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헬로티]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많다. IoT 디바이스 및 플랫폼 시장은 여러 표준과 제조사들로 나뉘어 있고, 이로 인한 상호운용성 문제도 제기된다. 구현된 IoT 솔루션마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데이터는 보안성 면에서 안전하다고 하지만, 클라우드 기반의 보안성만으로는 디바이스 자체의 무결성 훼손으로 인한 데이터 손상이나 데이터 무단조작 같은 것을 막기 어렵다. 또한 대부분 IoT 솔루션의 중앙집중식 아키텍처는 복구가능성이 크게 미흡할 수 있다. 모든 거래를 클라우드로 처리한다면 만약 클라우드 자원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모든 사업 운영이 중단될 것이다.
최근 부상하는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은 시스템 복구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의 기본적인 원리는 간단하다. 일종의 분산된 데이터베이스로서 분산 원장(Distributed general ledger)이라고 하는 것으로 이뤄지며, 계속해서 늘어나는 거래 기록 목록을 유지한다.
흔히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거래, 스마트 계약, 암호 화폐 같은 것들만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연관돼 있다. 일례로 월마트와 포드는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유통망 관리를 향상시키고 있다. 이것은 암호 화폐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따라서 블록체인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특수한 사례들과는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는 블록체인과 IoT의 융합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IoT와 금융 서비스 이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한 구현이나 솔루션이 가능하다.
IBM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IoT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3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 블록체인 암호화를 사용해 당사자들과 디바이스들 간에 신뢰를 형성하고 부정부패 및 무단조작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
• 중간자 또는 중개인의 개입이 필요 없어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며칠씩 걸리던 거래 처리가 거의 실시간 처리가 가능해진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IBM에 따르면, 블록체인에 연결된 모든 기기들은 블록체인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는 자원을 갖춰야 한다. IoT 시스템의 많은 구성요소들이 블록체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되자 갑자기 블록체인이 만능 해결책인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분산 원장은 공개적이며 어느 한 명이 ‘소유’할 수 없다. 어떤 컴퓨터이든 분산 원장에 연결될 수 있으며, 이런 컴퓨터를 ‘노드’라고 한다. 대부분의 노드는 클라우드 서버의 용량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경량이므로 원장 전체를 저장하지 못한다. 원장의 각각의 ‘블록’은 최대 크기가 1MB이다. 데스크톱 컴퓨터는 전체 원장 사본을 어렵지 않게 저장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IoT 디바이스는 그렇지 못하다. 어떤 블록체인 시스템이든 전체 원장을 저장할 수 있는 몇 개의 ‘풀 노드(Full node)’가 필요하다.
또 다른 문제는 거래를 보기 위해서 적절한 보안 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oT와 관련해서 디바이스 커미셔닝이나 보안 키 관리 같은 보안 문제들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으며, 이런 과제들은 블록체인을 사용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한계점들이 극복되기만 한다면, 블록체인은 IoT에서 상업적으로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블록으로 거래뿐 아니라 계약 같은 것들도 저장할 수 있다. IoT 디바이스가 다른 기기나 시스템들과 데이터를 사고 팔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복구가능성 문제에 덜 취약한 거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모델은 다음과 같은 한계 역시 갖고 있다:
• 확장성 : 블록체인은 확장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다시 중앙집중식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분산 원장의 원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 프로세싱 성능 : 소형 디바이스들은 암호화에 필요한 성능을 갖추기가 어렵다. 앞으로 수십 억 개의 IoT 디바이스들이 사용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대량이면서 저가형 디바이스들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디바이스들이 필요한 암호화 알고리즘을 원하는 속도로 실행하기에 부족할 것이다.
• 스토리지 : 블록체인은 거래와 디바이스 ID를 저장하기 위해서 중앙 서버가 필요하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원장을 노드들에 저장해야 한다. 이 원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러면 저장 용량이 아주 작은 센서를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들의 능력을 넘어설 것이다. 내부 플래시 메모리가 되었든 외부적 NOR 또는 낸드 플래시(NAND Flash)가 되었든 상관없다.
• 전문성 부족 :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블록체인과 IoT 기술을 결합하려면 시스템 복잡성이 높아진다.
• 상호운용성 문제 :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들을 결합함으로써 IoT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수직 시장(Vertical markets) 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모델 표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다 블록체인까지 더하려면 문제가 꽤 복잡하고 어려워질 것이다. 거래를 관리하는 데 따르는 법규 준수 문제는 당연한 것이고 말이다.
수십 억 개의 IoT 디바이스에 블록체인을 융합하는 것은 앞으로도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다.
블록체인 프로세싱은 컴퓨팅적으로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IoT 디바이스는 여전히 비교적 성능이 낮아서 지금 당장 블록체인에 결합하기에는 프로세싱 성능이 부족하다. 무결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처리 부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선은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이 하이엔드 게이트웨이에 도입될 것이다.
언론에서는 AI와 블록체인이 IoT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처럼 보도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이다. 사실은 IoT가 블록체인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에지 노드의 경우, 처음에는 게이트웨이에 블록체인 기능이 구현될 것이며 하드웨어 디바이스가 거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추가적인 복잡성 문제를 유발할 것이다. 즉, 거래를 책임지는 엣지 노드와 그 거래를 기록하는 디바이스가 다른 것이다. 엣지 노드는 게이트웨이에 대해서 페리퍼럴이 될 것이다.
IoT와 블록체인의 융합이 지금 당장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이런 융합에 대비한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IoT에 블록체인 서비스가 도입되기 시작하면 사용자 간 활발한 데이터 교환이 촉발될 뿐 아니라, 유용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던 장벽들은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들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했다.
충분한 성능의 저가형 프로세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IoT 시스템이 계속해서 향상되면 마침내 별 어려움 없이 블록체인을 도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글 : 랜스 루퍼(Lance Looper) 실리콘랩스(Silicon Labs) 디지털 마케팅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