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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SERIES⑧] GE의 디지털 혁신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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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임박!! 무료] 생성형AI, 디지털트원, 제조AI, SaaS, 클라우드로 생산성 높이고, 비용절감 방안 제시.. AI자율제조혁신포럼 개최 (3/27~29, 코엑스3층 컨퍼런스룸 317~318호)

제조 기업 경영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접하면서 제조기업의 확실한 성공 스토리를 찾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제조기업 GE가 공개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도전은 얼핏 성공 스토리로 보기에는 애매한 상태거나 실패한 스토리로 보일 수도 있다.

 

지금의 제조기업이 직면한 도전은 육지를 여행하다가 바다를 만난 것과 같이 ‘가늠하기 어려운’ 여정을 눈앞에 둔 백마와 같다. ‘날개 단’ 백마가 되어야 바다를 건널 수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이드하는 산업인터넷컨소시엄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날개’를 다는 것에 비유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다고 하겠다.

 

지금 GE의 혁신을 우리는 막 날개를 펼쳐 바다를 건너기 위한 ‘위대한 날갯짓’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GE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언한 후 수많은 기업들이 그 여정을 시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GE는 선구자로서 타 기업이 모방할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GE의 도전기를 단순히 성공과 실패로 단정하기보다는 ‘왜’, ‘무엇을’, ‘어떻게’의 시각으로 이해한다면 제조 강국을 추구하는 한국의 기업인들에게 많은 시사점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GE는 13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제조기업이다. 산업의 역사와 함께해 온 GE가 4차 산업혁명을 기존의 생각과 방식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인식해 서비스형 인터넷 비즈니스 제조업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도전토록 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 힘은 GE 내부에 있는 ‘혁신 DNA’가 아닐까?

 

‘GE의 혁신 DNA’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응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왜 :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주는 위기와 기회 요소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 무엇을 : 이러한 인식을 통해 제조업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착안했다.

· 어떻게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시키기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과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시대 변화(고객, 기술 등)를 읽고 ‘깨어 있는 기업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GE라는 애벌레’가 거쳐 온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GE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1. 조직에 혁신 DNA를 심는다

① 리더만이 DNA에 혁신의 칩을 심을 수 있다.

② 고객 지향적 리더십을 가진다.

③ ‘시간의 축복’을 선택하자. 아니면 ‘시간의 보복‘을 받는다.

④ 변화 감지에 대한 감도를 높인다.

⑤ 도전 의식을 깨운다.

⑥ 고객에게 깨어 있는 디지털 마인드와 조직문화를 만든다.

 

2. 시대를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다

① 잘 하는 것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

② 전문가를 변혁 가능한 규모로 확충한다.

③ 미래를 선도할 비전을 가진다.

④ 시대를 선도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3. 시대와 사업의 특성에 맞게 실행한다

① 일하는 방식과 기존의 경영 시스템을 바꾼다.

② 조직의 시야를 생태계로 넓힌다.

 

GE가 지난 10여 년간 이루어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제조기업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천지개벽’의 변화였다. 이는 우리가 상상을 뛰어넘는 커다란 변화 속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GE는 그 과정에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를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대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근 들어 미국, 독일, 중국 등에서는 새로운 제조 방식과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서비스 제공 방식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원가 경쟁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고객이 요구하는 독특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빠르게 공급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고객 중심의 수평적 소통이 활성화되어 있다. 나는 이러한 기업을 ‘고객에게 깨어 있는 조직’이라고 칭한다. 수평적 소통으로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기술 전문가와 조직이 내외적·수평적으로 소통하며 깨어 있는 기업을 뜻한다. 이렇게 ‘고객에게 깨어 있는 조직’은 ‘디지털 기술에도 깨어 있는 조직’이다. 지금의 디지털 기술은 기업은 물론 국가 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30여 년 전 영국 SPRU 유학 시절에 세계 산업의 흥망성쇠와 관련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크리스토퍼 프리먼(Christopher Freeman) 교수의 특강이 떠오른다. 장기 파동 및 비즈니스 사이클 관련 세계적 이론가인 프리먼 교수는 그때 유럽의 주변국에 지나지 않았던 독일의 화려한 비약에 관한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800년대 초중반 독일의 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했던 프리드리히 리스트(Friedrich List, 1789~1846)는 당시 증기엔진, 철도, 철강, 섬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세계 최강 국력을 가진 영국을 분석하고, 영국을 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리스트는 독일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국가 정치·경제 시스템’을 설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글을 1841년에 발표하고,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야 할 특징을 제시했다. 독일은 이후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를 전후하여 전기 및 화학이라는 신산업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 ‘국가 정치·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영국을 추격했다고 한다.

 

2010년대 초반 3D 프린팅, 산업용 사물인터넷이라는 기술 변화의 흐름에 거대한 장기 파동의 물결이 도래함을 느끼고, 국내 산업의 미래에 위기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에 부합하는 ‘국가 정치·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신제조(인터넷화 및 서비스화 제조업) 친화적인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를 2015년에 조직했다.

 

그 후 5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지금은 리스트가 느꼈던 ‘불가능하다’라는 깊은 좌절감과 겸손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발전을 위해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또한, 새로운 산업에 대응하는 데 있어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이해하고, 그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핵심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유학 시절 접한 5세대 혁신 관련 한 논문이 있었다. 그 논문은 당시 세계 제조 최강국의 위치를 차지한 일본의 혁신 유형을 4세대 혁신으로 파악하고, 5세대 혁신이 도래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거기에 투자하는 기업이 차세대의 선도적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고객 지향적 제품과 서비스, 사일로를 넘어 조직 내 긴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상호작용, 외부(고객, 공급자,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경계가 없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스피디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마디로 ‘고객에게 보다 더 깨어 있고, 디지털 기술에 보다 더 깨어 있는 기업’이 되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 후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기업의 디지털화가 진척되면서 놀랍게도 그 논문의 내용을 능가하는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이제 기존 서비스업의 영역을 넘어 제조업 영역은 물론 스마트 시티, 운송, 의료 등의 부문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의 출현으로 기업 내부의 인터넷 네트워크는 기계와 부품은 물론 기업의 외부 고객과 제품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더욱이 디지털 기술의 활용으로 인해 실시간 인터넷으로 연결된 시뮬레이션은 물론, 실시간 디지털 트윈과 현실 세계의 실물이 연결된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기술혁신경영 분야의 전문가가 예측했던 것보다 더 진화된 형태의 혁신을 구현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16년 11월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OECD 제조혁명 컨퍼런스’에 참여한 선도 기업 리더와 장관급 인사들은 새로운 제조업 흐름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나라를 언급했다. 한국은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 30여 년간 국내 기업이 피땀 흘려 구축한 ‘제조 강국’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지닌 ‘제조 강국’의 위치는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야심차게 나아갈 길을 개척했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모쪼록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을 통해 ‘한국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루기 위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을 성공적으로 펼쳐나가기를 기원해본다.

 

* 본 기획 연재는 임채성, 임재영, 손현철 님이 공동으로 저술하신 《GE의 혁신 DNA》 내용에서 발췌하여 요약 및 정리, 혹은 추가하여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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