제작소는 어떻게 해오고 있습니까.

A. 일본이 한국과 다른 점은 신입사원을 뽑으면 현장에 바로 투입하지 않고 5년 정도 애사심을 주입시켜서 자기 몫을 할 때까지 기다려 준다는 겁니다. 이토제작소의 경우 최초 입사해 1년 동안은 교육비를 회사 경비로 지출하고, 2~3년이 되면 신입 사원은 기술을 습득해서 자기 월급 받는 만큼의 일할 정도가 되죠. 그리고 5년이 되면 자기 급여 받는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는데 그때쯤 되면 이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이직이나 이탈을 안 하고 오래도록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또한 사원들이 항상 기분 좋게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면 특별 수당은 물론 선물 지급도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스크린 골프장, 휘트니스, 바비큐 행사 코너 등 복리후생 시설을 두어 직원들과의 결속과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게 저의 성공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젊은 시절부터 해외에 관심을 가졌지만,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생각하게 된 것은 1990년부터였습니다. 1980년대 일본의 반도체 생산이 세계의 50%를 웃돌면서 많은 공산품 제품의 수출이 급증했고,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슈퍼301이라는 높은 무역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게다가 1985년 플라자 합의로 단숨에 엔고가 되어 달러로 환산했을 때 일본 국내 부품업체의 부품 조달 가격이 급등하여, 이 환율로 일본에서의 제조업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무렵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가 싼 해외로 진출이 가속화되었고 이대로는 우리 사업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외 진출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태국 진출을 생각했지만 경제정세의 변화로 단념하고 필리핀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필리핀은 시장이 작다 보니 매출의 성장세는 미미하면서도 다른 회사와 비교해 업황은 순조로웠습니다. 2,500km나 떨어진 나라에서 우수한 인재가 성장하여 모든 면에서 일본 본사를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되었다는 점에 만족했습니다. 그러다 2011년 인도네시아 재벌인 알마다사 CEO인 림씨로부터 우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자는 열렬한 요청이 왔었고 1년 가까이 거절했지만 필리핀 직원들이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듣고 합작회사로 시작했습니다.

 

Q. 성공적인 안착까지 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A. 해외사업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설립 초기에 필리핀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가토 부사장이 50세에 급서(急逝)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합작 상대측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가토가 없으면 이 회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무리이다’라고 판단할 정도였으니까요. 내 인생에 이런 위기는 처음이었고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습니다. 결국 본사에서 4명의 직원을 파견하여 1년간 주재하게 함으로써 겨우 본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순조롭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때 발탁된 직원들의 노고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토 제작소의 일본 본사, 필리핀 사업소, 인도네시아 사업소는 상호 공헌을 위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됩니까.

A. 우리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으로 3개 거점이 연결되면서 상상했던 것보다 많은 이점이 생겼습니다.

 

먼저, 인도네시아의 경우 금형 기술의 향상은 기대 이상으로 빨랐습니다. 기술 지도를 맡을 필리핀 기술자 4명을 보냈는데 빠른 기술 습득으로 5년 만에 귀국할 수 있었죠. 현재는 고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까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시겠지만, 금형업체의 문제점 중 하나는 수주량의 편차에 있습니다. 각국에서 견적 의뢰가 있으면 모두 견적을 내고 생산 능력 이상으로 수주한 금형은 다른 두 나라 거점으로 보내 지원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중 수주가가 안정되면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값싼 금형 가격도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동남아시아 임금 수준이면 충분히 이익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프레스 부품으로 수주할 경우 많은 아이템을 수주하고 싶어도 종래에는 금형 제작 능력 때문에 거절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각 거점의 지원으로 많은 아이템을 수주할 수 있게 되었고 해마다 매출액이 급증하는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이토 본사에서는 20년 전 10억 엔이었던 매출액이 올해는 49억 엔을 기록했습니다. 금형만의 판매 수주를 줄이고 부품의 수주를 많이 한 데에 따른 효과도 있었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중소 제조업은 청년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갑자기 수주가 증가했을 때는 일할 인력이 부족합니다. 이럴 때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중견 직원들의 지원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현재 필리핀에서 4명, 인도네시아에서 2명이 일본 본사에 주재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급여가 증가하는 것과 다시 일본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하므로 사내에서도 평판이 좋습니다. 동시에 새로운 일본의 생산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죠.

 

마지막으로, 설계할 도면이 적을 경우 해외거점에 외주 가공으로 발주를 하고 있지만 도면이 많을 때는 그 달 매출액도 증가합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양국에서 난이도가 높은 금형은 종래에는 거절했지만 일본의 상급 설계자가 설계를 지원함으로써 수주가 가능해졌습니다.

 

Q. 이토 회장님은 국적에 관계없이 능력 있는 사람을 리더로서 맡길 정도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남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기술 유출이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신지요.

A. 국내외에서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토 제작소의 기술은 모두 최고는 아닙니다. 서로 앞선 기술을 가르쳐줌으로써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고객을 위해서도 그렇고 국가를 위해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또한 공장을 견학하거나 한 명의 기술자를 빼내어 가는 것만으로 기술이 유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는 필리핀에서 25년 전에 채용한 기술자들은 거의 이직한 바가 없었기 때문에 기술 유출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경쟁사라도 기술 공개 요청을 받으면 매우 중요한 사항이 아닌 한 알려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기업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장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

 

Q.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선진국으로서의 제조업의 역할」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A. 이 책은 ‘제조업이야말로 일본의 보루’, ‘일본의 훌륭한 아버지식 경영’에 이어 세 번째 저서입니다. 물론 일본 제조업에 종사할 사람들을 의식해 쓴 것입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읽어서 이해가 안 된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해석이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한국에서 출판했느냐 인데, 이 책의 한국 출간을 추진한 사람은 김재진 씨입니다. 그는 우리 필리핀 자회사 부사장으로, 기술과 관리 능력이 출중한 기술사로서 40년 가까이 교류하고 있었던 분입니다. 3년 전 필리핀 출장 때 그는 저에게 이런 종류의 책은 한국에 없다며 한국에서 출판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했습니다. 저는 일본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 문화와 습관이 다른 한국에서 얼마나 참고가 될지는 모른다고 했지만 김씨로부터 직접 번역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독자분들은 참고하시기보다는 ‘일본은 그랬었구나’라는 생각으로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끝으로, 젊은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들려주십시오.

A. 한국은 반도체를 비롯해 2차전지, 배터리, 가전제품, 선박, 철강, 건설, 그리고 많은 무기류, 전투기까지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앞선 고성능 공산품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많지 않습니다. 이처럼 공업국으로 앞서가고 있는데도 제조업이 한국 젊은이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작은 국토와 인구로 국가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제조업의 필사적인 노력 덕분이었음을 인지하고 앞으로도 선진국 수준을 유지하려면 제조국가로서 꾸준히 성장하는 길 밖에 없음을 마음에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기업들이 노력하여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회사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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