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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패권 두고 벌어진 한·중·일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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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양보없는 전쟁,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차지하라!


올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업계 1위를 자랑하던 파나소닉이 떠오르는 다크호스 중국 CATL에 밀렸다. SNE리서치가 올 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을 분석한 결과 CATL은 4,311MWh로 1위를 기록했다. 파나소닉은 4,302MWh로 2위에 그쳤다. 한국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각국 기업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전기차 배터리 삼국지가 시작됐다.


▲삼성SDI는 지난 7월, 헝가리 법인에 4천 863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출처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패권 가져오려는 국내 기업의 움직임


전기차 시장에 부는 성장의 바람은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6년 301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로 고속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흐름에 한국과 중국, 일본은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두산 등 국내 대기업들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7월, 헝가리 법인(Samsung SDI Hungary, Ltd.)에 4천 863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차입처는 라이파이젠은행(Raiffeisen bank)과 아이엔지은행(ING Bank)이다. 삼성SDI가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축에 투자한 금액(4천억 원)보다도 큰 규모다. 


LG화학은 올 10월 중국 난징에 연간 5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2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내년 10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며, 2023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32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해 28GWh, 2020년 70GWh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중국 증설은) 고속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고려한 공격적 투자”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2020년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생산능력이 3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는 한국, 중국, 헝가리에 공장을 갖고 있는데, 전기차 시장 수요에 따라 공격적인 증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배터리 시장 가진 중국의 힘


중국도 배터리 생산량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중국 CATL은 이달 독일 동부 에르푸르트에 2억 4,000만 유로(3,100억 원)를 투자해 유럽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에르푸르트 공장은 오는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14GWh로 늘릴 계획이다. BMW는 이 같은 과감한 투자에 대한 화답으로 40억 유로(5조 2,000억 원) 상당의 배터리를 CATL로부터 구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ATL은 세계 배터리 시장의 떠오르는 다크호스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CATL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배터리 출하량을 보이는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올 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을 분석한 결과 CATL은 4,311MWh로 1위였다. 배터리 시장 강자로 군림했던 파나소닉은 2위(4,302MWh)를 기록했고,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6위에 그쳤다. 


CATL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오는 2020년에는 생산 규모를 지금의 두 배 수준인 50GWh로 확대하겠다”고 말하며 앞으로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의도를 보여주었다.


중국의 또 다른 배터리 기업 BYD는 지난 6월, 중국 서부 칭하이에 축구장 140개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BYD는 이 공장을 토대로 내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24GWh 규모로 늘리고, 2020년까지 60GWh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 LG화학은 올 10월 중국 난징에 연간 5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2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출처 : LG화학>


국내 전기차 배터리 회사와 라이벌 된 파나소닉


일본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최근 파나소닉은 코발트 비중을 크게 낮춘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전기차 시장 1위 기업인 테슬라의 배터리 물량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 이 기업이 코발트 비중을 낮춘 배터리를 개발한 것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차 고객사를 넓히려는 시도로 보인다. 결국, 파나소닉도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기업의 직접적인 라이벌이 된 것이다.


파나소닉이 고객사를 넓혀가려는 움직임은 올해 3월, 중국 다롄에 자체적으로 구축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도 알 수 있다. 파나소닉은 이 공장에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노트북PC에 쓰이던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에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파나소닉이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는 테슬라 외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 조달할 물량으로 추정된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파나소닉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중국과 북미 시장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생산물량을 더욱 늘려 세계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토요타와 폴크스바겐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최근 폴크스바겐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회사로 선정된 만큼, 향후 파나소닉과 직접적 물량 경쟁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짙어졌다.



전기차 대중화의 열쇠, 배터리 업계가 가야할 길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 외에 자동차 배터리 업계를 위협하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배터리사업에 하나둘 뛰어드는 완성차 업체다. 지난 6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는 차세대 자동차 배터리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도요타 역시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전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도 최근 의왕연구소에 배터리 셀을 포함한 완제품 시험 라인을 구축하는 등 배터리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 시험용으로 일부 제조하던 규모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라인을 갖추고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에 맞추어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의도다.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시장 진출 소식은 국내 배터리 업체로선 불벼락 같은 일이다. 막대한 금액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주요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짙어서다.


물론, 좋은 소식도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이 자국 기업 보호의 끈을 조금씩 놓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는 한국 기업을 전기차 배터리 우수 제조업체 명단에 포함시켰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 삭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내년 전기차 보조금은 올해보다 보조금이 3분의 1 이상 낮아질 수 있다. 보조금 지급 기준도 강화(최소 1회 충전 시 150km 주행에서 200km 이상 주행)될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중국 기업에만 지급되는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 대중화의 열쇠다. 현재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행거리는 짧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주행거리가 500Km를 넘기 힘들다. 충전 시간도 상당하다. 여기에 배터리의 안전성 여부도 계속 의심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기 위해선 배터리 개발과 연구가 지속돼야 하고, 관련 시장도 커져야 한다. 전기차 시장의 열쇠를 지니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한·중·일 삼국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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