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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산업혁명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 위기와 전략 (4)

  • 등록 2017.11.20 14: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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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업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논하다


기술경제학의 기회의 창 이론은 신기술이 출현하면 기존 강자는 추락하고 후발자가 오히려 기회를 잡게 되는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데, 최근 등장한 4차산업혁명은 오히려 선진국이 혁신을 주도하고 후발국이 이를 따라가기 바쁘다. 이렇게 신기술 패러다임에서 선발국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이유는 4차산업혁명이 3차산업혁명의 본질인 디지털 패러다임의 연장선에 있어서 그 새로움의 정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인데, 본 연구는 우리 사회가 이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패러다임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농업, 제조, 유통산업을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16년도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수행한 연구결과다. 


제2절 신발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1. 신발산업의 현황


1.1. 신발산업의 정의

신발 산업은 운동화, 실내화, 구두, 특수 기능성 신발 등을 제조하는 산업으로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신발 산업은 갑피, 밑창, 중창, 안창 등의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부분품의 제조도 신발 산업에 포함되며1), 피혁원단류, 원단류, 고무류, 플라스틱류 등 연관 산업도 존재한다2). 신발산업은 고무화와 비고무화로 분류되며, 최근에는 소재에 따른 분류보다는 워킹화, 런닝화, 구기용 신발 등 용도에 따른 구분이 소비자에게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표 1. 신발산업의 분류와 범위


1.2. 신발산업의 발전

신발 산업은 1960년대 서구의 임금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일본이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였다가, 1970년대에는 일본의 임금 상승으로 대만 등으로 산업의 주도권이 이동하였으며, 1980년대에는 부품화ㆍ기계화 추세로 우리나라가 그 주도권을 확보하였다. 산업의 주도권이 국내로 이전되면서 우리 신발 산업은 1990년 국내 수출비중의 6.6%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수출산업으로 자리잡아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역할을 했다.


▲ 그림 1. 신발산업의 수출ㆍ입 추이 (자료 : 권오혁(2014))


1990년대 이후에는 대만기업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신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나가면서 국내 신발 산업의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0년에 이르러서 수출 비중은 0.1%에 불과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국내 신발산업은 높은 임금으로 인해 생산 기지가 해외로 이전되어 있는 상황인데, 2014년 기준 국내에서 생산한 신발은 약 4,300만 켤레(세계생산량의 약 0.2%)인 반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신발은 약 3억 켤레(세계 시장의 약 1.5%) 수준 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신발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에서 신발 수입국으로 변화하였다.


최근 국내의 신발 산업은 경기침체에도 불구,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데, 2013년 대비 2014년 주요 7개 신발 기업(태광실업, 창신, 화승, 트렉스타, 삼덕통상, 학산, 보스산업)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106%에 이른다. 태광실업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0%의 고성장을 기록하여 2015년에 신발 기업 중에는 최초로 매출액 1조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 그림 2. 연도별 주요 기업의 매출액(좌) 및 영업이익(우) (출처 : 각사 사업보고서)


세계 신발 총생산량은 2014년 약 243억 켤레로, 2004년부터 10년간 연평균성장률 5.0%를 기록했다. 아시아 대륙에서 88%의 신발이 생산되고 있으며, 중국이 세계 신발 생산량의 2/3 수준(64.6%)을 생산하며 세계 신발 생산량의 1위를 차지하고, 그 뒤로 인도와 베트남이 각각 8.5%, 3.7% 생산하고 있다. 신발생산 세계 상위 10개국 중 비아시아 국가로는 브라질이 생산량 9억 족을 기록하며 4위에 위치하고 있다.


▲ 표 2. 주요 신발기업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율


▲ 표3. 국가별 신발 생산량 및 점유율(단위 : 백만 족, %)


2. 국내 신발산업의 위기 : 디지털 전환과 OEM 함정


2.1. ‌디지털 전환과 생산기반의 리쇼어링 : 한국→중국, 동남아→선진국

국내 신발 산업은 OEM 방식으로 성장하였는데, OEM방식은 신발뿐만 아니라 의류, 가전,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선호되는 방식으로 생산단가를 낮추려는 글로벌 기업과 이들의 인지도를 활용하여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때 성립된다. 1970년대 저임금과 열악한 국내 산업과 수요기반은 OEM은 국내 신발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OEM 방식은 기술추격국의 입장에서 주요한 기술 획득 수단으로 꼽히기도 하는데(조현대, 1997), 글로벌 기업들이 불량제품의 생산을 막기 위해 국내 기업의 경영자, 엔지니어에게 기술적 노하우와 훈련을 제공하고 자문하면서 기술이 축적된다는 것이다(표 4 참조).


▲ 표4. 신발 산업의 국제 분업 변화


OEM방식으로 성장한 국내 신발산업은 1990년대 이르러 급격히 쇠퇴하게 되었다. 중국으로 생산 이전이 급격화 되었던 1990년 국내 당시 OEM수출 비중은 전체 생산의 97.8%에 달하였다. 높은 OEM 비중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상승으로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제조원가에서 인건비가 속하는 부분이 27.3%로 중국(11.7%), 인도네시아(12.8%), 베트남(13.3%)보다도 월등히 높았다3). OEM 방식의 생산이 저임금ㆍ저기술 산업환경에서 기술획득의 수단이 되었지만(Hobday, 1995), 국내 산업이 저임금ㆍ저기술 기반을 탈피한 이후 OEM을 통해 충분한 기술력을 확보하였음에도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저부가가치 하도급 업체로 남아있었던 것이 국내 신발산업의 더욱 근본적인 쇠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의 추세는 아디다스,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신발 제조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한 자국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리쇼어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디자인-생산-유통의 가치 사슬이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독식되고, 신발제조에서 그간 비용효율성에 의해 형성된 OEM기반의 국제 분업의 공식이 파괴될 가능성도 있다.


2.2. 국내 기업의 반쪽짜리 디지털 전환과 OEM 함정

국내의 신발기업은 규모와 사업형태에 따라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① 대형OEM기업, ② 브랜드를 소유하면서 OEM을 병행하는 기업, ③ 중소 OEM, ④ 영세 OEM, ⑤ 부품소재 기업이다(<표3-16> 참조).


태광실업, 창신, 화승과 같은 대형 OEM 기업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신발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가격 경쟁력을 차별화로 가져가고 있다.


따라서 대형 OEM기업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휠라, 트렉스타와 같은 자체 브랜드를 소유하면서 OEM을 병행하는 기업은 국내에서도 생산을 하고 있으나 가격경쟁력 등이 대형 OEM에 비해 떨어진다. 삼덕통상, 삼일통상, 고려TTF과 같은 중소 OEM기업은 생산 기술 개발을 통해 차별화를 하고 있다. 


▲ 표 5. 고유 브랜드 및 OEM 수출 비중


이 외에도 영세OEM과 부품소재 기업이 있으며, 조광피혁, 성신신소재 등으로 대표되는 부품소재 기업의 경우 경쟁상대국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OEM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신발 산업은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의 국내 OEM 생산을 통한 수출이 생산기지 해외 이전으로 인해 크게 감소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아래 표 6과 같다.


▲ 표 6. 국내 신발기업 규모 및 형태별 현황


대형 OEM의 대표 사례인 태광실업은 운동화 제조 기업으로 1980년 설립되어 2015년 기준 매출액 1조 3,200억 원, 직원 수 899명 규모로 성장했다. 태광실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나이키의 주요 OEM기업으로 나이키 전체 협력업체 40개 중 매입액 기준 대만기업(파우첸, 펜타이)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태광실업은 주력 사업인 신발 부분에서 나이키의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고 나이키와의 거래에 따른 매출액이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5). 태광실업은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해외 공장을 통해 신발을 생산하고 있는데, 2002년 이후 제품 생산을 해외로 모두 이전하였다. 국내에서는 나이키에 신발에 대한 연구개발 및 시제품 제작만을 담당하고있다6). 태광실업의 디지털 전환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본사와 해외공장을 통합해 수주에서 출하까지 전프로세스를 관리하는 통합제조시스템인 ‘TRUST(트러스트)’를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ERP)와 제품데이터관리(PDM), 지식관리시스템(KMS)을 통합한 것으로 국내 본사와 2개의 해외 공장을 연결하는 온라인 생산관리 시스템으로 제품 개발에 필요한 부품 정보를 PDM에서 자동으로 생산하고 ERP로 넘겨져 자재 구매를 진행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나이키보다도 1년여 빠르게 구축되어 가격경쟁력 향상에 기여했고, 나아가 CAD/CAM 시스템도 다른 기업보다 먼저 도입했다. 그러나 이들 시스템화의 초점은 OEM 모델에 벗어나지 못한 공정 혁신에만 있어 제품과 서비스혁신을 통한 ODM, OBM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중소OEM의 사례인 삼덕통산은 신발의 OEM생산 및 부분품 제조 기업으로 1997년 설립되어 2015년 기준 매출액 984억 원, 직원 수 263명으로 성장했다. 높은 수준의 R&D센터와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K2, 아이더, 노스페이스에 등산화를 프로스펙스에 스포츠화를 OEM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자체브랜드인 기능성 워킹슈즈 ‘스타필드’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생산품으로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고어텍스 등산화, 워킹화, 스포츠화 등이며, 수출용 제품은 개성에서 부품 생산 및 반공정을 거쳐 부산 본사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방법이다. 


국내 기능성 워킹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 독일 등 세계 37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신발산업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매출액은 2005년 대비 2015년 7배 성장하였으며, 2016년에는 강소기업 지원정책인 ‘월드클래스 300’기업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신발분야의 대표적 강소기업이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데에는 적극적이고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가 큰 역할을 했는데, 전체 직원 263명중 약 20%에 달하는 60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며 연구개발비는 전체 매출액의 2.4%(24억 원)에 이른다. 삼덕통상은 기술, 디자인, 신소재, ICT융복합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SW기술 개발을 위해 ICT전공자를 채용하고 이들에게 신발 관련 기술을 습득하게 하여 신발 융복합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덕통상은 SW기술을 접목한 신발 개발 등 특허출원 4건, 등록 6건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7).


삼덕통상의 공정혁신은 자재 입고에서 완제품 출시까지 모든 과정을 인하우스(In-house)로 진행하고 있다. 인하우스 시스템을 통해 마진과 물류비 등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제품 개선이 가능하다. 


또한 생산 인건비의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을 활용한 생산 공정 자동화율을 높이고 있다8). 하지만 신발 제품 자체만으로는 사업화에 제약이 있는데, 고령자, 환자, 특수작업자, 전문 스포츠화 등에 특화된 헬스케어 신발이나 스마트 신발 등은 국내 시장크기가 한정되어 있어 기술 진척이 어려우며, 정부의 지원 사업 성격이 강해 제품과 서비스 시장 창출보다는 기술주도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즉, 삼덕통상은 생산 공정 개선을 통해 비용절감과 품질 향상을 달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OEM기업으로 최근의 제조리쇼어링의 위협에 직면해 있고, 또한 특수화로의 제품차별화도 제한된 수요 규모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요약하면, 최근 국내 신발 산업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다시 성장했었다. 


주요 7개 신발 제조 기업(태광실업, 창신, 화승, 트렉스타, 삼덕통상, 학산, 보스산업)의 평균 영업이익은 106%에 달하였으며, 태광실업과 창신INC가 1조 클럽에 진입하고, 삼덕통상과 같은 신규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신발산업의 부활에는 3D프린터와 CAD/CAM등 SW를 통한 공정 단순화와 디지털화 되면서 신발의 제조에 인건비가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9). SW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국내 기업에서는 33단계의 신발 조립 공정을 14단계로 절반가량 줄이고, 재봉 공정도 16단계에서 3단계로 단축시키는 공정 개선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정부에서도 2018년 부산에 ‘첨단신발융합허브센터’등을 설립하면서 공정의 혁신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매출액 제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새로운 자사 제품과 브랜드확보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OEM 모델에서 생산효율성 제고 정도 수준의 디지털 전환으로는 선진국으로의 리쇼어링에 맞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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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업분류로 따를 경우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신발 및 신발부분품 제조업(분류번호 C 152)으로 분류되어 있음. 무역통계 분류상으로는 HS 64, MTI 512번으로 분류되어 있음.


2) 신발업계에서는 이러한 업종도 신발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함.


3) ‌UNIDO (1999) International Yearbook of Industrial Statistics


4) ‌박정수, 신발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 고유상표, 생산방식,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 신발산업 재도약을 위한 토론회 (한국신발·피혁연구소/ 부산상공회의소, 1998. 4), pp.19-45


5) 더벨 (2016.5.23.) '나이키 핵심벤더' 태광실업, 회사채 흥행할까


6) ‌태광의 베트남 법인인 태광비나는 1994년 설립 당시 베트남 전체 산업생산의 12~13%를 점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현재에도 2만 8,000여명을 고용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후 태광목바이, 테광 껀터 등을 설립하여 베트남에서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태광실업은 나이키의 디자인을 토대로 패턴과 도안 원가 계산을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샘플을 제작하는 역할을 한다. 태광실업 자체에서 디자인을 일부 담당하기도 한다. 태광실업은 이 때문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4.53%(2015년 기준)으로 다른 제조 기업보다 높다.


7) ‌30) 운동량측정과 낙상검출 및 마사지효과를 가지는 고령자 신발, GPS모듈이 내장된 신발을 이용한 트레킹코스 관리방법, 상하분리 결합형 신발창, 족부피로저감과 체압분산형 지지패드가 설치된 신발안창, 신발끈의 부분적 장력조절이 가능한 신발, 센서를 구비한 작업화 등의 특허가 등록되었음.(삼덕통상 내부자료)


8) ‌기획조정실 융복합기술개발 담당자와의 인터뷰 결과를 정리한 내용임.


9) 한국경제 (2016.3.9.) 신발산업 부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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